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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韓서 배운 백신기술로 감염병 막고 싶어요"

[글로벌 백신인력양성 현장 가보니]

말聯 등 20여개국서 150명 참가

워싱턴·서울대 등 정상급 교수진

면역·역학·생산공정 기술 등 전수

9월부터는 5주간 실습 교육 진행

20일 서울대학교 국제백신연구소(IVI)에서 열린 '백신·바이오의약품 생산 공정 기본교육' 교육생들이 캐이스스터디를 하고 있다. 오승현 기자




“아프리카는 백신을 생산하고 보관할 여건이 안 돼 접종이 제대로 이뤄지지 않고 있습니다. 이번 교육을 마치고 나이지리아에 돌아가 백신에 대한 지식을 전수하고 인력 양성에 기여하고 싶습니다.” (에베레스트 오케약푸(44) 바이오백신 나이지리아 최고운영책임자)

25일 오후 1시 서울대학교 삼성컨벤션센터. 다양한 인종으로 구성된 150명의 ‘학생’들이 눈빛을 반짝이며 ‘백신·바이오의약품 개발에 필요한 면역학·역학·생산공정 기술’ 이론 수업에 집중하고 있었다. 나이는 20~50대로 다양하다. 이들은 누구일까. 바로 ‘글로벌 바이오 인력양성 허브’ 교육 프로그램에 참여한 말레이시아·나이지리아 등 20여 개국 출신 교육생들이다.

150명의 교육생들은 국적 만큼이나 다양한 직업을 갖고 있었다. 바이오 산업계에 종사 중인 기업인, 보건의료 정책을 다루는 관료, 향후 백신 분야에 종사하고 싶어 공부 중인 학생 등이다. 다양한 국가 출신의 교육생들이 한국에서 백신·바이오의약품 관련 수업을 듣는 이유는 세계보건기구(WHO)가 한국을 ‘글로벌 바이오 인력양성 허브’로 지정했기 때문이다. 보건복지부는 WHO와 협의를 거쳐 교육 프로그램을 마련했으며, 교육을 수료한 학생들은 각자 자신의 나라로 돌아가 백신·바이오의약품 개발에 몸 담게 된다.

현장에서 만난 교육생들은 이번 교육에 거는 기대가 컸다. 오케약푸 책임자는 “나이지라에서는 매해 700만 명의 영유아들이 각종 질병에 걸리고 있어 코로나19 뿐만 일반 질병 예방을 위한 백신도 필요하다”며 “이번 교육에서 배운 것을 토대로 나이지리아에 현재 건설 중인 영유아들을 위한 백신 제조 연구소에 기여하고 싶다”고 말했다. 말레이시아에서 온 로하이다 하심(48) 말레이시아 감염병연구센터 세균학 부서장은 “한국에서 배운 지식과 기술을 말레이시아 기관들과 기업이 배울 수 있게 전수하겠다”며 “말레이시아 동료들도 이 교육을 들을 수 있었으면 더욱 좋았을 것”이라고 말했다.



오후 2시부터는 국제백신연구소(IVI)에서 그룹 스터디가 이어졌다. 7명이 그룹을 이루면 교수진이 참여해 토론을 이끌면서 교육생들의 논문 작성을 돕는다. 교육생으로 참가한 성주형(33) LG화학 연구원은 “현업에 있지만 이렇게 다양한 국적의 백신 전문가들을 만날 기회는 흔치 않다”며 “교육생은 물로 교수진들과도 인적 네트워크를 잘 형성해 나가고 싶다”고 말했다. 이번 교육에는 워싱턴대·런던대·감염병혁신연합(CEPI)·IVI 교수진 등 국내외 백신·바이오 전문 교수진이 대거 참여했다. 펜디믹 같은 질병은 전세계적인 공조가 필요한만큼 교수진들도 사명감을 갖고 있었다. 이번 교육에 교수진으로 참여한 헤이즐 도크렐 런던대 의학대학원 교수는 “팬데믹·백신과 같은 중요 주제들에 대한 논의가 이뤄지는 만큼 교육생들에게 도움이 될만한 강의를 진행할 것”이라고 다짐했다.

글로벌 바이오 인력양성 교육 프로그램은 인력부족을 겪고 있는 K바이오 업계에도 도움이 될 것으로 기대된다. 전체 교육생 중 20% 가량 한국인이 배정되기 때문이다. 이들 대부분은 교육을 마친 후 관련 업계나 기관으로 진출할 것으로 예상된다. 최형빈(27) 동국대 대학원생은 “이번에 배운 내용을 바탕으로 한국 바이오 산업계에 적극적으로 기여하고 싶다”고 말했다.

서울대에서 진행되는 이번 프로그램은 이론 교육만 진행되지만 9월에 연세대학교 한국형나이버트(K-NIBRT)에서 진행될 한국-ADB협력 백신 생산공정 교육은 아시아·태평양 지역의 교육생들을 대상으로 실습교육까지 이루어진다. 해당교육은 30여명을 대상으로 바이오 생산공정에 대한 3주간의 이론수업과 5주간의 실습으로 실시될 예정이다.

전체 교육 프로그램 구성에 참여한 테드로스 아드하놈 게브레예수스 WHO 사무총장은 “인력양성 허브 국가인 대한민국에서 우수한 자원을 바탕으로 교육을 시작하게 돼 기쁘다”며 “WHO는 백신 생산 인력양성을 위해 대한민국을 비롯한 전 세계 민·관 기구들과 지속적인 협력을 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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