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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물가는 폭등하는데 임금은 그대로"…지구촌 곳곳에서 시위·파업

신흥국·선진국 안 가리는 살인적 인플레…노동자 불만 폭발

아르헨티나 대규모 노동계 시위…"친정부 노조마저"

英 대규모 교통 파업에 운송·교통 혼란 발생도


전세계적인 인플레이션으로 각국이 가계 생활비 부담에 허리를 졸라매는 가운데 최근 아르헨티나와 영국에서는 각각 대규모 시위와 파업이 벌어졌다. 각각 중남미의 신흥국과 유럽의 선진국인 두 나라는 특히나 이례적인 물가 상승세를 겪고 있다는 공통점이 있다. 이에 양국의 노동자들이 물가상승률을 반영한 임금 인상을 요구하며 목소리를 높이는 모양새다.

아르헨티나에서 대규모 노동계 시위…'연말까지 물가상승률 90%↑' 관측도



17일(현지 시간) 아르헨티나 부에노스아이레스에서 노동자들이 임금 인상 및 정부 지원을 요구하며 중심대로에서부터 국회의사당까지 행진하고 있다.AP연합뉴스




아르헨티나 부에노스아이레스에서는 17일(현지 시간) 임금 및 실업수당 인상 등을 요구하는 대규모 시위가 벌어졌다. 이날 아르헨티나 최대 노동단체인 노동총연맹(CGT)을 중심으로 다른 노조들도 가세해 수만 명의 아르헨티나인들이 길거리에 나섰다. 같은 시간 대통령궁 앞 5월 광장에서는 강경 좌파 시위대가 정부의 경제정책을 강하게 비난하면서 급등한 물가로 인한 생활고 해결 및 정부 보조금 인상을 요구하기도 했다.

현지 언론은 2019년 알베르토 페르난데스 대통령이 취임한 후 처음으로 발생한 노동계 대규모 시위라는 점에 주목했다. 부에노스아이레스타임스는 “친정부 성향의 CGT가 고물가에 항의하며 정부 출범 이래 처음으로 시위를 단행했다”면서 “올해 (연말까지) 물가상승률이 90%를 넘길 것이라는 전망이 나오며 많은 정규직 근로자들은 그들의 임금이 빈곤선의 기준인 마켓바스켓(최소한의 생계에 필요한 물품 목록의 화폐 가치)조차 따라가지 못할 것이라는 사실을 깨닫고 있다”고 설명했다.

아르헨티나의 빈곤율은 2019년 하반기 전체 인구의 35%에서 올해 들어 43%에 육박한 상태다. 페소화 가치가 폭락한 동시에 소비자물가는 가파르게 오름에 따라 실질 소득이 쪼그라든 서민 다수가 빈곤층으로 전락한 것이다,

임금 인상 요구 빗발치는 英...교통산업 중심으로 전체 노동계에 파업 물결



19일(현지 시간) 지하철 파업으로 한산한 영국 런던 사우스워크역의 모습.로이터통신


영국에서는 철도·버스·지하철 등 교통 부문을 중심으로 노사 간 임금 갈등이 불거지며 대대적인 파업 바람이 불고 있다.

영국의 철도해운노조(RMT)는 급등하는 물가 상승률을 임금에 반영할 것을 요구하며 18일과 20일에 파업을 단행해 그 여파로 기존 기차 운행의 80%가 중단됐다.



19일에는 런던 지하철과 버스가 멈춰 섰다. 런던교통공사(TfL)의 감원 등 운영비 절감 조치에 반발해 RMT 소속 지하철 노동자 1만여 명이 24시간 파업에 돌입했다. 영국 최대 노조인 유나이트 소속 버스 근로자 1600명도 회사 측이 제안한 임금 인상 폭에 반발해 이틀에 걸친 파업에 들어갔다.

여기에 영국 최대 컨테이너항만인 펠릭스토항도 근로자와의 임금 협상 결렬로 21일부터 29일까지 파업이 예고되며 8억 달러 이상의 교역 차질은 물론 장기적으로 영국 경제에 악영향을 미칠 것이라는 우려가 제기됐다. 블룸버그는 “코로나19로 통근자 수가 줄어들면서 정부가 비용 절감 압력을 가해 철도 등 교통 부문이 특히 큰 타격을 받았다”고 진단했다.

교통 부문을 시작으로 파업이 영국 산업 전반에 퍼질 것이라는 관측도 나온다. CNN은 19일 "영국의 두 자릿수 인플레이션율이 임금을 잠식하고 있다"면서 “변호사·교사·간호사·소방관·폐기물 수거 직원·공항 및 우체국 직원 등 영국의 다른 산업 종사자들도 향후 파업을 계획하거나 파업을 진행하고 있다”고 전했다. 실제로 올 2분기 영국 노동자들의 실질임금은 전년 동기 대비 3% 하락했다. 이는 2001년 통계 집계 이래 최대 낙폭이다.

공통점은 ‘역대 최악의 인플레’...올해 들어 양국 금리인상 5번·8번에도 고물가 이어져


양국은 모두 지난달 소비자물가지수(CPI) 상승률이 수 십년 만에 가장 큰 폭으로 뛰며 최악의 인플레이션을 경험했다.

지난달 아르헨티나의 7월 CPI는 전년 대비 71% 급등하며 30년래 최대폭을 기록했다. 한 달 사이에는 7.4% 올랐는데, 이는 몇 년째 물가상승률 세 자릿 수 대의 ‘초인플레이션’을 겪으며 경제가 마비되었다는 평가를 받는 베네수엘라(7.56%)와 맞먹는 수준인데다 2002년 4월 이후 최고치다.

영국의 7월 소비자물가지수는 전년 동월 대비 10.1% 올랐다. 물가 상승률이 두 자릿수 대를 돌파한 것은 올해 들어 주요7개국(미국·영국·프랑스·독일·이탈리아·캐나다·일본,G7) 중 최초이자 영국에서 40년만에 있는 일이다.

두 나라의 중앙은행은 올해 들어 기준금리를 각각 여덟 차례, 다섯 차례 올리며 인플레이션 안정에 나섰지만 적어도 연말까지는 고물가가 이어질 것이라는 관측이 유력하다.

영란은행(BOE)은 이달 초에는 27년 만에 첫 '빅스텝‘(한 번에 0.5%포인트 인상)'을 단행했음에도 물가 상승률이 연말에 13%가 넘을 것이라고 예상했다. 아르헨티나 중앙은행 역시 이달 기준금리를 9.50%포인트 인상해 69.5%까지 끌어올렸지만 연말까지 물가상승률이 세 자릿수를 돌파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오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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