면역 회피력이 기존보다 더욱 강력한 것으로 알려진 일명 켄타우로스(BA.2.75)변이의 국내 감염사례가 나오면서 재확산을 우려하는 시민들의 목소리도 높아지고 있다. 정부는 거리두기 의무화를 즉각 발표하지는 않았지만 확산 추이를 살펴보고 선별적단계적으로 방역 강도를 높여가겠다는 입장을 밝힌 상태다.
16일 중앙방역대책본부(방대본)에 따르면 전날 기준 신규 코로나19 확진자는 3만8882명 발생했다. 이는 일주일 전 금요일인 지난 8일과 비교해 2배 이상 많은 신규 확진자 규모다. 직전주와 비교해 확진자가 2배 이상 증가하는 ‘더블링’ 현상이 이어지는 가운데 지난 14일에는 전파력이 강하다는 변이 바이러스 ‘켄타우로스’가 국내에서 최초 확인되기도 했다. 방역 전문가들은 이에 따라 내달에는 확진자가 40만명까지 늘어날 수 있다고 전망하기도 한다.
코로나19 팬데믹으로 정상적인 영업을 해오지 못했던 자영업자들 사이에서는 재유행에 대한 우려가 높다. 서울 용산구에서 주점을 운영하는 40대 최모씨는 “거리두기가 완전히 풀리고 나서부터 매출이 조금씩 늘고 있다”며 “그러나 코로나19 확진자가 급격하게 늘면 정부가 다시 거리두기 카드를 꺼낼까 싶어 가슴이 조마조마하다”고 말했다. 충북 청주에서 음식점을 하고 있는 60대 강모씨는 “코로나19 이전에는 발 디딜 틈이 없었던 가게였지만, 거리두기 의무화 되니 바로 앞 관공서 단체손님부터 끊겼다”며 “지금도 간신히 손실을 보지 않는 선에서 버티고 있지만 거리두기가 다시 시작되면 고통스러울 것”이라고 털어놨다.
급격하게 늘어가는 확진자 소식을 접한 시민들도 불안을 호소하고 있다. 서울 영등포구로 출퇴근하는 직장인 권모씨는 “해외 영업 파트에서 일하고 있는데 최근에서야 해외 바이어들과 대면 영업이 가능해졌다”며 “다시 격리나 거리두기가 강화되면 정상적인 영업활동은 어려워질 것 같다”고 걱정했다. 서울 서초구에 거주하는 한모씨는 “여름휴가를 앞두고 확진자가 너무 많이 증가해서 다시 집콕을 해야 할까 고민이라며 야외에서 운동할 때는 마스크를 벗을 수 있어서 너무 좋았는데 다시 과거로 돌아간다 생각하니 우울하다”고 말했다.
한편, 정부는 당분간 거리두기는 시행하지 않는다는 방침이다. 경제와 방역 피로감 등을 고려할 때 그 효과가 높지 않다는 이유에서다. 다만, 유행 상황에 따라 단계적으로 거리두기 도입을 검토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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