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일 윤석열 대통령을 향해 날카롭게 대립각을 세우고 있는 이준석 전 국민의힘 대표가 한 영화 속 노래에 자신을 빗대 '침묵하지 않겠다'는 뜻을 분명히 했다.
이 전 대표는 18일 자신의 페이스북에 글을 올려 "글을 쓰면서 듣는 오늘의 노동요"라고 적은 뒤 디즈니 영화 '알라딘'의 수록곡 가운데 하나인 'Speechless'(말을 못하는)를 공유했다.
그러면서 이 전 대표는 "이 노래는 MV(뮤직비디오)보다 영화 속 장면이 더 낫다"며 "저는 카페트는 아니고 전기차를 타지만 어쨌든 알라딘의 결말은 'A Whole New World'(완전히 새로운 세상)"라고 썼다.
이 전 대표가 공유한 해당 영상은 지난 1992년에 개봉한 디즈니 애니메이션 알라딘을 각색해 2019년에 실사로 제작된 영화 중 일부로 자스민 공주가 강제로 구금당하게 된 상황에 저항하며 노래를 부르는 장면이다.
영화 속 자시민 공주는 "나를 족쇄처럼 옭아매는 수 세기 변치 않는 법과 규칙들", "조용히 화초처럼 자리를 지켜라. 이젠 참을 수 없어" 등 목소리를 높인다.
뿐만 아니라 "절대 난 무너지지 않아. 어디 한번 내 입을 막고 나를 막아보시지", "나는 침묵하지 않을 거야. 나를 막을 순 없을 거야", "고난이 휘몰아쳐도 무너지지 않을 거야. 입 다물고 살진 않겠어", "해볼 테면 해봐 나를 막을 순 없어" 등의 가사도 이어진다.
이 전 대표가 공유한 해당 영상을 두고 정치권 일각에서는 연일 윤 대통령과 여당을 맹비판하고 있는 이 전 대표가 앞으로도 '강경 대응'을 이어가겠다는 뜻을 드러낸 것 아니냐는 해석이 나온다.
한편 이 전 대표는 이날 윤 대통령과의 갈등을 두고 "지금 상황에서 다 풀려고 하면 굉장히 오래 걸릴 것"이라고 했다.
이 전 대표는 SBS와의 인터뷰에서 '윤 대통령과 직접 만나 오해를 풀 생각이 있는지'를 묻는 진행자의 질문을 받고 이렇게 답했다.
이 전 대표는 윤 대통령에 가장 물어보고 싶은 것으로 '패싱 입당'을 꼽았다. 윤 대통령은 지난해 7월 이 전 대표가 호남 방문으로 서울을 비웠고, 김기현 당시 원내대표도 휴가로 부재중일 때 국민의힘에 전격 입당해 패싱 논란이 제기된 바 있다.
이와 관련, 이 전 대표는 "보통 대선주자나 당에 처음 들어오는 인사들은 많은 사람의 축복을 받으면서 입당하고 싶어하고, 그 절차를 요구하기도 한다"며 "당 대표와 원내대표가 서울을 비운 날을 택해서 입당한 것은 어떤 오해가 있었다고 밖에 볼 수 없다. 그게 무슨 오해인지 아직 못 들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이 전 대표는 "(윤 대통령에 대해) 국민이 가진 이미지는 중후한 분, 추미애 전 법무부 장관이 때려도 인내하고 버티면서 옳은 길을 가는 사람이었다"면서 "(내부총질) 문자가 노출된 뒤 국민들은 겉과 속이 다른 모습으로 인식했다"고 평가했다.
아울러 이 전 대표는 "대통령이 (저에 대해) 다소 불편한 감정이 있었다는 것은 인정하지만 그건 최근에 있었던 어떤 특정한 사건에 대한 것이지, 원래는 그렇지 않다여야 하는데 대통령 측근들이 대응하는 것을 보면 위기 관리 컨트롤 타워가 없다는 얘기"라며 '윤핵관'(윤 대통령 핵심 관계자)을 정조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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