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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g에 영화 10억편 저장…'DNA 메모리' 상용화 길 터

■이달의 과학기술인상 - 권성훈 서울대 교수

실리콘 반도체 집적 한계에 직면

'DNA 메모리' 대안 떠올랐지만

합성오류가 기술발전 발목 잡아

권 교수, 초고순도 DNA 정제로

방대한 데이터도 손실 최소화

권성훈(왼쪽) 서울대 전기·정보공학부 교수가 연구팀과 함께 DNA 메모리 상용화에 관해 논의하고 있다. 한국연구재단




4차 산업혁명 시대를 맞아 인공지능(AI)과 빅데이터의 활약을 뒷받침할 차세대 메모리 경쟁이 치열하다. 집적 한계에 달한 실리콘 반도체의 대안으로 최근 DNA 메모리가 떠오르고 있는 것도 이 때문이다. 국내 과학기술계에서도 수백억 종류의 DNA를 동시다발적으로 정제할 수 있는 초고순도 DNA 정제 기술로 데이터를 효과적으로 저장·관리할 수 있는 DNA 메모리 상용화에 물꼬가 트이고 있다. 이 기술은 생화학 분자인 DNA를 사용해 방대한 데이터를 효율적으로 저장하는 것이 특징이다.

과학기술정보통신부가 주최하고 한국연구재단과 서울경제신문이 공동 주관하는 ‘이달의 과학기술인상’ 7월 수상자로 선정된 권성훈 서울대 전기·정보공학부 교수는 DNA 메모리 기술 상용화의 단초를 마련한 공을 인정 받았다.

DNA 메모리 상용화를 위한 초병렬적 DNA 정제 기술


합성된 DNA의 길이 기반으로 오류 없는 DNA만을 정제하는 기술


DNA 메모리는 0과 1로 이뤄져 있는 디지털 정보를 DNA 염기서열(A·T·C·G)을 이용해 4진법 데이터로 변환해 DNA에 저장한다. DNA 1g에 고화질 영화 10억 편을 저장할 만큼 저장 용량이 월등히 크고 수명 및 전력 소비 측면에서도 기존 2진법 저장 장치보다 우수해 미래 저장 매체로 주목받고 있다.

하지만 생화학 분자 DNA 합성 시 발생하는 오류는 데이터의 저장 밀도 저하 및 정보 손실을 일으켜 상용화의 걸림돌로 작용했다.



권 교수 연구팀은 DNA 합성 오류 대부분이 길이가 길어지거나 짧아지는 삽입과 결실(缺失·빠져 없어지거나 잃어버림)로 인한 것이라는 점에 착안해 정확한 길이로 합성된 DNA 조각을 골라낼 수 있는 새로운 초고순도 DNA 정제 기술을 개발했다.

연구팀은 DNA 가닥의 길이를 높은 처리량(high throughput)으로 동시에 측정하고 길이가 다른 가닥을 분리해 측정 오류를 개선함으로써 DNA 메모리 물리 집적도를 극대화하고 데이터 손실을 최소화했다.

권성훈 교수와 연구팀이 힘차게 파이팅을 외치고 있다.


이와 함께 권 교수는 차세대 헬스케어 실현을 목표로 ‘퀀타매트릭스’를 창업해 면역 시스템 해석과 개인 맞춤형 진단 기술 개발과 상용화에도 나서고 있다. 권 교수 연구팀이 개발한 정제 기술은 DNA 메모리뿐만 아니라 DNA/RNA 백신·치료제 및 유전자 가위 등의 분야에 존재하는 DNA 합성 오류 문제 해결에도 기여할 것으로 기대된다.

그는 “저희 연구팀이 개발한 초고속 항생제 감수성 검사 기술은 패혈증 환자에게 적합한 항생제를 빠르게 진단해 환자에게 적합한 항생제를 확인하고 처방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그의 초고속 항생제 감수성 검사 기술은 세계 11개국의 병원에 적용돼 패혈증 환자의 생존율을 높이는 데 기여하고 있다.

권 교수는 “시시각각 변하는 인간의 면역 시스템을 마치 사진 찍듯이 저장해 놓을 수 있다면 진단과 제약을 위한 바이오마커 검색뿐 아니라 원초적인 병리를 밝히는 데도 소중한 자료가 될 것”이라며 “방대한 면역 데이터를 효율적으로 저장하는 DNA 메모리 연구에 실마리를 제공했다”고 연구 의미를 부여했다. 그는 이어 “초고순도 DNA 정제 기술을 개발해 DNA 메모리 기술의 필수 원료인 DNA 라이브러리를 높은 합성 효율로 얻을 수 있다”며 “앞으로 DNA 라이브러리의 물리적 집적도를 높이고 데이터 손실 가능성을 최소화해 안정적인 DNA 메모리 기술을 개발할 것”이라고 포부를 피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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