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요 투자은행(IB)인 골드만삭스의 예상을 웃도는 실적과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연준)의 0.75%포인트 금리인상 전망에 상승 출발했던 미국 증시가 애플이 침체 대비에 들어갔다는 소식이 알려지면서 하락 마감했다.
13일(현지 시간) 미 경제 방송 CNBC에 따르면 이날 뉴욕증권거래소(NYSE)의 다우존스산업평균지수가 전날보다 216.65포인트(0.69%) 내린 3만1071.75에 거래를 마쳤다.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500은 32.34포인트(0.84%) 떨어진 3830.83를 기록했으며 나스닥은 92.37포인트(0.81%) 하락한 1만1360.05에 마감했다.
이날 시작은 상승세였다. 지난주 연준 관계자들이 잇따라 이달 말 0.75%포인트 인상을 지지한다는 취지의 발언을 한데 이어 주말 사이에도 이 같은 분위기를 뒷받침하는 월스트리트저널(WSJ) 등의 보도가 이어지면서 미국 주요 세 지수는 상승 출발했다.
골드만삭스의 2분기 순이익은 27억9000만 달러로 주당순익은 7.73달러였다. 이는 시장 예상치 6.58달러를 1달러 이상 웃도는 수치다. 주가는 2.51%오른 301.26달러에 마감했다. 전년동기 순이익이 48% 감소했음에도 시장 전망치를 웃도는 실적에 장 초반 310달러를 넘어섰지만 장 후반으로 갈수록 상승폭이 줄었다.
이날 장은 오후 2시를 기점으로 세 지수 모두 하락세로 돌아섰다. 블룸버그통신이 애플이 침체 가능성에 대비해 내년 지출을 줄이고 고용 추세를 줄여나가기로 했다고 보도한 시점이다. 이날 애플의 주가는 2.1% 하락했다. 나스닥 주요 종목은 마이크로소프트가 0.85% 하락했으며 구글은 2.34% 떨어졌다. 아마존과 테슬라는 각각 0.24%, 0.33%올랐다.
전문가들은 하루에도 상승과 하락을 오가는 변동 장세는 한동안 지속될 것으로 보고 있다. 씨티은행의 스콧 크로너트는 투자자 노트에서 “시장이 경기침체 리스크를 암시하는 데이터와 경제 연착륙 가능성을 보여주는 지표들 사이에서 오락가락하는 모습”이라며 “이같은 변동성은 앞으로 더 심화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UBS 글로벌 자산 관리(UBS Global Wealth Management)의 마크 헤펠레 최고투자책임자(CIO)도 최근 고객들에게 보낸 메모에서 “시장은 앞으로 몇 달 동안 변동성이 남을 것이며 경제 성장과 인플레이션에 대한 희망과 두려움에 따라 거래될 것”이라고 말했다.
유가는 러시아 국영기업 가스프롬이 유럽 고객 일부를 대상으로 공급 계약보다 적은 양을 공급하는 것이 ‘불가항력’이라고 통보했다는 사실이 알려지면서 뛰어올랐다. 뉴욕상업거래소의 8월물 서부텍사스산원유(WTI) 가격은 이날 4.54달러 오른 102.13달러에, 런던 ICE선물거래소의 9월 인도분 브렌트유 4.57달러 오른 105.73달러에 거래되고 있다.
암호화폐 시장은 반등하는 분위기다. CNBC에 따르면 현재 비트코인은 2.29% 오른 2만1512.69달러에, 이더리움은 9.5%오른 1474.39 달러에 거래 중이다. 루나 사태 이후 쓰리애로우즈캐피탈을 비롯한 보이저캐피탈, 셀시우스 등 주요 암호화폐 기업들의 파산 사태를 겪은 이후 시장이 바닥을 쳤다는 일종의 ‘안도 반등’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다만 CNBC는 안도심리가 지속 될지는 불분명하다고 전했다.
< 저작권자 ⓒ 서울경제,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