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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기 할퀴고 노인 물고…'사람 잡는' 日 야생 원숭이의 최후

일본 야생 원숭이/연합뉴스




일본에서 어린이와 노인을 포함해 무려 50여명을 공격해 다치게 한 야생 원숭이가 사살됐다.

27일 AFP통신에 따르면 일본 남서부 야마구치현 야마구치시 당국은 시내의 한 고등학교 구내 호수 근처를 떠돌던 수컷 원숭이를 마취총으로 붙잡았다.

한 현지 관계자는 AFP에 "전날 저녁 특수 임무를 부여받은 당국자들이 마취 총으로 원숭이를 쐈다"며 "이 원숭이가 주민들을 공격한 것을 확인했고, 이후 안락사 처리했다"고 상황을 전했다.

원숭이의 나이는 4세로 추정됐으며 키는 약 50㎝ 정도인 것으로 전해졌다.

최근 NHK 등 현지 언론에 따르면 이달 8일부터 야마구치현 오고리 지역 당국에는 원숭이의 공격을 받았다는 신고 전화가 쇄도했다.



가장 어린 피해자는 생후 10개월 된 여아로, 당시 원숭이가 집 1층에 있는 스크린도어가 열린 틈을 타 집 안으로 들어온 뒤 아이를 할퀴고 달아났다.

지난 19일 저녁에는 초등학교로 난입해 10세 남자아이의 팔과 양손을 물어 뜯는 상해를 입혔고, 이튿날 아침에는 60대 여성과 80대 여성을 공격했다.

원숭이의 공격으로 등과 오른쪽 다리를 다친 60대 여성은 현지 언론과의 인터뷰에서 "(원숭이가 공격한다는 소식을 미리 듣고) 조심하며 빨래를 널러 나갔는데, 원숭이가 갑자기 달려들어 피하지 못했다"고 말했다.

창문을 통해 집으로 올라가 10대 전후의 어린 형제를 공격한 사례도 있었다. 현재까지 원숭이의 공격을 받은 피해 주민은 50여명에 달한다.

주민들의 피해가 이어지자 현지 경찰은 주민들에게 반드시 창문을 닫고 생활하라고 권고했다.

오고리 행정부 관계자는 "오고리 지역은 대부분 주거지로, 야생 원숭이가 숲을 떠나 인간에게 해를 끼치는 일은 매우 드물었다"며 "일부 지역에서 곰이나 멧돼지가 주거지로 내려와 피해를 준 일은 있지만 원숭이로 인한 피해 사례는 거의 없었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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