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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대법 사고, 고의성도 본다"…막을 수 없는 사고 면책길 열리나

고용부, 4일 중대재해법 수사 세미나서

경영책임자, 안전보건의무 고의성 언급

획일적 수사·법 적용 않겠다는 점 시사

'충실하게' 등 모호한 규정 개정도 검토

강검윤 고용부 중대재해감독과 과장이 4일 일산 킨텍스에서 중대재해법에 대해 강연하고 있다. 사진=양종곤 기자




고용노동부가 중대재해법 수사를 할 때 경영책임자가 고의로 안전보건의무를 불이행했는지도 판단한다는 입장을 밝혔다. 고용부가 불가피하게 안전보건의무를 이행하지 못할 경우를 감안한다는 뜻으로 해석할 수 있는 대목이다. 경영계가 요청해 온 근로자 과실 등 막을 수 없는 사고에 대한 중대재해법 면책길이 만들어질 것인지 관심이 모아진다.

강검윤 고용부 중대산업재해감독과 과장은 4일 고용부와 안전보건공단이 경기도 킨텍스에서 연 산업안전보건 강조주간 행사에서 '중대재해법 세미나'를 열고 "중대재해법 제6조(처벌 규정)가 성립하기 위해서는 경영책임자와 이 책임자가 실질적으로 관리하는 사업 또는 사업장이 있어야 한다"며 "경영책임자의 안전보건확보 의무와 이 의무를 이행하지 않아 사고가 일어났다는 인과관계, 의무불이행에 대한 고의성이 있어야 한다"고 밝혔다. 고용부가 공식석상에서 고의성을 언급하기는 이번이 처음이다.

1월27일 시행된 중대재해법은 중대재해를 일으킨 경영책임자의 안전보건확보의무를 따져 형사처벌하는 법이다. 법리적으로는 안전보건관리의무를 불이행하면, 고의적 불이행으로 볼 수 있다. 하지만 강 과장은 이날 고의성을 더 폭넓게 해석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강 과장은 이날 서울경제와 통화에서 “중대재해법 수사는 형사법적으로 고의성을 판단하고 있었다”며 "중대재해가 일어나더라도 경영책임자의 노력 여부를 살펴본다는 의미"라고 말했다. 경영계는 그동안 막을 수 없는 사고에 대해 사실상 면책 요건으로 법 조항을 바꿔 고의성 여부를 판단해달라고 호소해왔다. 고용부의 고의성 발언은 법 조항을 바꾸지 않더라도 경영계의 요청을 일부 반영한 것으로 해석할 수 있는 대목이다. 일종의 경영책임자의 안전체계 준비 성실성을 본다는 것이다.

강 과장은 "수사의 핵심은 경영책임자가 누구인지 찾고, 책임자의 안전보건확보의무 이행을 확인하는 것"이라며 "안전보건확보의무는 사업 또는 사업장의 위험 유해요인을 찾아 개선하는 게 가장 중요하다"고 중대재해법 기본 원칙을 재차 강조했다. 중대재해법은 반기 1회 이상 위험 유해요인을 찾아야 한다고 규정한다.



경영계가 안전보건확보의무를 준수하기 어렵다는 주장하는 데 대해 강 과장은 "경영책임자가 안전난간을 직접 설치했는지까지 일일이 찾으라는 게 아니다"라며 "'중대재해 제로'라는 문구를 벽에 걸어두는 (보여주기식) 안전경영이 아니라 안전조직을 만들고, 구성원 의견을 들어 현장 시설 관리 체계를 안전하게 바꾸면 된다"고 조언했다. 페이퍼로 안전 체계를 만들지 말고 현장에서 사고가 일어나지 않도록 바꾸라는 조언이다. 강 과장은 "산재사망사고는 289건(6월23일 기준)인데 가장 많은 사고는 116건이 발생한 추락이었다"며 "1미터 높이 사다리에서 떨어지는 등 누구나 예견할 수 있는 상황에서 사고가 발생했다"고 지적했다.

다만 고용부는 경영계가 안전보건관리체계 준수하는데 모호한 규정이 있다는 지적을 일부 수용할 방침이다. 형사처벌법인 탓에 모호한 조항이 있다면, 법 준수의 어려움과 공포감이 크다는 지적을 받아들였다고 볼 수 있다. 중대재해법 시행령 제4조제5호에서 규정하고 있는 안전보관리책임자가 업무를 충실하게 이행했는지 평가하는 조항에서 '충실하게'를 구체적으로 바꿀 수 있는지 검토할 방침이다.

이날 세미나는 300명 사전신청을 통해 입장가능했는데, 산업안전보건 행사 중 가장 빨리 마감됐다. 현장에서는 기업, 안전기관, 지방자치단체 등 각계각층의 중대재해법 수사와 해석에 대한 질의가 이뤄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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