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기려고 나왔습니다. 추호도 의심하지 말아 주십시오.”
더불어민주당 8·28 전당대회 당 대표에 출마한 박주민 의원은 여러 차례 “이기겠다”고 강조했다. 대선 경선 당시 이재명 캠프의 총괄본부장을 맡아 이재명 의원과 가까운 데다 당권 경쟁자인 다른 ‘97그룹(90년대 학번·1970년대생)’과 달리 이 의원과 각을 세우지 않다 보니 ‘이재명 페이스메이커’라는 평가가 나오고 있다. 박 의원은 “그게 가능하냐”고 일축했다.
17일 서울 여의도 국회의원회관에서 서울경제와 만난 박 의원은 “21대 총선에서 176석을 얻은 게 큰 성공이자 위기의 시작이었다”며 “제대로 된 역할을 해야 했는데 결국 못해 대선과 지선에서 패배한 것”이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이재명 책임’이 아니라 176명(현재 169명) 의원의 2년간의 활동과 문재인 정부 5년부터 각성해야 민주당을 재건할 수 있다는 취지였다. 그는 “우리가 왜 일을 못했는지 점검하고 제대로 반성을 하겠다는 각오를 다져야 한다”고 거듭 강조했다. 그러면서 “이 의원을 반대하는 분들이 가장 두려워 하는 게 이 본질의 잘못을 인정하는 것”이라며 “개개인의 평가는 제외하고 편하고 안일한 방식의 평가를 하고 있다”고 쏘아붙였다.
박 의원은 “민주당이 많은 의석을 얻은 것이 성공이자 위기였다”며 “170석가량의 의석을 갖고도 잘 못했다면 다같이 책임져야 한다는 것이고 특정인에게 책임론을 떠넘길 수 없다”고 재차 강조했다. 그는 “국민들이 엄청난 기대를 표로 보여줬지만 신뢰를 잃어버려 정권을 내준 만큼 지금 다시 다양한 의제를 소통하고 가동시키기 위해 ‘사회적 의제 연석회의’을 출범시키겠다”고 공언했다. 민주당이 국민과 소통해 보다 더 세밀한 정책을 만들고 가치를 실현해나가야 한다는 얘기였다.
박 의원은 “당이 2년, 길게는 5년 동안 좋은 기회가 있었는데 교육 개혁도 제대로 못했고 재벌 중심의 경제도 바꾸지 못했으며 사회복지의 효능감도 주지 못했다”며 “그런데 여전히 낡은 방식의 정치를 이야기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97그룹의 단일화와 관련해서도 박 의원은 “가치적인 동의 없이 누군가를 꺾기 위한 기계공학적 단일화는 효과가 없을 것”이라고 선을 그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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