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월 코픽스가 급등한 가장 큰 이유는 시중은행들의 경쟁적인 수신 금리 인상 탓이다. 통상 기준금리가 인상되면 시장금리가 뛰기 때문에 은행들은 이를 반영해 수신 금리를 조정한다. 하지만 새 정부 들어 예대금리차를 축소하라는 압박이 커지면서 은행들이 수신금리를 기준금리 인상폭보다 더 큰 폭으로 인상하며 코픽스 오름폭에 직접 영향을 미쳤다. 정부의 인위적인 시장 개입이 대출금리 상승이라는 예상된 부작용으로 나타난 것이다.
16일 금융권에 따르면 새 정부의 은행들의 예대금리차 공시제가 오는 22일 처음 시작된다. 은행들이 분기마다 경영공시 항목으로 공개되는 예대금리차의 공시 주기를 월 단위로 단축하고 은행 별 비교가 용이하도록 해 은행 간 금리경쟁을 촉진 시킨 다는게 당국의 목표다. 당국의 압박에 은행들은 예대금리차를 줄이기 위해 지난 달 한은의 기준금리 인상 단행 이후 경쟁적으로 수신금리 올리기에 돌입했다. 수신금리를 인상한 만큼 예대금리차를 줄일 수 있기 때문에 은행이 이자 장사를 한다는 비판을 조금이라도 파할 수 있기 때문이다. 지난 달 새롭게 취급한 상품부터 금리가 공시되기 때문에 은행들은 예적금 금리를 기준금리 인상 폭 보다 더 큰 폭으로 올렸다. 5대 은행(KB국민·신한·우리·하나·농협) 중 하나은행은 정기예금상품 금리를 최대 0.90%포인트, 신한은행은 25개 예·적금상품의 기본금리를 최대 0.70%포인트 올렸다. 우리은행도 적금상품의 금리를 최대 0.80%포인트나 인상했다. 한 시중은행 관계자는 “예대금리차 공시는 대통령의 주요 대선 공약 중 하나일 정도로 큰 이슈”라면서 “올해 예대금리차가 가장 큰 ‘1호 은행’이 되지 않기 위해 신경을 쓸 수 밖에 없다”고 분위기를 전했다.
다만 여전히 업계에서는 예대금리차 공시제 실효성에 대한 의문이 제기되고 있다. 또다른 시중은행 관계자는 “예대금리차 공시제를 의식해 은행들이 수신금리를 인상할 수 밖에 없고 결국 조달비용이 늘면서 코픽스가 뛰어 대출 금리가 덩달아 오르는 상황이 반복될 것”이라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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