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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K 159곳 투자할 때 삼성은 5곳뿐…"JY 사면땐 M&A 재시동"[시그널]

■재계 총수 등 '광복절 특사' 12일 발표

SK 최태원 회장 2015년 사면 후

대규모 투자 늘려 재계 2위 올라

李, 경영족쇄 풀면 새먹거리 탐색

반도체·車전장·AI·5G 등 물망에

롯데도 신동빈 회장 사면에 촉각

"신규 사업·빅딜에 탄력 붙을 것"


이재용 삼성전자(005930) 부회장과 신동빈 롯데그룹 회장의 사면·복권 가능성이 높아지면서 재계와 투자은행(IB) 업계는 총수의 귀환에 삼성과 롯데가 그간 움츠려온 기업 인수합병(M&A) 엔진을 재가동할지 주목하고 있다. 경영 활동에 상당한 제약을 받고 있는 이 부회장과 비교해 재계 2위로 공식 발돋움한 SK(034730)그룹은 최태원 회장이 사내·외에서 적극적 활약으로 신규 M&A에 나서 성장 동력을 확보해왔기 때문이다.

실제 SK그룹의 지주사인 SK㈜는 지난 한 해 계열사를 150개 넘게 늘리며 미래 사업을 다각도로 모색한 데 비해 삼성전자의 경우 반도체 등에 대규모 시설 투자를 벌이기는 했지만 신규 종속회사를 5개 늘리는 데 그쳤다. 삼성전자는 2017년 하만 인수 이후 이 부회장이 ‘사법 리스크’에 휩싸여 대규모 신규 투자를 단행하지 못해 반도체를 빼면 성장판이 닫히고 있다는 진단까지 나오는 실정이다.





11일 법무부에 따르면 사면심사위원회가 8·15 광복절 특사 대상자를 12일 발표한다. 심사 대상에는 이재용 부회장과 신동빈 회장 등 대기업 총수들이 포함된 것으로 알려져 재계의 기대감을 높이고 있다. 이 부회장은 국정 농단 사건에 휘말려 2년 6개월의 실형을 확정받고 복역하다 지난해 8월 광복절 가석방으로 풀려났으며 형기는 지난달 29일 종료됐다.

그러나 이 부회장이 5년간 취업 제한과 해외 출장 시 법무부 승인을 받아야 하는 등 경영 활동에 제약이 많아 그룹의 신규 사업을 이끌어가기 어렵고 기민하게 대처해야 할 글로벌 투자 경쟁에서도 뒤질 수밖에 없다는 우려의 목소리는 계속 제기됐다. 한종희 삼성전자 부회장이 나서 올 초 “조만간 의미 있는 M&A가 있을 것” 이라며 ‘빅딜’ 을 예고했지만 지금까지 별 성과가 없는 것도 이 부회장의 경영 보폭이 옹색할 수밖에 없는 그간의 상황과 무관하지 않다는 관측에 힘이 실린다.

삼성그룹 사정에 정통한 IB 업계의 한 관계자는 “이 부회장의 사면이 이뤄진다면 국가 경제 발전이 명분인 만큼 삼성이 대규모 투자를 최우선으로 생각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삼성전자는 반도체 설계 기업인 ARM, 차량용 반도체 기업 NPX반도체와 인피니온 등을 인수 기업 물망에 올려놓은 것으로 전해졌다. 아울러 자동차 전장과 인공지능(AI), 5세대(5G) 통신 및 바이오 분야에서도 투자 기회를 탐색하고 있다.

특히 재계는 2015년 사면된 최 회장 사례에 주목한다. SK그룹은 최 회장 사면을 전후로 투자형 지주사인 SK㈜를 출범시키고 그룹의 투자 전략을 일신하면서 계열사 간 환경·사회·지배구조(ESG)를 테마로 M&A 경쟁을 유도했다. 그 결과 SK는 지난해 말 기준 현대차그룹을 제치고 공정거래위원회가 집계하는 자산 총액 기준 재계 2위로 올라섰다.

SK 관계자는 “SK㈜만 한 해 M&A 등 투자 활동에 자기자본을 1조 원 안팎 투입한다”며 “첨단 소재, 바이오, 그린, 디지털 등 4개 분야에서 계열사와의 시너지를 찾으려는 노력이 수년째 지속되고 있다”고 강조했다. 그룹 전체로는 지난해 20조 원 가까운 자금이 투자된 것으로 추산된다.



실제 SK㈜ 사업보고서에 따르면 지난해 투자와 계열사 재편을 통해 종속회사로 편입된 기업 숫자만 159개에 이른다. 이중 102개 사가 신규 취득한 기업이며 57개는 자체적으로 설립했다. SK의 주력 계열사인 SK이노베이션과 SK텔레콤까지 확대하면 신규 인수 기업은 훨씬 늘어난다. SK㈜의 자산 총액도 1년 만에 20% 넘게 증가한 165조 원으로 집계됐다.

반면 지난해 삼성전자에 신규 편입된 종속기업은 5개에 불과했다. 이마저도 모두 직접 설립한 자회사로 신규 인수 기업은 없다. 지난해 삼성전자의 자산 총액은 전년 대비 12.7% 늘어난 427조 원으로 덩치는 커졌지만 반도체 투자 확대에 기댄 것이다. 문제는 최근 반도체 업계의 사이클이 내리막길을 걷고 있고 휴대폰 등 모바일 부문 역시 글로벌 경기 침체 우려로 확실한 반전을 기대하기가 만만찮다는 것이다.

삼성전자 출신의 한 관계자는 “하만 인수 이전부터 투자 관련 부서에서 글로벌 빅테크 기업 인수가 필요하다는 보고를 계속해 올렸다”면서 “마지막 단계에서 당시 수사를 받고 있던 이 부회장의 상황 때문에 무산된 경우가 여럿 있었다”고 회상했다. 당시 삼성이 인수를 고려했던 기업들은 기업가치가 10배 이상 성장한 것은 물론 자체 경쟁력이 커지며 인수 자체가 어려운 상황이 됐다.

재계 관계자는 “주특기에 활용될 외부 기업을 인수하는 방식으로 성장 동력을 찾아야 하는데 국내에선 대표 사례가 SK”라며 “구글·아마존 같은 글로벌 빅테크들도 정보기술(IT) 분야 유망 기업을 끊임없이 인수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총수의 경영 보폭에 따라 M&A를 둘러싼 명함이 엇갈린 곳으로 신세계와 롯데도 꼽힌다. 신세계 이마트는 지난해 이베이코리아를 비롯해 W컨셉·SSG랜더스 등을 사들이며 유통업의 공식을 깨는 행보를 보였다. 특히 이베이코리아 인수전에서는 3조 4000억 원이 넘는 금액을 써내며 라이벌 롯데를 제쳤다. 정용진 부회장의 결단이 배경이었다.

이베이 인수 경쟁에서 밀린 롯데그룹은 지주에 투자 조직을 강화하고 지난해 사모펀드(PEF)를 통해 한샘과 솔루스첨단소재에 투자했고 올 초에는 브리스톨마이어스스큅(BMS)의 미국 바이오의약품 공장을 인수하며 바이오 사업에 진출했다. 롯데그룹 관계자는 “신 회장의 사면 복권이 단행되면 보다 큰 그림의 투자 실행력이 높아질 것”이라며 “무엇보다 대규모 신규 투자나 기업 인수에 탄력이 붙을 것”이라고 기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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