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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분 아파트' 전국 곳곳?…6년차 목수 "노동자들 다 알아"

건설 현장에 화장실 없어…3000명이 일하는 현장에 10개꼴

시간 걸리고 관리자 눈치도 보여…작업 구간 주변에서 해결

안전시설물 설치 제대로 이뤄지지 않으면 문제 지속될 것

지난 5월 경기 화성시 한 신축 아파트 내부 드레스룸 천장에서 인분(빨간색 원)이 든 검은 봉지가 발견됐다. 연합뉴스




최근 경기도 화성시의 신축 아파트 천장에서 인분이 발견된 사건과 관련해 한 건설 현장 노동자가 “그런 일들은 흔하다”며 열악한 건설 현장 환경에 대해 토로했다.

골조 분야 형틀 목수 6년 차로 건설 현장에서 근무 중인 A씨는 28일 CBS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에서 “일반인들이 보기에는 깜짝 놀랄지 모르겠는데 현장에서 일하고 있는 분들은 어느 정도 알고 있었던 내용”이라고 밝혔다.

A씨는 “(건설 현장에) 화장실이 많이 없다”면서 “현장마다 상이한데(화장실은) 거의 대부분 상가 밖에 있거나 1층 사무실 쪽에 있다”고 했다. 이어 “간이 소변기 같은 경우에는 구간별로 조금씩 있는데 큰일을 볼 수 있는 화장실은 거의 대부분 1층에 위치해 있다”며 “23층에서 내려간다면 한 20~30분 잡아야 한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1층까지 가기에는 시간이 오래 걸리고 관리자들의 눈치도 보이고 그래서 작업 구간 주변에다가 볼일을 해결한다”고 말했다.

‘층마다 한쪽 구석에 볼일 보는 장소가 정해져 있느냐’는 진행자의 질문에 A씨는 “정해진 건 없고 현장마다, 일하는 사람마다 다르다”며 “대부분 안 보이는 구석에서 해결하지만, 공사하는 화장실 구간에서 볼일을 보시는 분들도 있다”고 전했다.

민주노총 전국건설노동조합 관계자들이 지난 26일 서울 중구 국가인권위원회 앞에서 건설현장 화장실 및 편의시설 개선 촉구 인권위 진정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연합뉴스




아파트 한 동마다 특정 호수를 ‘똥방’이라고 부르며 인부들이 그곳에서 볼일을 해결한다는 한 시민의 폭로에 대해서는 “굉장히 심한 경우”라며 “그 현장은 일할 시간에 화장실 가지 말고 가까운 층 정해서 볼일을 보고 나중에 시멘트로 묻어버리면 ‘입주자들은 모른다’는 식으로 한 것 같다”라고 추측했다.

A씨는 “인부들이 배설물을 방치하는 것도 문제지만 그렇게 할 수밖에 없는 구조를 만든 책임은 사측에 있다고 생각한다”며 “노동자들에게 돌아가야 할 비용을 사용하지 않는 한 현장에서 배설물 관련 문제는 해결이 쉽지 않을 것 같다”고 예상했다.

한편 전국건설노동조합(건설노조)은 지난 26일 건설 현장 편의시설을 개선해달라며 국가인권위원회에 진정을 제기했다.

이들은 ‘인분 아파트’ 사건의 근본적인 원인은 건설 현장의 열악한 환경 때문이라며 “건설 노동자를 ‘부끄러움도 모르고 파렴치한 인간 막장’으로 여기기 전에 노동자들도 화장실이 없어 곤혹스럽다는 점을 알아달라”고 주장했다. 이어 “3000명이 일하는 건설 현장에 화장실이 10개가 채 되지 않는 경우도 있다”며 “(신축 아파트 인분 사건은) 분명 잘못된 것이지만 왜 그래야만 하는지도 생각해달라”고 재차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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