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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R 담당자에게 필요한 5가지 퇴직자 커뮤니케이션 역량

[라이프점프×화담,하다] 성은숙 화담,하다 대표의 ‘퇴직 실전 가이드’_3편

전 직원 대상으로 퇴직 커뮤니케이션 시작해야

기업 경쟁력의 원천은 사람…퇴직 프로그램 진지하게 생각해야 하는 이유

이미지=최정문




“아직 6개월이나 남았는데, 왜 벌써 퇴직 이야기를 합니까?”

“특별한 계획은 없지만…지금은 아무 생각도 하고 싶지 않습니다.”

“나는 이 회사 나갈 사람이니, 앞으로 연락하지 마세요!”

한 대기업 계열사의 HR 담당자가 정년퇴직 예정자들과의 커뮤니케이션 과정에서 느끼는 고충을 전해왔다. 이 회사는 올해 상반기부터 정년퇴직 대상자가 생기기 시작했고, 하반기부터 본격적으로 늘어나는 인력 구조를 갖고 있다. 정부에서 시행 중인 재취업지원서비스 의무화제도에 따라 퇴직 예정일 전 관련 교육을 안내하고 참여를 독려해 왔지만, 퇴직 당사자에게 교육을 ‘설득’하기가 쉽지 않다.

또 다른 유통회사는 코로나19로 인해 창사 이래 처음으로 구조조정을 단행했다. 비자발적 퇴직자들의 마음을 감히 헤아릴 수조차 없어 회사의 의사결정 과정에서도 담당자로서 마음을 졸여 왔는데, 퇴직 소식과 함께 재취업지원서비스를 안내하는 것이 여간 고역이 아니다.

많은 퇴직자가 퇴직에 대한 부당함, 퇴직 이후의 두려움, 오래 몸담은 회사와 영원히 이별하게 된다는 서운함 등 복합적인 감정을 공통적으로 경험한다. 일부 퇴직자들은 HR 담당자에게 감정적이고 공격적인 대응을 하기도 하는데, 이로 인해 정서적 어려움을 겪는 HR 담당자들도 다수 있다.

재취업지원서비스가 의무화된 지 3년 차로 접어들었지만, 많은 기업이 운영상 어려움을 호소한다. 의무 이행 대상인 대기업들조차 시행착오를 겪는데, 중견·중소 기업들의 재취업지원 현황은 말할 것도 없다. 현실을 살펴보자면, 상당히 많은 퇴직자가 퇴직금과 별도로 책정된 약간의 교육비를 추가 보상으로 받고 ‘퇴직자 교육을 받은 셈’ 친다. 퇴직 이후의 불확실성, 금전적 보상에 대한 선호, 증명되지 않은 프로그램 내용 등을 고려한다면 한편 납득이 되기도 한다.

그런데 이 방식이 퇴직 당사자에게 선택의 권한을 준 것 같지만, 해당 기업은 재취업지원서비스 의무 이행을 하지 않은 것으로 간주된다. 정부가 2022년 2월 발간한 <재취업지원서비스 운영 매뉴얼> Q&A 편에 ‘사업주가 근로자에게 퇴직 위로금과 전직지원서비스의 선택권을 주는 경우, 근로자가 위로금을 선택했다 하더라도 진로설계 등의 재취업지원서비스를 제공하지 않으면 해당 의무 제도를 이행하지 않은 것’으로 보고 있다.

기업마다 퇴직자들이 본격적으로 증가하고 개별적인 대응이 점점 더 어려워지는 현실에서, 퇴직자를 대하는 HR 담당자들의 역량이 더욱 중요해지고 있다. 본 글에서는 HR 부서 및 담당자가 고려해야 하는 다섯가지 커뮤니케이션 가이드를 살펴보았다.

첫째, 전 직원을 대상으로 퇴직 커뮤니케이션을 시작하라.



모든 사람이 일생에 한 번은 퇴직을 한다. 다만, 오늘 퇴직하는 사람이 내가 아닐 뿐이다. 그 피할 수 없는 현실이 당연한 것으로 받아들여지지 않는다면, 앞으로 퇴직자 커뮤니케이션은 점점 더 어려워질 것이다. 따라서 모든 조직 구성원들에게 퇴직 프로그램을 당연한 것으로 이해시켜야 한다. 또한, 구성원들을 중심에 둔 퇴직 프로그램은 ‘퇴직 이후도 살피는 좋은 회사’로서 구성원들의 동기유발과 지지를 얻을 수 있는 좋은 방법이 된다.

둘째, 개인화된 프로그램을 구상하라.

퇴직자들이 가장 불편하게 생각하는 것은 교육의 내용이 아니다. 집체 형태로 진행되는 운영 방식이다. 많은 기업이 운영자의 입장과 예산만을 고려해 집체교육의 방식을 채택하고 있다. 물론, 집체교육이 반드시 필요한 커리큘럼도 있겠으나, 먼저 퇴직자 개인의 목표와 방향성을 살펴야 한다. 퇴직 당사자에게 반드시 필요한 프로그램들을 중심으로 선택권을 주는 것만으로도 퇴직 대상자들의 만족도와 집중력을 높일 수 있다.

셋째, 퇴직자 별로 다른 커뮤니케이션 코드를 사용해야 한다.

조직 내 정년퇴직, 희망퇴직, 명예퇴직 등 다양한 퇴직 형태가 있다. 필자는 일생일대의 사건인 퇴직 앞에 ‘희망’, ‘명예’라는 아름다운 단어가 조합돼 퇴직자 개인의 정서가 무시되는 암묵적 동의가 정말 안타깝다. 이처럼, 서로 다른 이유로 회사를 떠나는 오랜 동료들에게 퇴직자의 입장에서 적절한 커뮤니케이션을 하는 것이 HR 담당자의 큰 역할 중의 하나이다. 그야말로 회사와의 마지막 순간을 서운함만으로 채워서는 안될 것이다.

넷째, 퇴직 성공 사례를 만들어라.

퇴직 교육 참여율을 높일 수 있는 방법은 퇴직 성공 사례를 만드는 것이다. 앞서 설명한 대로, 퇴직자들이 퇴직 교육 대신 단기적인 금전 보상을 선택하는 이유는 프로그램을 통해 성공한 동료들을 보지 못했기 때문이다. 따라서 새로운 목표를 향해 나아가는 오랜 동료들의 이야기를 접하는 것만으로도 퇴직 교육에 대한 참여율을 높일 수 있다. 더 나아가, 퇴직을 앞둔 재직자들에게도 퇴직의 현실을 객관적으로 검토하고 새로운 목표를 세울 수 있는 현실적인 대안이 된다.

다섯째, 경영진의 지원을 적극적으로 구하라.

앞서 설명한 네 가지 실행 방안은 경영진의 지원 없이는 불가능하다. ‘한 개인의 퇴직에 경영진까지 나설 일인가?’ 혹시 그런 생각이 든다면, 더 큰 방향성을 놓치고 있는 것이다. 2004년 3월 발행된 ‘하버드 비즈니스 리뷰(Harvard Business Review)’의 논문에 따르면, 노령화로 인한 고급 인적자원의 퇴직은 지금까지 그들이 축적해 온 기술, 지식, 경험 및 네트워크 역량이 함께 사라진다는 것을 의미하며, 한번 이탈된 조직 역량을 새로 갖추기 위해서는 엄청난 시간과 자원을 필요로 한다는 점을 강조하고 있다. 따라서 구성원들의 퇴직을 경쟁력 관점에서 살펴야 하므로 경영진의 지원은 필수적이다.

퇴직에 대한 기업들의 인식 변화는 하루아침에 이뤄지지 않는다. 여전히 많은 기업이 퇴직을 개인의 문제로만 인식하고 있고, HR의 대응도 지극히 소극적인 범위에서 이루어져 온 것이 사실이다. 그러나 기업이 마주할 경영환경의 리스크 요소들을 종합적으로 고려하지 않는다면, 기업의 존립 자체가 흔들릴 수도 있는 상황이 됐다.

오랜 경험으로 조직의 중추적인 역할을 담당해 온 4050세대의 퇴직. 피할 수 없는 시대의 변화 앞에서 기업들은 어떤 경쟁력을 갖춰야 할 것인가를 다시 생각해 볼 때다. 기업 경쟁력의 원천은 무엇보다 사람이며, 그것이 퇴직 프로그램을 지금보다 더 진지하게 생각해야 할 이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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