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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독] 'VC 연봉킹' 김제욱 "스타트업간 M&A 급증해 업계 재편될 것"

두나무·직방·리디 초기 투자로 263억 최고 연봉 기록

삼성전자 나와 벤처심사역 변신 12년 만에 업계 '우뚝'

언론 첫 인터뷰 "남들 다 망설일 때 용기내 투자해야"

"VC간 경쟁 줄고, 투자 기업 몸값 낮아진 지금이 적기"

스타트업에 '성장 위한 투자유치 적극 나서라' 주문도

김제욱 에이티넘인베스트먼트 부사장 /권욱 기자




삼성전자(005930)를 박차고 나와 벤처캐피탈(VC) 심사역으로 변신한 한 청년이 12년 만에 투자업계의 새 역사를 썼다. 에이티넘인베스트(021080)먼트가 2014년 결성해 1조원 넘는 이익을 낼 것으로 추산한 ‘에이티넘 고성장 기업 펀드’의 투자를 이끈 김제욱(45) 부사장이 그 주인공이다. 김 부사장은 1조 수익 중 일부를 성과 보수로 나눠 받은 올 상반기 상여를 포함해 263억원의 연봉을 신고하며 명실공히 국내 최고의 벤처투자가로 입지를 굳혔다. ★ 본지 8월 16일자 1·2면 참조

서울 강남구 에이티넘인베 본사에서 만난 김 부사장은 “창업자나 기업인들을 인터뷰한 적은 많지만 (제가) 언론과 인터뷰를 하는 건 처음” 이라며 쑥스러워했다. 벤처투자업계에선 수년 전부터 ‘미다스의 손’ 으로 불릴만큼 최고의 심사역으로 알려져 있고, 지난달 중순 그의 상여금(261억원)을 포함한 연봉 263억원이 공개돼 ‘연봉킹’ 이란 수식어가 기사마다 따라 붙지만 김 부사장이 투자 철학과 비결을 직접 밝히는 것은 처음인 셈이다. 그는 향후 4년간 비슷한 수준의 상여금을 매년 받게돼 투자업계 최고 연봉 타이틀을 지킬 것으로 보인다.

김 부사장은 복합 위기에 직면한 경제 상황에서 "지금 벤처업계에 닥친 위기도 이전에 겪은 수차례 위기보다 훨씬 심각하다"고 진단했다. 그는 “유동성 부족이나 투자 회수 시장의 침체는 이전에도 있었지만 이번에는 벤처투자가들의 투자 본능마저 크게 위축돼 있다”고 토로했다. 그러면서 “방금 전까지 투자 기업 경영진들과 어떻게 살아남을지 논의하다 왔다” 며 "요즘 매일이 이런 회의인데 위기 상황에선 투자가들이 스타트업의 위기관리에 발 벗고 나설 수밖에 없다"고 설명했다.

특히 그는 글로벌 금리 상승이 지속되며 벤처 투자가 급속히 얼어붙은 데 대해 아쉬움을 표하며 “남들이 다 망설일때 투자하는 용기는 매우 어려운 일” 이라면서도 "없는 자금이라도 최대한 끌어와 적극적으로 투자해야한다"고 강조했다. 김 부사장은 ‘지금이 투자할 때’라고 단언한데 대해 “단지 스타트업의 유동성 문제를 해결하자는 것이 아니고 ‘좋은 스타트업’을 비교적 낮은 기업가치에 투자할 수 있는 기회이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그는 “벤처캐피탈간 경쟁도 줄었고, 스타트업들이 몸값을 높여 자금을 확보하기도 어려워 돈이 있는 투자가라면 유리한 위치에서 베팅할 수 있는 최적의 시기”라고 덧붙였다.



김제욱 에이티넘인베스트먼트 부사장 /권욱 기자


또 김 부사장은 ‘현금이 왕’인 국면이라 “스타트업간 인수·합병(M&A)도 활발해질 것”이라고 내다봤다. 그는 "자금을 미리 유치한 스타트업은 경쟁 열위에 있는 동종 업계 스타트업을 M&A할 최상의 타이밍을 맞고 있다" 며 "M&A로 훌륭한 개발자 등 인재를 영입할 수 있고, 신사업 기회도 창출할 수 있을 것"이라고 밝혔다. 그는 “VC도 스타트업간 M&A 과정에서 다양한 투자 기회를 만들 수 있을 것” 이라고 기대했다.

두나무 설립 초기 투자해 100배에 달하는 수익을 올리고 직방과 리디를 ‘유니콘(기업가치 1조원 이상 신생 기업)’으로 키워낸 투자 천재는 어떻게 투자 기업을 선별할까. 서울대 지구환경과학과 졸업 후 같은 학교에서 컴퓨터공학 석사를 취득한 김 부사장은 “벤처 심사역으로 ‘창업자’에 집중하는데, 크고·어려운 문제를 장기적으로 해결할 수 있는 역량을 먼저 본다”고 말했다. 그는 “창업자라면 만드는 제품과 서비스의 본질을 꿰뚫고 있어야 한다” 며 “글로벌 시장에 도전할 꿈과 경쟁력이 있는지도 중요시 한다”고 강조했다.

김 부사장은 창업자들을 향해 “지금은 투자 유치를 위해 기업가치나 조건 설정에 전향적인 태도를 보일 때” 라고 조언했다. 그는 “스타트업에게 어떤 자원보다 '현금의 가치'가 큰 시기” 라며 "지분율이나 기업가치에 연연하지 말고 적극적으로 투자를 유치해 충분한 성장 자금을 확보해야 한다"고 말했다.

그는 “12년 전 벤처 심사역 초기에는 중소기업 대표는커녕 팀장도 만나기 어려워 아쉬운 말을 해야할 때가 많았다” 면서 “실력을 제법 인정받던 소프트웨어 개발자를 그만둔 것에 한 때 후회도 했으나 기업 현장에서 만난 숱한 역경이 투자가로서 역량을 키워준 자산이었다”며 웃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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