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 달 넘게 ‘개점휴업’을 이어오던 경기도의회가 여야 양당 조율로 꼬인 실타래가 조금씩 풀릴 전망이다.
경기도의회 더불어민주당과 국민의힘이 2일 오는 8일이나 9일께 의장단선출 등 원구성과 경기도 추가경정예산안 처리를 위한 ‘원포인트 임시회’ 개최에 긍정적인 반응을 보이고 있기 때문이다.
이같은 양당의 논의는 김동연 경기도지사가 이날 ‘불미스런 술자리 행동’으로 물러난 경제부지사와 관련해 도의회에 발 빠른 사과를 하면서 비롯됐다.
도의회 등에 따르면 남종섭 민주당 대표와 곽미숙 국민의힘 대표가 이날 오후 민주당 대표회의실에서 만나 조속한 원구성 및 추경안 처리 문제를 논의했다.
곽 대표는 이날 대표의원실에서 기자들과 만나 “민주당에서 오는 9일 임시회 기획을 제안한 것에 대해서 긍정적으로 검토하고 있다”며 “늦어진 만큼 속도를 많이 내고 있다”고 말했다. 다만 현재 양당 대표단 사이에서 쟁점인 의장 선출 방식은 기존 입장을 밀고 나가겠다고 강조했다. 따라서 의장 선출을 둘러싼 논쟁 해소에는 당분간 시간이 더 필요할 것으로 보인다.
곽 대표는 “어쨌건 전·후반기 의장을 투표로 뽑자라는 얘기는 대표단을 떠나서 3선 의원들 안에서 의결된 거라 혼자 번복하기는 어렵다”며 “협상이라는 것이 원하는 걸 얻기도 하지만 또 상대편이 원하는 걸 줄 수도 있어야 된다”고 말했다.
이어 “한쪽으로 너무 터무니없이 기우는 건 옳지 않다는 생각이 들기 때문에 순리대로 민주당과 풀겠다”며 “제가 우리 의원님들을 설득해야 할 부분이 있다면 설득도 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김 지사가 이날 염태영 전 수원시장을 두 번째 경제부지사로 내정하는 기자회견에서 ‘양당 대표와 도의회에도 심심한 유감 표현’에 대해 곽 대표는 “그렇게 표한한 데 대해서는 본인 굉장히 용기를 내신 것 같으니 그 또한 존중해야 하지 않을까 생각한다”고 말했다.
염 전 시장을 경제부지사로 내정한 것에 대해 곽 대표는 “이렇게 빨리 인사할거라 생각 못했다. 우리랑 논의하시지 않을까 생각했는데 갑자기 내정자 발표하신다고 해서 당혹스러운 건 사실이다. 본인이 계속 급하다고 진행하시는데 한번 논란을 겪었다, 조금 더 신중하셨으면 어떠셨을까 아쉬움도 있다”고 말했다.
김 지사의 양당 대표와의 만남에 대해 곽 대표는 “양당 대표와 지사가 만나는 시간은 한번이 아니라 수시로 해야 한다”며 “여야 동수인 상태에서 지사님이 함께 머리를 맞대고 도민을 위해서 고민도 하고 논의도 해야 하는게 아닐까 생각한다”고 당부했다.
이어 “여야정협의체도 당연히 지사님이 직접 참여하셔야 한다. 그 입장에는 변함이 없다. 이거는 제 생각인데, 염 전 시장님 경우 지방의회를 경험하신 분이니까 그 분이 정무적으로 잘 11대 의회와 논의하지 않을까 하는 기대심리를 지사님이 갖고 계신 것 같은데 그렇다고 그분하고 하는 걸 다 안하겠다는 건 아니고, 결정적인 것들 큰 틀에서 결정할 일은 양당과 지사님이 같이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곽 대표는 술자리 파문으로 물러난 김용진 전 경제부지사의 고소건에 대해 “법제팀하고 회의를 해봐야 알겠지만 어쨌건 좋은 결과로 정리되는 게 낫지 않을까 하는 생각을 갖고 있다”며 고소 취하 의사를 내비쳤다.
< 저작권자 ⓒ 서울경제,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