윤석열 대통령이 5일 북한의 탄도미사일 발사 도발 감행에 외부 일정을 전면 취소하고 국가안전보장회의(NSC) 소집을 지시했다. 윤 대통령은 북한의 미사일 도발을 규탄하고 한미 양국의 연합 방위 태세 강화를 주문했다.
대통령실은 이날 언론 공지를 통해 “북한의 단거리 탄도미사일 발사 관련 김성한 국가안보실장은 NSC 상임위원회를 개최해 발사 현황 및 대응방안에 대해 논의하고, 이어 윤 대통령 임석 하에 동 논의 결과를 보고했다”고 밝혔다.
앞서 합동참모본부는 오전 9시10분께 “북한이 동해상으로 미상 탄도미사일을 발사했다”고 밝혔다. 국가안보실은 북한의 미사일 발사 직후 윤 대통령에게 관련 사항을 보고했으며, NSC 상임위 소집을 지시받은 것으로 전해졌다. 윤 대통령도 ‘세계 환경의 날’이자 휴일을 맞아 부인 김건희 여사와 한강변 쓰레기 줍기 봉사 활동을 계획했지만 이를 전면 오전 10시께 용산 대통령실 청사로 출근했다.
대통령실에 따르면 윤 대통령은 “북한이 올해에만 약 9일에 한번 꼴로 미사일 발사 도발을 감행했다”며 “상시 대비태세를 확고하게 유지할 것과 한미 미사일 방어훈련을 포함한 한미 확장억제력과 연합방위태세를 지속적으로 강화해 나갈 것”을 지시했다.
또 김 실장, 박진 외교부 장관, 권영세 통일부 장관 등 NSC 참석자들은 최근 잇따른 북한의 미사일 도발들을 “정부 임기초 안보태세에 대한 시험이자 도전”으로 규정하고 “유엔 안보리 결의 위반이자 한반도의 긴장을 고조시키는 행위”라고 비판했다. 참석자들은 “북한 정권이 핵과 미사일 위협으로 얻는 것은 아무것도 없음을 하루빨리 깨닫고 대화와 협력의 길로 나와야 한다”고 촉구했다.
국민의힘 “北 미사일 발사, 결코 용납될 수 없어”
국민의힘은 북한 미사일 발사에 대해 “한반도 안보를 위협하는 모든 것에 엄정 대응하겠다”고 경고했다.
양금희 국민의힘 원내대변인은 논평을 내고 “호국보훈의 달인 6월에도 이처럼 한반도 위기를 고조시키는 북한의 연이은 도발에 국가 안보의 중요성을 다시금 깊이 절감한다”며 “어떠한 안보 위협에도 흔들리지 않는 강하고 안전한 대한민국, 더욱 부강한 대한민국을 위해 힘을 모으겠다”고 강조했다.
국민의힘은 오는 6일 제67회 현충일을 맞아 당 소속 의원 전원이 현충원을 찾아 참배할 예정이다. 양 원내대변인은 “내일 현충일 추념식에 국민의힘 의원은 전원 참석하고자 한다”며 “고귀한 호국정신을 추모·계승하고, 대한민국을 바로 세우겠다”고 말했다.
日 기시다 “북한 미사일 발사 반복…엄중 항의”
일본도 북한의 미사일 도발에 강하게 항의하고 나섰다. 기시다 후미오 총리는 이날 후쿠시마현 방문 중 기자들과 만나 “북한이 탄도미사일을 여러 발 발사했다. 이 사태를 듣고 항공기 등의 안전 확인, 정보 수집, 정보 제공에 힘쓰도록 지시했다”고 말했다.
기시다 총리는 “북한은 올해 들어 신형 대륙간탄도미사일(ICBM)을 포함해 많은 빈도로 탄도미사일 발사를 반복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이어 “이러한 북한의 행동은 지역 및 국제 사회의 평화와 안정을 위협하는 것으로 허용될 수 없다”며 “탄도미사일 발사는 국제법 위반으로 강하게 비판하며 이미 북한에 엄중 항의를 했다”고 밝혔다.
기시다 총리는 “이달 8일 한미일 외무차관급 협의가 예정됐다”며 “앞으로도 미국, 한국과 긴밀히 연계하면서 정보 수집과 경계 및 감시에 전력을 다해 일본의 평화와 안전 확보에 만전을 기하겠다”고 강조했다.
합참 “북한, 단거리 탄도 미사일 8발 발사”
한편 합참에 따르면 북한은 이날 2개 이상 목표물을 겨냥해 단거리 탄도미사일 8발을 차례로 발사한 것으로 알려졌다. 합참은 언론 공지를 통해 “우리 군은 오늘 9시8분경부터 9시43분경까지 북한이 평양 순안, 평안남도 개천, 평안북도 동창리, 함경남도 함흥 일대에서 발사한 단거리 탄도 미사일(SRBM) 8발을 포착했다”고 밝혔다.
미사일들의 비행 거리는 약 110㎞에서 670㎞, 고도는 약 25㎞에서 90㎞, 속도는 약 마하 3에서 6으로 탐지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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