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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6년만 대통령궁 돌아온 마르코스 "아버지처럼 해낼 것"(종합)

1986년 불명예 퇴진한 독재자 아들

"미래에 대해 이야기할 것"

30일 필리핀 마닐라 국립박물관에서 열린 대통령 취임식에서 페르디난드 마르코스 주니어 대통령 당선인이 취임사를 하고 있다. 로이터연합뉴스




지난달 치러진 필리핀 대통령 선거에서 승리한 페르디난드 마르코스 주니어 당선인이 30일 필리핀의 17대 대통령으로 공식 취임했다. 부패와 독재, 인권유린 등으로 아버지 페르디난드 마르코스 시니어 전 대통령이 불명예 퇴진한 지 36년 만이다.

CNN 등 외신에 따르면 이날 마르코스 당선인은 수도 마닐라 국립박물관에서 취임식을 가졌다. 역대 대통령 취임식은 대부분 마닐라 리살공원의 퀴리노 그랜드스탠드 광장에서 성대하게 열렸지만, 마르코스 대통령은 국립박물관을 택했다. 국립박물관은 과거 상원의회 등 입법부 건물로 사용됐으나 현재는 케손시티에 마련된 국회의사당이 그 역할을 대체하면서 국립박물관으로 사용되고 있다. 블룸버그는 마르코스 대통령이 아버지가 국회의원으로 일했던 건물에서 취임선서를 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로써 1986년 시민혁명으로 인해 도망치듯 대통령실을 떠나야 했던 마르코스 가문은 무려 36년 만에 대통령궁으로 성대하게 복귀했다.

마르코스 대통령은 취임식에서 선친을 칭송했다. 그는 "(필리핀은) 성취 잠재력이 가장 큰 사람들의 나라였지만 사람들은 가난했다"며 "하지만 그(마르코스 시니어)는 해냈다"고 말했다. 이어 "그의 아들도 그렇게 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다만 그는 독재자의 아들이라는 비판을 의식한 듯 "저는 과거에 대해 이야기하기 위해 여기 있는 것이 아니라 미래에 대해 이야기하기 위해 여기에 있다"고 덧붙였다.



취임식에는 카멀라 해리스 미국 부통령의 남편인 세컨드 젠틀맨 더그 엠호프와 왕치산 중국 국가부주석이 참석했다. AP통신은 과거 마르코스 대통령 당시 내려진 계엄령으로 피해를 입었던 이들이 인근에서 시위를 벌였다고 전했다.

앞서 대선 당시 마르코스 대통령의 반대파는 그가 소셜미디어를 통해 마르코스 시니어의 시대가 필리핀의 황금기라는 조작된 이야기를 퍼뜨리고 있다고 비판했지만, 결국 그는 58.77%라는 압도적인 득표율로 대통령직에 당선됐다. 드라살대의 정치학 교수인 로날드 홈즈는 "마르코스라는 이름의 명예는 본질적으로 회복됐다"면서도 "이제 마르코스 당선인의 성과에 따라 이 이름이 인정을 받을지 여부가 결정될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이날 부통령으로는 퇴임하는 로드리고 두테르테 대통령의 딸인 사라 두테르테 당선인이 취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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