손흥민(30·토트넘)이 “독일 유소년팀 시절 인종차별을 겪었다”고 털어놓은 가운데 독일 현지 매체들도 이 발언에 주목했다.
손흥민은 지난 4일 ‘손 커밍 데이’ 행사에서 2018년 러시아월드컵 독일전이 가장 기억에 남는 경기라고 전했다. 한국 대표팀이 독일에 2대 0으로 승리한 경기다. 당시 손흥민은 두 번째 골을 넣었다.
그는 이 경기를 꼽은 이유에 대해 “어릴 때 독일에서 상상도 못할 힘든 생활을 했다. 인종 차별도 많이 당하고 힘들었다”고 말했다. 이어 “언젠가는 꼭 갚아줘야겠다고 생각했다”며 “(러시아 월드컵 패배 후) 독일 사람들이 우는 모습을 보면서 그래도 내가 좋아하는 걸로 복수해 줄 수 있어서 참 기억에 남는 경기”라고 설명했다.
앞서 손흥민은 2008년 독일 함부르크 유소년팀에 입단했다. 이후 독일에서 프로로 데뷔해 함부르크, 레버쿠젠에서 활약했다.
독일, 영국 등 외신도 손흥민의 이 같은 발언을 주목했다. 스포츠매체 ‘키커’는 “손흥민은 우는 사람을 보면 위로하고 안아주고 싶어한다. 그런데 (패배한) 독일 선수에게는 이런 감정을 느끼지 못했다”고 보도했다. 이어 “그는 프리미어리그에서도 인종차별에 시달리고 있다”며 지난해 영국 경찰이 손흥민에게 인종차별 댓글을 적은 네티즌들을 체포했다고 전했다.
영국 ‘인디펜던트’도 “손흥민이 토트넘으로 이적하기 전 독일에서 인종차별을 당했다”고 밝혔다.
미국 ‘블리처 리포트 풋볼’은 인스타그램에 카드뉴스를 올려 손흥민의 발언을 소개하기도 했다. 전 독일 국가대표 수비수 제롬 보아텡도 이 게시물에 ‘좋아요’를 눌러 공감을 표했다.
해당 게시물에는 “여전히 이런 일이 벌어지고 있다는 게 화난다”, “인종 차별을 겪은 손흥민은 이제 세계 최고의 선수가 됐다”, “손흥민의 심정을 이해한다”, “이제 모두가 그를 사랑한다” 등의 반응을 보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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