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말기신부전 진단을 받은 환자가 10년 전과 비교해 2배 이상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9일 건강보험공단에 따르면 지난해 기준 말기신부전 신규 환자는 1만 1480명으로 2012년 5212명에서 6268명 증가했다. 이중 65세 이상은 지난해 6147명이 말기신부전 진단을 받아 2012년(2138명) 대비 3배 가량 큰 폭으로 증가했다.
말기신부전의 신규 환자가 증가함에 따라 전체 환자도 증가하고 있다. 말기신부전의 지난해 전체 환자는 7만 6281명으로 2012년 5만 156명 대비 연 평균 4.8%씩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증감율 면에서 남성이 여성보다 빠르게 증가하는 추세를 보였다. 남성의 경우 연 평균 5.3%씩 늘어 지난해 총 4만 6039명이 말기신부전을 앓고 있는 것으로 나타난 반면 여성의 경우 연 평균 4% 증가해 전체 말기신부전 환자는 3만 242명으로 집계됐다.
연령대가 높아질 수록 말기신부전 환자도 많아지는 것으로 나타났다. 지난해 전체 환자 7만 6281명 중 연령별 환자는 70대 이상 2만 6759명(35.1%), 60대 2만 2229명(29.1%), 50대 1만 6343명(21.4%), 50대 미만 1만 950명(14.4%) 순으로 집계됐다. 건보공단 관계자는 “말기신부전은 특별한 증상이 없어 조기 발견이 어렵고 고혈압·당뇨병 등 기저질환의 영향이 커서 65세 이상 노인 인구에서 각별한 주의와 관리가 필요하다”고 설명했다.
말기신부전 환자가 증가함에 따라 진료비도 크게 늘어났다. 지난해 말기신부전으로 인한 진료비는 2조 1647억 원으로 집계됐으며 2012년(1조 2019억 원) 대비 2배 가까이 증가했다. 성비에 따라 진료비 증감율도 차이를 보였다. 남성의 경우 지난해 전체 진료비는 1조 2958억 원으로 연평균 7.3% 증가한 반면 여성은 8689억 원으로 연평균 6%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말기신부전, 어떤 병일까?
말기신부전은 신장 기능의 10% 미만이 남은 상태를 의미한다. 신장은 노폐물과 수분을 소변으로 배설하고 혈압 조절 등 신체 균형을 조절하는 다양한 역할을 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말기신부전으로 진단되면 자체적으로 수분과 요독을 배설할 수 없게 된다. 이에 쉽게 피로해지고 식욕이 사라지며 구역·구토·가려움증이 발생할 수 있다. 또한 빈열이 진행되고 혈압 조절이 잘 되지 않아 부종이 발생할 가능성도 높아진다.
말기신부전은 당뇨병·고혈압 등의 합병증으로 나타나는 것으로 알려졌다. 홍유아 대한신장학회 교수는 “당뇨병의 유병률이 증가함에 따라 당뇨 합병증인 당뇨병성 신증으로 인해 말기신부전 발생이 수년 간 가장 높은 비율을 차지하고 있다”며 “당뇨 환자의 합병증 관리와 주기적인 신장 기능의 평가가 중요하다”고 말했다.
말기신부전을 예방하기 위해선 만성 신장질환 단계에서 신장 기능의 보존이 가장 중요하다. 염분을 적게 섭취하고 단백질을 제한하는 것은 신장 기능 유지에 도움이 된다. 또한 만성 신장질환 초기엔 탈수를 막기 위해 수분을 충분히 섭취하는 것이 좋지만 말기신부전으로 진행하면 소변의 양이 감소해 수분 배설이 어려워지므로 수분 섭취량의 제한도 필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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