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채솟값 폭등 뒤엔 농촌 인력난…"일손 부족땐 시급 2만원 이상"

코로나로 3년째 外人 유입 멈춰

인건비 1년새 17만원→20만원

일손 없어 아예 농사 포기할 상황

정부 적극적인 대책 마련 나서야

채소 가격이 오른 4일 서울의 한 대형마트에서 시민이 장을 보고 있다. 연합뉴스




전남 함평에서 양파 농사를 짓는 김병덕 씨는 올해 양파를 수확할 때 일손을 돕는 노동자들에게 일당 20만 원씩을 지급했다. 지난해까지 17만 원이던 일당이 1년 새 3만 원이나 올랐다. 수확 시기가 임박했지만 일손이 턱없이 부족하기 때문이다. 김 씨는 “비라도 왔으면 몇 만 원을 더 얹어줘야 했을텐데 날이 좋았어서 다행”이라며 “올해 가뭄으로 논이 쩍쩍 갈라졌듯 농민들의 마음도 메말라가고 있다”고 말했다.

농촌의 인력난이 갈수록 심각해지고 있다. 6일 서울경제 취재를 종합하면 농촌 지역의 인건비는 매년 오름세를 보이고 있다. 일손 품귀 현상이 인건비 상승으로 이어지고 있다. 농민들은 “농촌은 이미 최저임금 1만 원을 넘은 지 오래”라며 “일손이 많이 필요할 때는 시급이 2만 원 이상으로 오를 때도 있다”고 밝혔다.

특히 작물을 수확할 시기에는 인건비가 훌쩍 뛴다. 경북 의성의 경우 올해 마늘 수확 시기에 일당이 21만 원까지 치솟았다. 다른 지역도 상황이 비슷하다. 여성 노동자 일당은 17만~18만 원, 남성 노동자 일당은 20만~21만 원 수준이다.

인건비가 급등했지만 농촌에서 일손 구하기는 하늘의 별 따기다. 강원도에서 농사를 짓는 김 모(76) 씨는 “작물이라는 게 다 시기가 있다. 시기를 놓치면 안 되기 때문에 돈을 많이 주고라도 사람을 쓰려고 하는데 여러 곳에서 다 인력을 필요로 하니 방법이 없다”며 “예전에는 나이 드신 분들이라도 조금씩 농사를 지었는데 이제는 일손이 없으니 아예 농사를 포기하거나 작물을 심는 양 자체를 줄이는 일도 비일비재하다”고 밝혔다.



최근 농촌 인력난이 심화되는 이유는 여러 가지가 있지만 특히 외국인 노동자 유입 급감이 직격탄이 됐다. 코로나19가 장기화되면서 농촌에서 일하던 외국인 노동자들이 오랜 기간 한국을 찾지 못했다. 경남 창녕에서 마늘 농사를 짓는 강창한 씨는 “젊은 사람들이 다 떠나고 어르신들만 남으면서 이제 농촌에서 일하는 국내 인력은 거의 없다”며 “외국인 노동자가 없으면 거의 농사를 못 짓는다고 봐야 한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코로나19로 2년 넘게 외국 인력이 못 들어오고 있고 요즘 한 30% 정도 들어온 것 같지만 턱없이 부족한 상황”이라고 털어놓았다.

인건비 급등은 채소 가격에 바로 영향을 미쳤다. 경남에서 농사를 짓는 하원오 씨는 “국내 노동력은 물론 코로나19로 외국인 노동자까지 사라지면서 농촌 일손 품귀 현상이 심각한 상황”이라며 “(인력난의) 영향으로 올해 채소 값이 올랐다”고 설명했다.

한국소비자원의 참가격에 따르면 7월 첫째 주 기준 깻잎 100g은 전년 대비 121% 급등한 3647원에 판매되고 있다. 적상추 100g 가격도 약 두 배 정도 올라 1624원에 거래 중이다. 양파와 마늘 가격도 40% 이상 뛰었다.

농민들은 정부의 적극적인 지원이 필요하다고 입을 모았다. 김 씨는 “농민들도 소비자들이 비싼 값에 농산물을 사는 것을 원하지 않는다”며 “정부는 ‘검토해서 대책을 세우겠다’고 이야기하지만 적극적인 대책 마련에는 나서지 않고 있다”고 지적했다. 일부 농민들은 7일 오전 11시 30분 농림축산식품부 앞에서 농식품 가격 안정화 및 물가 안정을 촉구하는 기자회견을 열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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