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세포·유전자 치료제(CGT) 위탁개발생산(CDMO) 기업 CBM(The Center for Breakthrough Medicines)이 글로벌 톱 생산기지로 발돋움하기 위해 박차를 가하고 있다. SK(034730)(주)로부터 투자받은 자금으로 미국 필라델피아 셀리콘밸리에 세계 최대 규모의 세포·유전자 CDMO 건설 속도를 높여 이 지역에 입주해 있는 로슈, 글락소스미스클라인(GSK) 등 글로벌 빅파마들을 선점할 계획이다. 생산설비 건설 외에도 세포·치료제 전문가를 영입하고, 세포·유전자 치료제 선도 대학인 미국 펜실베니아 대학과 공동 연구를 추진하는 등 기술력 업그레이드도 진행하고 있다.
9일 업계에 따르면 CBM은 1월 SK㈜로부터 3억 5000만 달러(4200억 원)의 투자를 유치한 이후 증설·인력 확보 등에 공격적으로 나서고 있다. 2025년까지 셀리콘밸리에 완공할 6만 5032㎡(약 2만 평) 규모의 세계 최대 세포·유전자 치료제 생산 설비 중 4만 6452㎡(약 1만 4000평)를 올 연말 완공할 예정이다. 세포·유전자 치료제 생산 설비로는 세계 최대 규모다.
CBM 생산 설비가 자리잡는 필라델피아 셀리콘밸리는 미국 내 유일한 세포·유전자 치료제 특화 바이오클러스터다. CBM은 지리적 위치의 장점을 극대화 해 글로벌 빅파마들을 고객으로 유치할 계획이다. 필라델피아 상공회의소 보고서에 따르면 이곳 바이오클러스터에 위치한 세포·유전자 치료제 관련 기업들은 40여개 이상으로 빠른 속도로 늘고 있다. 글로벌 제약사 로슈는 지난해 5억 7500만 달러를 투자해 세포·유전자 치료제 이노베이션센터를 짓고 있다. GSK, 패시지바이오, 어댑트이뮨 테라퓨틱스 등 주요 세포·유전자 치료제 기업들도 대거 입주해 있다. 미국 세포·유전자 치료제 연구 선구 대학인 필라델피아 펜실베니아 대학과의 공동 연구도 진행한다. 펜실베니아 대학은 1980년대부터 세포·유전자 치료제 연구를 해 온 이 분야 최고 수준의 대학이다. SK(주) 관계자는 “글로벌 빅파마들과 언제든지 만날 수 있는 지리적 장점이 크다”며 “바이오클러스터가 펜실베니아 대학과 근거리에 위치해 인적·물적 교류에도 유리하다"고 말했다.
바이오 전문 인력 채용에도 속도를 내고 있다. CBM은 앞으로 4년간 2000여명의 직원을 채용할 계획으로, 올 1분기에만 200여명을 채용했다. 특히 GSK에서 항암 세포치료제 사업부를 총괄했으며 얀센에서 세포치료제 플랫폼 팀을 이끌었던 존 리 키메라항원수용체T세포(CAR-T) 면역 생물학 박사를 세포치료제 담당 부사장으로 영입했다. SK(주) 관계자는 “우수 인재를 공격적으로 영입해 연간 25%의 고성장이 예상되는 세포·유전자 치료제 분야를 선점할 것"이라며 “고객 맞춤형 엔드투엔드(End-to-end) 서비스를 통해 한국 기업들 중 가장 빠르게 성과를 내겠다”고 말했다.
시장에서는 SK㈜ 원료의약품 CDMO 자회사인 SK팜테코와의 시너지도 기대하고 있다. 이동훈 SK㈜ 바이오 투자센터장과 아슬람 말릭 SK팜테코 사장은 올 1분기부터 CBM의 새로운 이사회 멤버로 참여했다. 이 센터장은 CBM 이사로서 향후 사업 확대를 비롯한 경영전략을 수립하는 데 힘을 보탤 예정이다. SK팜테코는 글로벌 합성의약품 CDMO로 성장하며 다수의 빅파마 고객사를 장기 고객사로 보유하고 있는 만큼, 대규모 바이오 생산시설을 보유한 CBM과 통합 마케팅을 통해 시너지를 낼 수 있다는 전망이다. SK㈜ 관계자는 “안정적으로 매출을 내고 있는 합성의약품 사업에 더해 높은 성장세를 보이고 있는 바이오의약품 사업을 신성장동력으로 삼아 합성과 바이오 의약품에서 모두 글로벌 최고 CDMO로 도약하는 것이 목표"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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