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파트 매매 시장과 청약 시장이 동시다발적으로 얼어붙는 가운데 인근 시세에 비해 크게 낮은 가격으로 공급되는 분양가상한제 적용 단지도 미분양 사태를 맞고 있다. 최근 수도권 외곽 공공택지에서 분양한 분상제 단지 2곳은 모두 청약 과정에서 모집 인원의 절반도 채우지 못했다. 지난해까지만 해도 일부 공급 과잉 지역을 중심으로 나타났던 미분양 현상이 수도권 내 ‘알짜 단지’까지 퍼지는 모양새다.
16일 한국부동산원 청약홈에 따르면 이달 민간분양 사전청약을 접수한 인천 중구 영종지구 ‘제일풍경채 영종국제도시’는 9일~10일 진행된 일반공급에서 1212가구를 모집했지만 청약자가 408명에 그쳤다. 이보다 앞서 8일 진행한 특별공급에서는 896가구 모집에 27명만이 지원했다. 일부 당첨자를 추첨제를 통해 선발하는 생애 최초 특별공급에서도 247가구에 14명만이 신청했다. 이 단지는 공공택지에서 분양해 분양가상한제가 적용됐고 주변 시세에 비해 낮은 가격으로 청약자를 맞았지만 기대 밖의 성적표를 받았다.
한국토지주택공사(LH)가 저렴하게 공급하는 공공분양 단지 또한 미분양 사태를 맞이했다. 이달 12일 청약 접수가 마감된 경기 양주시 옥정지구 A-4블록은 1195가구를 모집한 특별공급에 122명만이 청약해 1073가구가 미달됐다. 미달 물량은 일반공급으로 전환됐지만 1순위를 거쳐 2순위 청약까지 진행된 일반공급에서도 1287가구의 공급 물량에 389명 만이 지원해 총 공급 물량 1409가구 가운데 898가구가 주인을 찾지 못했다.
올해 들어 청약 시장은 수도권 등 주요 입지에서도 급속도로 냉각되는 모습을 보이고 있다. 지난달부터 이달 11일까지 경기도에서는 △시흥 센트럴 헤센 △ 원당역 롯데캐슬 스카이엘 △빌리브센트하이 △가능역 하우스토리 리버블리스 △e편한세상 평택 라씨엘로(2-1BL) △e편한세상 평택 하이센트(4BL) 등 총 6개 단지가 입주자를 모집했는데 이 중 4개 단지가 미분양됐다. 1순위 마감에 성공한 단지는 ‘원당역 롯데캐슬 스카이엘’이 유일하다.
박지민 월용청약연구소 대표는 “지난해와 달리 청약 시장이 전반적으로 냉각된 가운데 ‘옥석 가리기’ 현상이 심화되고 있다”며 “인천 영종도와 경기 양주시 옥정지구는 분양가상한제가 적용되더라도 인근 시세와의 차이가 크지 않아 청약자의 외면을 받은 것으로 보인다”고 진단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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