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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멘트값 인상 철회 안하면 레미콘 셧다운"

900개 레미콘사 규탄대회

1년 세번 인상에 업계 빈사상태

가격요인 투명한 공개 요구하고

독과점 감시·불공정 조사 호소

25일 서울 여의도 중소기업중앙회에서 열린 시멘트 가격 기습인상 규탄대회에서 배조웅(앞줄 왼쪽 두번 째부터) 한국레미콘공업협동조합연합회 회장, 김기문 중소기업중앙회 회장 등 참가자들이 피켓을 들고 가격인상 철회를 요구하고 있다./성형주 기자




“지난해 7월부터 이미 두 차례나 시멘트 가격을 올렸고 이번에 사전 설명도 없이 기습적으로 또 가격 인상 통보를 받았습니다. 31일까지 가격 인상 계획을 철회하지 않으면 건설 현장에 레미콘을 공급하지 않을 것입니다. 오죽하면 10년 만에 이렇게 여의도에 조합사들이 단체로 모여 호소하겠습니까.”

배조웅 한국레미콘공업협동조합연합회 회장은 25일 여의도 중앙회에서 열린 시멘트 가격 인상 규탄 대회에서 “28년 동안 레미콘 사업에 종사하며 이번처럼 힘든 적이 없었다"며 "사업자 등록을 차라리 반납하자, 공장 휴폐업을 하자는 분들도 많지만 일단 하는 데까지는 해보자는 심정으로 이 자리에 나왔다"고 말했다. 이날 규탄 대회에 참석한 전국 900여 중소레미콘업체는 △시멘트업체들의 일방적이고 기습적인 가격인상 철회 △시멘트공급을 볼모로 한 협박과 강요 중단 △시멘트 제조원가 및 인상요인의 투명한 공개 등을 요구했다. 정부에는 시멘트 시장의 독과점에 대한 상시 감시와 불공정거래 사례 조사를 호소했다.

레미콘업계는 시멘트업체들이 2021년 7월 5.1%, 2022년 2월 17%~19%에 이어 또 다시 9월부터 시멘트 가격을 12%~15% 추가 인상할 경우 1년 여간 33%~35% 인상이 이뤄지는 셈이라고 설명했다. 레미콘 업체의 한 관계자는 “시멘트 업체의 일방적인 연쇄 가격 인상에 대다수 중소 레미콘 업체들은 벼랑 끝에 내몰려 피멍이 들고 그로기 상태”라고 말했다. 레미콘 업체들의 실적도 갈수록 악화하고 있다.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유진기업은 올 2분기 영업이익이 전년 동기 대비 24% 감소한 285억 원이었다. 동양은 영업이익이 전년 동기 대비 30% 급감하면서 올 상반기 누적 2억원의 영업손실을 냈다. 특히 이보다 규모가 작은 중소형 업체의 사정은 더 심각한 것으로 파악됐다. 최근 3년간 중소레미콘업체들의 대표자, 법인이 변경된 경우는 폐업 14건, 매각 41건 등 약 132건인 것으로 나타나 많은 중소레미콘업체들이 경영상 어려움을 겪고 있는 것으로 파악됐다.

이날 규탄 대회에서 배 회장은 시멘트 가격 인상이 물가 상승으로 이어지는 중대한 문제인 만큼 정부의 적절한 개입과 지원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그는 “기획재정부 물가정책국으로부터 시멘트 가격 인상이 물가 안정을 저해한다는 판단을 받았다”며 “시멘트 가격 인상은 인플레이션을 가중하는 원인이 될 수 있다”고 주장했다.



레미콘업체들은 시멘트 가격 인상 요인 등을 투명하게 밝힐 것도 요구했다. 시멘트 업계가 유연탄 가격 인상의 기준으로 삼는 호주산 유연탄 비중이 줄고, 러시아산과 인도네시아산 등을 활용해오고 있는데 호주산 시세를 기준으로 가격 인상을 요구하는 것은 설득력이 떨어진다는 것이다. 배 회장은 “레미콘의 경우 자갈, 모레 등 레미콘 제조에 들어가는 모든 원가를 투명하게 공개하는데 시멘트 기업은 원가 공개 요구에 한번도 답을 한 적이 없다”고 지적했다.

시멘트업계는 2017년 한일시멘트가 현대시멘트를, 2018년 아세아시멘트가 한라시멘트를 인수하면서 업계가 7개사에서 5개사 체제로 재편됐다. 현재 5개 시멘트업체가 시장의 94%를 장악하고 있는 상황이어서 레미콘업체가 거래처를 자유롭게 바꾸지도 못하는 실정이라는 게 레미콘 업계의 주장이다. 업계의 한 관계자는 “몇몇 시멘트업체가 가격을 올리고, 공급량을 조절하면 중소레미콘업체들은 꼼짝 없이 끌려갈 수밖에 없는 처지"라며 "중소레미콘업체들은 건설업체에 가격 인상을 요구하기도 쉽지 않다”고 말했다.

반면 시멘트업계는 유연탄 등 원재료 부담을 언급하며 시멘트 가격 인상이 불가피하다는 입장이다. 우크라이나 사태 발생 이후 유연탄 가격이 급등했고, 최근 환율마저 변동성이 커져 원재료 부담이 커진 상황이라는 주장이다. 김기문 중소기업중앙회 회장은 "시멘트 대기업과 중소레미콘 업계간 상생 방안을 마련하고 정부 중재 요청에 나서는 등 총력 지원을 하겠다”며 “시멘트-레미콘-건설사간 산업 생태계의 근본적인 문제 해결을 위한 납품단가 연동제 법제화에도 노력할 것”이라고 밝혔다.

25일 서울 여의도 중소기업중앙회에서 열린 시멘트 가격 기습인상 규탄대회에서 김기문 중소기업중앙회 회장이 배조웅 한국레미콘공업협동조합연합회 회장으로부터 결의문을 전달받고 있다./성형주 기자 2022.08.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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