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7일 서울의 낮 최고 기온이 38도까지 치솟으면서 한때 '여성 전용품'으로 여겨졌던 양산이 남성들 사이에서도 필수 아이템으로 자리잡고 있다. 이날 내륙 곳곳에 폭염특보가 발효되고 한낮 자외선 지수는 전국에서 '매우 높음' 수준을 기록했다.
에이블리 빅데이터 분석 결과, 지난 1일부터 21일까지 양산 거래액은 전년 동기 대비 30% 증가했고, 검색량은 231% 급증했다. 특히 우산과 양산 두 가지로 활용할 수 있는 '우양산' 상품 거래액은 56%, 검색량은 122% 증가하며 소비자 관심이 폭발했다.
과거엔 주로 중년층 여성들의 전유물이었지만, 계속된 폭염에 남성들도 양산을 흔히 사용하는 '필수템'으로 받아들이고 있다. 실제로 포털 사이트에서 '남성용 양산'을 검색하면 4만개가 넘는 제품이 검색되는 것을 확인할 수 있다.
이런 변화를 반영하듯 양산의 디자인과 컬러도 다양해졌다. 과거 밝은 색 계통과 레이스 조합이었던 양산에서 벗어나, 남성 구매자를 고려해 '깔끔한', '남성용' 등의 수식어를 사용한 제품이 늘었다. '곰돌이', '래빗' 같은 캐릭터나 '플라워' 같은 패턴 양산 등 디자인 종류도 크게 확장됐다.
사회적 인식 변화는 국가기관 차원에서도 나타났다. 국립국어원은 2021년 양산의 정의를 손질했다. 기존엔 '주로, 여성들이 볕을 가리기 위해 쓰는 우산 모양의 큰 물건'이었는데, 이 중 '주로, 여성들이'라는 대목을 삭제했다.
무신사에 따르면 최근 한 달간(6/14~7/13) 관련 상품 검색량이 우양산(200%), 양산(186%), 선크림(158%), 쿨링(150%), 선글라스(108%) 순으로 급증했다. 선케어 관련 상품 거래액도 전년 대비 136% 상승했다.
무신사 스탠다드의 '쿨탠다드' 제품 판매량도 7월 첫주 간 판매액이 전년대비 130%로 약 2.3배 급증했으며, 6월 한 달간 판매액 역시 전년 대비 약 2배 늘었다.
29CM에서도 약 1개월간(6/1~7/13) 양산 거래액은 전년 동기 대비 80% 이상 증가했으며, 암막우산, 경량양산, UV차단 양산 등 우양산 관련 키워드 검색량도 전년대비 80% 이상 급증했다. 손풍기 키워드 검색량은 전년 대비 240% 이상 폭증했다.
양산 선택 시 자외선 차단지수가 80% 이상인 제품을 골라야 효과를 볼 수 있다. 빛의 차광률도 함께 확인해야 한다. 색깔의 경우 위쪽은 흰색, 안쪽은 검은색인 양산이 가장 효과적이다. 흰색은 위에서 내리쬐는 햇볕을 반사하고, 검은색 안쪽은 바닥에서 반사되는 빛을 차단하기 때문이다.
일반 우산을 대신 사용하는 남성들도 많지만, 자외선 차단을 위해서는 UV코팅이 된 양산을 사용하는 것이 효과적이다. 우리나라 안전품질표시기준에 양산은 85% 이상 자외선 차단이 의무화되어 있지만, 우산엔 별도 기준이 없다. 단, 골프용 우산은 양산보다 높은 90% 이상 차단율을 갖고 있어 예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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