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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 한·일 선거 없는 골든타임, 관계 개선 계기로 삼아라


아베 신조 전 총리 피습 사망 직후 치러진 일본 참의원 선거에서 자민당이 압승하면서 집권 세력의 우경화 가속이 우려되는 가운데 한일 관계에 미칠 파장이 주목된다. 보수표 결집으로 자민당을 비롯한 헌법 개정 세력은 개헌 발의선인 3분의 2 이상의 의석을 확보했다. 기시다 후미오 총리는 선거 승리 직후 “가능한 한 빨리 개헌안을 발의해 국민투표로 연결하겠다”고 밝혔다. 자위대의 존재 근거를 헌법에 명기하는 개헌이 이뤄지면 일본의 군사대국화로 동북아의 긴장이 고조될 우려가 있다.

기시다 총리는 일단 참의원 선거 직후 보수 우익을 대변하면서 권력 기반 다지기에 나설 것으로 보인다. 하지만 자민당 내 온건파인 기시다가 강경 보수 성향인 아베파의 그늘에서 벗어나 정치적 역량을 강화한다면 한일 관계 복원에 긍정적 역할을 할 수 있다는 분석도 나온다. 특히 일본의 대형 선거가 없는 2025년까지가 양국 관계 개선을 위한 골든타임이 될 수 있다. 선거 시기가 아니면 일본 정부가 혐한 여론에 덜 휘둘리면서 유연한 입장을 보일 수 있기 때문이다. 우리도 2024년 4월 총선까지 1년 9개월 동안 전국 선거가 없다.

북한의 핵·미사일 도발, 중국의 팽창주의 노골화, 글로벌 공급망 교란 등으로 한일 양국의 관계 개선과 협력이 절실한 상황이다. 마침 윤석열 정부도 한미일 3각 공조 복원을 적극 모색하고 있다. 한일 관계의 주요 변수인 강제징용 피해자 배상 문제와 관련해 한국 정부의 대위변제안, 한일 양국 기업의 기금조성안 등 다양한 방안들이 거론되고 있다. 한일 양국 정상은 연내에 만나 강제징용 등 과거사와 한일군사정보보호협정(지소미아) 등 경제·안보 협력 방안을 한 테이블에 올려놓고 해법을 찾아야 한다. 국제사회가 블록화하는 가운데 양국이 신뢰를 회복하고 미래지향적 관계로 나아가려면 과거사에 대한 일본 정부의 진정한 사과와 반성이 있어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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