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샴푸·속옷까지도 중고거래…너도나도 '무지출 챌린지'

[고물가에 허리띠 졸라매는 소비자들]

당근마켓 올들어 600만 신규가입

창고형 마트·편의점 '1+1' 인기

자영업자는 '사재기'로 비용 최소화

시민들이 20일 서울 시내 대형마트에서 장을 보고 있다. 연합뉴스




최근 전셋값이 올라 월셋방으로 집을 옮긴 직장인 남 모(32) 씨는 새집에 맞는 가구를 사기 위해 중고거래 사이트를 방문했다. 가구 제품을 검색하던 남 씨는 세제와 샴푸 등 생활용품도 중고로 거래된다는 사실을 알게 됐다. 이사 비용으로 예상보다 지출이 컸던 남 씨는 가구를 구입하는 김에 생활·주방용품도 몽땅 중고로 구매했다. 남 씨는 “수시로 애플리케이션에 접속해 필요한 물건이 나오면 미리 사놓고 있다”고 말했다.

지난달 소비자물가 상승률이 국제통화기금(IMF) 외환위기 사태 이후 최고치를 기록하는 등 고물가 행진이 연일 계속되면서 생활필수품 지출에서도 허리띠를 졸라매는 사람들이 늘고 있다. 가전·가구 등이 주로 거래되던 중고시장에서는 생필품 등 소소한 품목까지도 활발히 거래되고 대량·묶음 판매상품 구매를 통해 한 푼이라도 아끼려는 소비자들도 늘고 있다.



25일 업계에 따르면 중고거래 플랫폼 ‘당근마켓’의 누적 가입자 수는 5월 말 기준 약 3000만 명으로 올 들어서만 600만 명이 신규 가입했다. 월간 이용자 수는 1800만 명으로 국민 3명 중 1명은 매달 중고거래를 하는 셈이다. 이 같은 중고거래 활성화는 물가 상승에 따른 절약 소비 트렌드와 무관하지 않다는 분석이다.

중고거래 물품도 날로 다양해지고 있다. 중고시장에서는 샴푸와 속옷 등 소소한 품목들도 쉽게 찾아볼 수 있다. 미용실 정액권, 헬스장 이용권, 카페 기프티콘 등도 인기다. 지난달 체감물가를 나타내는 생활물가지수가 7.4%까지 치솟으면서 생활비를 아끼려는 소비자들이 중고물품으로 눈을 돌리면서 거래 품목도 확장되는 추세다.



일부 소비자들은 중고물품을 내다 팔아 생활비에 보태거나 선물로 받은 기프트콘을 재판매해 현금화하는 등 고물가 시대에 적응하려 애쓰고 있다. 최근 중고 책 50여 권을 온라인 서점에 내다 판 주부 신 모(42) 씨는 “원래 친구에게 주기로 했던 육아용품도 중고로 팔 생각”이라면서 “물가가 너무 올라 한 푼이 아쉬운 상황”이라고 말했다. 공무원 권 모(26) 씨는 “친구로부터 5만 원짜리 커피전문점 기프티콘을 선물로 받았는데 최근 중고거래 사이트에서 4만 5000원에 팔았다”며 “입지는 않지만 버리기도 아까워 옷장에 걸어두고 있던 헌 옷을 내다 팔아 현금화했다”고 전했다.

물가 상승으로 원재료비가 올라 고통을 겪고 있는 자영업자들은 ‘사재기’를 통해 비용 상승을 최소화하려 안간힘을 쓰는 모습이다. 온라인 커뮤니티 ‘아프니까 사장이다’에는 물가가 얼마나 더 오를지 몰라 원재료를 미리 다량으로 구매했다는 사례가 줄지어 나온다. 자영업자들은 “면 장사를 하는데 내년에도 밀가루와 팜유 값이 오른다고 해 평소보다 3배 이상 쟁여놓아야 할지 생각 중”이라거나 “식용유 가격이 더 오를 것이라 해서 평소 2통만 사는 기름을 10통 구입했다”는 등의 후기를 남겼다.

김태기 단국대 경제학과 교수는 “중고물품을 찾고 소비를 줄이는 등 허리띠를 졸라매는 것은 개별 소비자의 입장에서는 물가 상승에 대응하는 당연하고 합리적인 선택”이라면서도 “고물가 속에서 소비 심리가 지나치게 위축되면 국가 전체적으로는 어려운 상황을 맞을 수 있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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