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체메뉴

검색
팝업창 닫기
이메일보내기

신용대출보다 높은 주담대 금리…이상현상 속출

금리상승·대출수요 급감 영향

변동형 주담대 기준 코픽스

3년 6개월만에 2% 넘어서며

변동형 금리에 고스란히 반영

신용대출·고정형 기준 금융채

상승폭 줄자 되레 역전 현상





#20일 금융감독원 금융상품통합비교공시 사이트에 한 인터넷은행의 신용대출의 신용점수별 금리 수준이 고시됐다. 신용대출 금리는 대개 신용점수가 높으면 낮게, 신용점수가 낮으면 높은 것으로 나타난다. 하지만 이날 고시된 금리에서는 이 은행만 유독 신용점수 500점대의 차주의 금리가 5.99%, 600점대 차주의 금리가 6.78%로 나타났다. 이른바 저신용자와 고신용자 사이에서 금리 역전 현상이 나타난 셈이다. 해당 은행의 설명은 이랬다. 우선 신용평가회사의 신용점수와 은행 내부 등급이 다를 수 있다. 신평사 신용점수가 낮다고 하더라도 은행 내부 평가 결과 더 좋은 신용도를 받을 수 있다는 것이다. 보통 금감원 고시 내용은 해당 점수대의 여러 사람이 받은 금리를 평균해서 낸다. 그래서 평균치가 희석되면서 저신용자와 고신용자 사이에 금리 역전은 잘 나타나지 않는데 문제는 이날 금리가 결정된 500점대 차주는 단 한 명뿐이었다는 점이다. 유일한 이 차주가 은행 내부 평가에서 600점대 차주보다 신용도가 더 높게 평가받으면서 더 낮은 금리가 적용됐다는 것이다. 결국 이날 금리 역전은 금리 상승에 따라 대출 수요가 확 줄면서 나타난 일종의 ‘착시효과’ 때문이었다.

시중금리가 급등하면서 이 같은 상식적으로는 이해가 안 되는 ‘이상 현상’들이 이어지고 있다. 통계의 착시효과로 드러났지만 먼저 사례처럼 고신용자보다 저신용자의 적용 금리가 낮기도 하고 신용대출보다 주택담보대출의 금리가 높게 나타나기도 한다. 금리변동형 주담대 금리가 혼합(고정)형 주담대 금리보다 높게 나타나는 것도 이런 이상 현상 중 하나다.

25일 은행권에 따르면 이날 기준 우리은행의 신용대출 금리(6개월 변동 기준)는 4.51~5.41%, 주택담보대출 금리(신규 코픽스 기준)는 4.55~5.53%로 신용대출 금리 상단이 주담대보다 낮게 고시됐다. 신한은행의 주담대 금리(4.35~5.40%) 상단도 신용대출 금리(4.97~5.47%)와 고작 0.07%포인트 차에 불과했다. 대개 주담대 금리는 신용대출 금리보다 1~2%포인트 낮게 형성되기 마련이다. 주담대는 신용대출과 달리 담보가 있기 때문이다. 하지만 최근에는 그 차이가 급격히 좁혀지거나 아예 신용대출 금리가 주담대 금리보다 낮게 나타나는 경우도 심심치 않게 나타나고 있다.



은행에서는 이를 대출금리를 결정하는 상품별 기준금리가 급등하고 있기 때문이라고 설명하고 있다. 예컨대 변동형 주담대 금리의 기준이 되는 코픽스는 지난달 2.38%로 전월 대비 무려 0.40%포인트가 급등했다. 2010년 2월 공시 시작 이후 가장 큰 폭으로 오르며 3년 6개월 만에 2%를 넘어서면서 최근 변동형 주담대 금리에 고스란히 반영되고 있다. 반면 신용대출의 기준금리가 되는 금융채 금리의 오름폭은 이를 쫓아가지 못하면서 두 상품 간 격차가 좁혀지거나 역전되고 있다는 것이다.

이런 상황은 변동형 주담대와 혼합형(고정형) 주담대 금리에도 똑같이 적용돼 변동형 주담대 금리가 고정형보다 높게 형성되고 있다. 실제로 고정형 주담대 금리의 기준이 되는 금융채 금리(민평 평균, 무보증 AAA등급)는 만기 5년물의 경우 3.693%로 이달 초(3.809%)보다 하락했으며 1년 만기물은 월초 대비 0.026%포인트, 6개월 만기물은 0.271%포인트 오른 데 그쳤다. 변동형 상품의 기준이 되는 코픽스와는 상황이 다른 셈이다. 시중은행의 한 관계자는 “코픽스 금리가 급등하면서 이에 연동되는 변동형 주담대 금리는 올라가고 반면 금융채 금리는 떨어지거나 횡보하면서 고정형 주담대나 신용대출이 덜 올랐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앞으로 대출금리와 관련한 ‘이상 현상’은 더욱 빈번하게 나타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금리가 지속적으로 오르는 상황에서 경제의 불확실성이 확대되면서 금리 변동성도 더욱 심해질 것이라는 이유에서다. 한 은행 관계자는 “기준금리가 오르고 있지만 상반기 내내 급등했던 금융채 장기물 금리는 하락세인 반면 경기 침체 우려로 단기물은 오를 수 있다”며 “대출 갈아타기 등을 고려하고 있다면 직접 은행 창구에 문의하고 결정하는 것이 좋다”고 말했다.
< 저작권자 ⓒ 서울경제,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
주소 : 서울특별시 종로구 율곡로 6 트윈트리타워 B동 14~16층 대표전화 : 02) 724-8600
상호 : 서울경제신문사업자번호 : 208-81-10310대표자 : 손동영등록번호 : 서울 가 00224등록일자 : 1988.05.13
인터넷신문 등록번호 : 서울 아04065 등록일자 : 2016.04.26발행일자 : 2016.04.01발행 ·편집인 : 손동영청소년보호책임자 : 신한수
서울경제의 모든 콘텐트는 저작권법의 보호를 받는 바, 무단 전재·복사·배포 등은 법적 제재를 받을 수 있습니다.
Copyright ⓒ Sedaily, All right reserved

서울경제를 팔로우하세요!

서울경제신문

텔레그램 뉴스채널

서울경제 1q6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