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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30년대 KF21이 한반도 하늘 장악해 北 핵·미사일 제압할 것” [청론직설]

◆양욱 아산정책연구원 부연구위원

세계 4번째 스텔스기 양산, 압도적 공군력이 전쟁 억제

40조원대 폴란드 방산 수출, K무기 브랜드 알리는 계기

방산·군 협력 필수, 美대외군사판매 같은 제도 준비해야

방위사업청으론 한계, 정부에 컨트롤타워 설치해 협업을

양욱 아산정책연구원 부연구위원이 17일 서울경제와의 인터뷰에서 “폴란드에 수출한 K무기가 제대로 정착하면 한국이 손에 꼽히는 방산 대국으로 올라설 수 있을 것”이라고 말하고 있다. /오승현 기자




서울경제와 인터뷰하고 있는 양욱 아산정책연구원 부연구위원. /오승현 기자


최근 한국 방위산업계에는 두 가지 경사가 있었다. 하나는 폴란드에 K2 전차, K9 자주포, FA 50 경공격기 등 한국산 무기 3종을 수출하기로 한 것이다. 1차 계약액만도 10조 원대에 달해 한국 방산 수출 사상 최대 규모다. 또 하나는 스텔스 기능을 장착한 초음속 전투기 KF21의 시험비행이다. 군사 전략 및 무기 체계 전문가인 양욱 아산정책연구원 부연구위원은 17일 서울경제와의 인터뷰에서 “K무기의 성능은 어느덧 유럽 수준에 거의 근접했다”며 “방산 대국이 되려면 무기 수출을 종합적으로 관리하는 컨트롤타워를 정부 내에 설치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어 KF21 개발과 관련해 “2030년대가 되면 스텔스기를 양산하는 세계 네 번째 국가가 된다”며 “그때가 되면 한반도 하늘을 완전히 장악해 북한의 핵과 미사일을 제압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번 K무기의 폴란드 수출 계약 규모는 구체적으로 얼마인가.

△국내에서 제조해 완제품을 보내는 것이 있고 현지에서 생산하는 것이 있다. 또 탄약 운반 장갑차, 지원 전차, 탄약 등 나중에 추가로 공급해야 할 것도 있어 복잡하다. 모두 포함하면 대략 40조 원대에 이를 것이다.

-한국 방산 수출 사상 최대 규모의 계약을 성사시켰는데 어떤 의미가 있는가.

△K무기의 브랜드 가치를 알리는 계기가 됐다. 우리는 북한과 직접 대치하고 있기 때문에 매우 강한 군사력을 갖춰야 한다. 한국은 그동안 좋은 무기를 만들기 위해 노력해왔고 이제는 어느 정도 규모의 경제를 달성했다. 세계 최강인 미국만큼은 아니지만 유럽에 근접하는 경쟁력을 갖추고 있다. 이번에 폴란드에 수출한 무기 체계가 제대로 정착돼 인정받기 시작하면 한국이 손꼽히는 방산 대국으로 올라설 수 있을 것이다.

-K무기의 강점은 무엇인가.

△가격 경쟁력이 우수하다. 규모의 경제를 통해 가격을 낮출 수 있었다. K9 자주포만 봐도 최고 수준으로 알려진 독일제 자주포와 비교해 성능은 비슷한 반면 가격은 2분의 1 정도에 불과하다. 물론 어떤 나라도 가격만 보고 무기를 구매하지는 않는다. 무기는 한 나라의 안보를 지키는 핵심이기 때문에 가격을 넘어 일정 수준의 성능을 갖췄는지, 원하는 시기에 공급할 수 있는지 등 여러 면에서 믿음을 줄 수 있어야 한다. K무기는 그런 면에서 무기 구매국들이 선택할 수 있는 대안이 됐다.

-폴란드는 북대서양조약기구(NATO·나토) 회원국이므로 미국이나 영국·프랑스·독일 등 나토 회원국으로부터 무기를 사들이면 될 텐데 굳이 한국을 선택한 이유가 궁금하다.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 이후 폴란드는 자국이 가진 무기의 상당량을 우크라이나에 넘겼다. 부족한 부분을 서둘러 채워야 하는데 미국은 이미 우크라이나에 지원을 많이 해 여력이 없다. 유럽의 다른 나토 회원국들은 그동안 방산에 지속적으로 투자하지 않아 성능 좋은 무기를 빠른 시간 내에 충분히 공급할 능력을 갖추지 못했다. 가격만 생각한다면 중국 무기를 고려할 수도 있지만 품질에 문제가 생길 수 있고 규격 등 모든 것이 서방과 달라 도입하기에는 무리다. 한국은 어느덧 브랜드 가치를 인정받기 시작한 데다 북한과 대치하는 과정에서 오래 운용해 쌓인 데이터를 보유하고 있다.

-세계 방산 시장 규모는 얼마나 되나.

-방산은 항공우주산업과 밀접한 관계에 있어 통계가 한데 묶여 나오는 경우가 많다. 세계 항공우주 및 방산 시장 규모는 2020년 1조 232억 달러 (약 1330조 원)다. 항공우주를 제외한 방산 시장 규모는 지난해 4526억 달러(약 588조 원) 정도로 추정된다. 올해는 6.8% 성장한 4834억 달러(약 628조 원)로 예상된다.

-K무기 수출 추이는 어떤가.

△2017년 31억 2000만 달러(약 4조 560억 원), 2018년 27억 7000만 달러(약 3조 6010억 원), 2019년 30억 8000만 달러(약 4조 40억 원), 2020년 30억 달러(약 3조 9000억 원), 2021년 72억 5000만 달러(약 9조 4200억 원)다. 이번 폴란드 수출 규모가 최대 40조 원대니까 지난해 전체 수출의 4배가 넘는 셈이다.

-K무기가 수출 산업으로서 역할을 하는 단계까지 올라왔다고 보는가.

△자동차로 얘기하면 소형차인 포니로 시작한 현대자동차가 중형차인 쏘나타를 만들어 본격 수출하는 단계까지 이르렀다고 보면 된다. 그런데 무기 수출은 자동차 등 일반 제조품과는 다른, 그 이상의 관점에서 바라봐야 한다.

-그 이상의 관점이란 무엇인가.

△차는 한 번 구매하면 대개 5~10년을 사용한다. 차보다 구매 주기가 긴 제조품은 많지 않다. 무기는 구매 주기가 매우 길다. 전투기의 경우 한 번 구매하면 최소한 몇십 년을 사용한다. 대부분의 무기가 엄청난 고가이기 때문에 오래 쓴다. 동시에 무기는 국민의 생명을 지키는 장비이기 때문에 가장 강하고 믿을 수 있어야 한다. 단순히 가성비가 좋다고 해서 구매하는 것도 아니다. 따라서 무기를 구매할 때는 품질과 가격을 넘어 판매국과의 관계를 매우 중요하게 고려한다. 한마디로 어떤 나라의 무기를 구매한다는 것은 그 나라를 오래도록 믿을 친구로 받아들인다는 뜻이 된다. 세계 최강의 무기를 생산하는 미국은 이런 점을 잘 알기 때문에 단순히 돈을 많이 준다고 해서 무기를 판매하지 않는다. 철저하게 자국과의 관계를 고려해 판매 여부를 결정한다.

-우리나라가 앞으로 무기를 많이 수출하면 그만큼 우방국을 늘린다는 의미가 있겠다.



△그렇다. 한국과 폴란드는 앞으로 오래도록 친구로 지낼 것이고 또 그럴 수밖에 없다.

-방산이 첨단산업으로서 갖는 의미도 있을 텐데.

△무기는 전쟁이라는 극한 상황에 대비해 만들기 때문에 부품 하나하나에 요구되는 강도·품질·신뢰성 등이 일반 제조품과 완전히 다르다. 예를 들어 일반적으로 쓰이는 볼트의 인장 강도가 100이라면 군대에서 원하는 것은 500~600이 된다. 일반 산업은 효율을 중시하기 때문에 어떤 기술이나 부품이 해당 산업이 인정하는 범위에만 들면 충분하지만 방산에서는 그 기술이나 부품의 한계까지 시험해보는 경우가 많다. 이 경험이 특정 산업에 적용되면 일종의 프런티어 역할을 할 수 있다.

-방산 대국이 되려면 지금 어떤 일들을 해야 하는가.

△방산이 일반 산업과 다른 것은 제품인 무기 수요처가 군대밖에 없다는 점이다. 방산 기업이 특정 무기를 수출하기 위해 테스트를 해보고 싶어도 군대가 도와주지 않으면 불가능하다. 방산 기업과 군대의 협력이 가장 중요한 이유다. 무기 수출이 활성화할수록 핵심 기술을 보존할 필요가 생길 것이다. 미국이 운용하는 대외군사판매(FMS) 같은 제도를 준비해야 한다. 미국은 이 제도를 통해 무기 판매 여부를 결정하고 기술 이전 등 세부 사항도 조율한다. 무기 판매와 관련한 전반적인 사항을 다룰 정부 조직도 필요하다.

-방위사업청이 그런 역할을 하지 않나.

△국방부의 외청인 방위사업청으로는 한계가 있다. 무기를 수출하는 관점에서 보면 산업통상자원부의 역할이 필요하다. 금융 지원이 수출과 연계되면 금융위원회, 상대국 정부와의 협상이 중요해지면 외교부 등 다양한 정부 부처 간 협업이 필수적이다. 이런 문제를 해결하려면 정부 내에 관련 업무를 처리하는 컨트롤타워를 설치해야 하며 최소한 대통령실에 담당 비서관을 둬야 한다.

-지난달 한국형 전투기 KF21 보라매가 첫 시험비행에 성공하자 방위사업청은 세계에서 여덟 번째로 초음속 전투기를 개발했다고 의미를 부여했는데.

△초음속도 중요하지만 스텔스기라는 점에 더 큰 의미가 있다. KF21은 무장하지 않은 상태에서 완전 스텔스이며 무장하면 일부 무기가 외부로 드러난다. 전투기는 스텔스가 되면 5세대로 구분하는데 KF21은 그런 의미에서 4.75세대 정도 된다. 5세대가 되면 스텔스에 더해 최첨단 레이더로 조종사의 상황 인식 능력이 획기적으로 올라간다. 적기와 대치했을 때 훨씬 더 우세한 위치를 점한 채 공격할 수 있다는 뜻이다.

-스텔스기를 개발한 나라들을 꼽는다면.

△스텔스기를 세계 최초로 양산한 나라는 미국이다. 미국은 현존 최고 성능의 스텔스기인 F22 랩터를 보유하고 있다. 두 번째 양산국은 러시아다. 러시아의 스텔스기는 SU57인데 현재 이 전투기가 스텔스 기능을 제대로 발휘하는지는 알려져 있지 않다. 세 번째는 J20을 양산하는 중국이다. 일본도 개발했지만 양산 단계는 아니다. 앞으로 우리가 F21을 양산하면 세계에서 네 번째 스텔스기 양산 국가가 된다.

-2000년 김대중 당시 대통령이 전투기 개발을 지시한 후 시험비행까지 22년 걸렸다. 이렇게 오래 걸린 이유가 뭔가.

△10년이 넘도록 개발해야 되는지 여부를 논의했다. 김 대통령은 큰 방향을 제시한 것이다. 사업 타당성 검토만 일곱 번 했다. 최종적으로 개발하기로 결정한 것은 2015년이다. 양산을 거쳐 실전 배치는 2030년대에 가능할 것이다.

-북한의 주력 전투기와 비교하면 성능이 어떤가.

△북한 주력은 1980년대 중반에 실전 배치된 MIG29다. MIG29 중에서도 초기형이다. 쏘나타 초기 모델과 최신형 쏘나타가 완전히 다른 것처럼 같은 MIG29라도 초기형은 성능이 엄청 떨어진다.

-그렇다면 우리가 굳이 첨단 전투기를 개발할 필요가 있을까.

△우리는 북한의 핵과 미사일을 상대해야 한다. 그러려면 북한에 대해 유일하게 비대칭적으로 제압할 전력이 있어야 하는데 그것이 공군 전력이다. 하늘을 완전히 장악하고 있으면 북한이 미사일을 쏘기 전에 우리가 파괴할 수 있다. 전쟁 억제 차원에서 압도적인 공군 전력은 필수적이다.

◆He is…

1975년 서울에서 태어나 서울대 사법학과를 졸업하고 국방대에서 석사·박사 학위를 받았다. 민간 군사 기업인 인텔엣지를 설립·운영했다. 한국국방안보포럼의 대량살상무기(WMD)센터장을 맡아 북한의 군사전략과 대량살상무기를 연구했다. 아산정책연구원 부연구위원으로 자리를 옮겨 군사 전략과 무기 체계 분석을 맡고 있다. 육군사관학교, 국방대, 한남대 국방전략대학원 등에서 군사전략을 강의하며 각 군의 자문에 응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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