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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 이제는 ‘공룡 경찰’ 어떻게 개혁할지 본격 논의할 때다


행전안전부 경찰국 신설을 둘러싼 정부와 경찰의 갈등이 소강 국면에 접어들었다. 경찰 간부와 일선 경찰관들은 30일로 예정됐던 ‘14만 명 전체 경찰 회의’를 철회했다. 치안 관서장들의 집단행동에 대한 비판 여론과 정부의 강경 대응, 경찰국 신설을 위한 시행령 개정안 통과 이후의 실효적 대응 방안 부재 등이 복합적으로 작용한 것이다.

경찰의 집단행동은 일단 멈췄지만 ‘국민의 경찰’로 거듭나자면 갈 길이 멀다. 경찰은 당장 9월부터 부패·경제 범죄를 제외한 사건 대부분에 대해 수사 개시권과 종결권을 갖게 된다. ‘검수완박(검찰 수사권 완전 박탈)’ 입법 등으로 ‘공룡 경찰’로 변신하는 만큼 개혁의 필요성은 더욱 커졌다. 수사와 치안 업무를 맡은 경찰은 정권의 충견으로 권력을 행사하기보다 국민에게 봉사하는 조직으로 탈바꿈해 신뢰를 회복해야 한다. 일부 경찰의 비리와 부패를 척결하는 한편 경찰의 수사 능력을 높여 인권침해와 부실 수사가 사라지도록 해야 한다. 이를 위해 경찰 수사의 중립성과 독립성을 보장하되 비대해진 경찰에 대한 견제와 감독 장치를 마련해야 할 것이다.

경찰 개혁의 일환으로 국립경찰대학 개혁이 시급한 과제로 거론되고 있다. 경찰대 출신 경찰은 전체의 2.5%가량에 불과하지만 총경의 60.3%, 경무관의 73.8%, 치안감의 73.5%를 차지하고 있다. 경찰대 출신 위주의 편향된 고위직 진출이 또 다른 파벌을 조장하고 경찰의 발전을 저해한다는 비판이 나오고 있다. 신입 순경 임용자의 90% 이상이 대졸자인 상황에서 특화된 고등교육기관의 필요성은 크게 떨어졌다. 이제는 경찰대와 순경·간부후보 출신 간의 형평성 차원에서도 경찰대 폐지 여부를 신중히 검토해야 할 때다. 더불어민주당이 정부조직법 개정 등으로 신설될 경찰국을 무력화하려는 움직임을 보이는 것도 불필요한 논란과 국민의 혼란을 키운다는 점에서 중단해야 마땅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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