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로템(064350)이 7557억 원(5억 6320만 달러) 규모의 이집트 전동차 공급 및 현지화 사업을 수주했다.
현대로템은 이집트 교통부 산하 터널청(NAT)이 발주한 카이로 2, 3호선 관련 사업에 현지 민관합작 철도차량 제작업체 ‘네릭(NERIC)’과 함께 참여한다고 25일 밝혔다. 전체 사업 규모는 8802억 원(6억 5600만 달러)이며 현대로템 지분은 전체의 86%다. 네릭의 지분은 나머지 14%에 해당하는 1245억 원(9280만 달러) 규모다.
이번 계약으로 현대로템은 이집트 수도 카이로의 핵심 철도 노선인 2호선과 3호선에 들어갈 전동차를 2028년까지 납품한다. 납품 후 보증기간이 지나면 8년 간 차량 유지보수도 함께 담당한다. 이집트에 납품할 전동차에는 최고 기온 50도를 웃도는 현지 여름철 폭염 속에서도 안정적인 운행이 가능하도록 고온에 최적화된 부품과 객실 내 적정 온도 유지를 위한 에어컨이 탑재된다.
현대로템은 현지 철도차량 제작 기술이전도 함께 추진할 방침이다. 수에즈 운하 공업 단지 개발에 역량을 집중하고 있는 이집트 정부는 이번 협력으로 해당 공업 단지 내 철도차량 생산 공장 설립과 철도차량 현지화 확대를 모두 추진할 수 있게 됐다.
이번 수주 성공에는 정부의 적극적인 수출 외교가 역할을 했다. 기획재정부와 한국수출입은행은 이번 수주를 위해 역대 최대 규모로 알려진 대외경제협력기금(EDCF) 차관 4억 6000만 달러와 수출 금융 1억 달러 등 총 5억 6000만 달러(약 7300억 원)의 금융 지원을 결정했다.
또한 국토교통부는 지난 2월 이집트를 방문해 현지 정부와 ‘한-이집트 철도 협력 업무협약(MOU)’을 체결하는 등 구체적인 사업 진행을 위한 세부 협의를 지속해 왔다. 이번 수주 계약식에도 영상으로 장관 축사 메시지를 전달하고 교통 인프라 분야에서의 협력 의지를 표명했다.
현대로템의 현지 사업 실적도 수주에 한몫을 했다. 현대로템은 2012년 카이로 1호선 전동차 수주로 이집트 시장에 처음 진출한 이래 2017년과 2019년에 각각 카이로 3호선과 2호선 전동차를 연이어 수주했다. 지난해 4월에는 이집트 철도청의 철도 신호 현대화 사업까지 맡으며 현지에서 신뢰를 입증했다.
이번 지원으로 해외 진출 기회가 열린 철도 관련 국내 중소·중견 기업은 100여 개에 달하며 향후 수출 파급 효과는 약 3000억 원에 이를 것으로 전망된다. 고용 유발 효과도 약 5000명으로 추산된다.
현대로템 관계자는 “우리 철도차량의 우수한 품질을 지속적으로 알려온 덕분에 현지 시장에서 계속 입지를 넓힐 수 있었다”며 “적극적인 현지화 노력과 경험이 인근 해외 국가에서 인정받고 있는 만큼 이번 사업 수주를 발판 삼아 향후 해외 철도 시장 점유율을 더욱 높일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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