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3월 기업공개(IPO) 일정을 연기했던 보로노이가 기관 투자가들의 자금 유치에 성공하며 증시 부진에도 ‘유니콘 특례’ 상장 1호 기업을 눈 앞에 두게 됐다.
보로노이는 9일 기관 대상 수요 예측을 마무리해 공모가를 희망 범위 하단인 4만 원에서 확정할 수 있는 투자자들을 끌어들인 것으로 알려졌다. 보로노이는 지난 3월 중순 상장을 위해 수요예측을 진행했지만 당시 기관들의 호응이 낮아 상장 일정을 중단한 바 있다.
보로노이는 지난 3월 희망 공모가(5만원 ~ 6만5,000원)의 하단 보다도 20% 가량 낮춘 몸값을 수용하며 증시 입성의 길을 텄는데 투자은행(IB) 업계는 희망 범위(4만~4만 6000원) 내에서 공모가를 확정한 것 만으로도 ‘절반의 성공’을 거둔 것으로 평가했다.
보로노이는 지난해 4월 코스닥에 신설된 ‘시장평가 우수 기업 특례(유니콘 특례)’ 제도를 활용해 상장을 추진 중인데 이를 위해선 공모가 기준 시가총액이 5000억 원을 넘어야 한다. 시총 5000억원은 보로노이의 공모 물량(130만주)과 발행 주식 등을 감안할 때 공모가 기준 3만 9560원이어서 공모가가 희망 범위 하단 아래로 밀렸다면 상장 규정상 증시 입성이 불가능했다.
수요예측을 마친 보로노이가 일반 투자자 대상 청약에서 흥행을 일궈낼 지도 관심이다. 보로노이는 오는 13일 공모가와 경쟁률을 확정 공시한 뒤 14~15일 일반 청약에 나설 계획이다. 청약 증권사는 한국투자증권과 미래에셋증권으로 이달 24일 첫 거래가 이뤄진다.
시중 금리 인상 속에 증시도 부진해 바이오 기업에 대한 투자 심리가 좋지 않지만 회사 측은 일반 청약 흥행에 대한 기대를 놓지 않고 있다. 상장 직후 유통 가능 주식 비율이 25% 수준으로 낮아 ‘오버행(대량 대기매물)’ 이슈가 없을 뿐 아니라 상장 이후에도 매년 2건 이상의 기술 수출이 가능할 것으로 예상되기 때문이다.
최근 IPO 시장이 침체에서 일부 회복되는 시그널도 나타나고 있다. 수소 연료전지 개발·생산 업체인 범한퓨얼셀은 이날 코스닥 상장을 위해 마감한 공모주 청약에서 710.4 대 1의 경쟁률을 기록하며 약 7조 6000억 원에 달하는 증거금을 끌어 모았다.
보로노이가 증시 입성을 성공적으로 마치면 얼어붙은 바이오 기업 투자를 깨우며 관련 업체들의 상장이 다시 기지개를 켤 수 도 있다. 한 벤처캐피탈 기업의 심사역은 “보로노이가 증시에 입성해 주가가 오르는 모습이 보이면 IPO에 도전하는 바이오 기업들이 다시 늘어 날 것” 이라며 “투자 회수 가능성이 높아지면 벤처캐피탈의 바이오 기업 투자도 활기를 띨 것"이라고 내다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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