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크라이나 남부 항구에서 흑해를 통한 곡물 수출이 재개됨에 따라 미국이 우크라이나 밀 15만 t을 구입해 저소득 국가에 지원할 예정이다.
미국 대외원조기관인 국제개발처(USAID)는 16일(현지 시간) 성명을 내고 "세계 최악의 식량 위기에 대응하기 위해 유엔 세계식량계획(WFP)에 6800만 달러(약 890억 원)의 자금을 지원해 우크라이나 밀을 구입·운송·저장할 것”이라고 밝혔다.
USAID는 "미국은 우크라이나 전쟁 이후 식량 안보 위기에 대응하기 위해 76억 달러에 달하는 지원을 해왔다"면서 "이번 추가적인 밀 공급으로 기아와 영양실조 등 심각한 식량 위기에 직면한 국가들에 지속적인 비상식량 지원이 가능하도록 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서맨사 파워 처장은 이날 "푸틴의 잔혹한 전쟁으로 인한 세계적 재앙으로부터 회복하는 데 도움을 주기 위해서는 훨씬 더 많은 것이 필요하다"고 호소했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은 이날 “미국은 올해 WFP에 올해 48억 달러를 지원했으며 이는 역대 최대 규모의 지원금”이라고 설명했다.
앞서 지난달 22일 우크라이나와 러시아는 유엔과 튀르키예의 중재 속에 흑해 항로를 통한 우크라이나 곡물 수출 재개와 안전 보장에 합의한 뒤 이달 1일부터 곡물 수출선 출항을 시작했다. 유엔에 따르면 지금까지 21척의 선박이 오데사 안팎의 우크라이나 항구 3곳을 떠날 수 있는 권한을 부여받았다. 옥수수, 밀, 해바라기 가루, 콩, 해바라기 기름 등 총 56만 3317t을 운반할 수 있는 양이다.
WSJ은 “7월 곡물 협정 이후 우크라이나 항구를 드나드는 선박들의 속도가 빨라지면서 최근 며칠간 수송 탄력을 받고 있다”면서 이에 따라 밀 가격 역시 2월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 이래 최저 수준으로 떨어졌다고 설명했다.
특히 이달 16일에는 인도주의적 지원을 위한 밀 수출선이 처음으로 우크라이나를 떠났다. 해당 선박에는 에티오피아에 지원될 2만 3000톤의 밀이 실려있으며 USAID의 자금 지원을 받은 것으로 알려졌다.
전쟁 전 우크라이나는 세계 밀의 약 10%를 수출했으며, 식량 위기가 가장 심각한 중동, 아프리카, 아시아 국가들에 대한 핵심 공급국이었다.
한편 안토니우 구테흐스 유엔 사무총장은 18일 우크라이나를 방문해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 레제프 타이이프 에르도안 터키 대통령과 만난다. 구테흐스 사무총장은 회담을 마친 후 오데사항을 방문해 우크라이나 곡물 수출 현황도 점검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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