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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그널] 두나무 투자도 두 번이나 퇴짜 놓은 'VC 연봉킹' 이유는?

▶김제욱 에이티넘인베스트 부사장 언론 첫 인터뷰

송치형 두나무 의장과 대학 시절 만나 인연 깊지만

"세번째 만남서 완성된 서비스 보고서야 투자 확신"

가장 기억에 남는 투자처? "역시 처음 투자한 기업"

"카카오 투자기회 놓친건 아쉽지만 잘 몰랐다" 인정

김제욱 에이티넘인베스트먼트 부사장 인터뷰./권욱 기자




김제욱 에이티넘인베스트(021080)먼트 부사장은 국내 벤처투자 업계에서 독보적인 금자탑을 쌓고 있는 두나무와 리디, 직방 등 유니콘으로 성장한 스타트업들을 초기에 발굴해 성장에 일조했고 그가 투자를 이끈 브랜디, 클로버추얼패션, 로앤컴퍼니(로톡), 번개장터 등은 각 분야를 대표하는 스타트업으로 성장했다. 이름만 들으면 알법한 국내 모바일 플랫폼 스타트업 대부분이 김제욱 부사장의 투자를 받았을 정도다.

김 부사장은 상반기에 263억 원의 연봉을 받으면서 벤처캐피탈(VC) 업계 사상 최대 성과금 기록을 세워 자신의 실력을 입증하기도 했다. 두나무와 클로버추얼패션 등을 초기에 투자한 에이티넘 고성장 기업 펀드의 수익이 1조 원을 넘어서면서 심사역 개인에게 주어지는 상여금이 대폭 늘어난 효과다. 벤처 투자 업계를 넘어 금융업계 전체를 통틀어서도 최고 수준이다.

정일문 한국투자증권 대표(상반기 보수 51억 원), 최현만 미래에셋증권 회장(35억 원), 정영채 NH투자증권 대표(22억 원) 등 증권업계 CEO와 비교해도 단연 압도적이다. 아직 미수령한 상여금이 남아있다는 점을 고려하면 김 부사장은 향후 수년간 수백억 원의 보수를 매년 받을 것으로 보인다.

김 부사장은 투자 성공의 비결에 대해 "고성장 기업펀드가 만들어질 당시인 2014년은 모바일 플랫폼 서비스의 태동기였고, 그만큼 유망 투자처도 많았다" 면서 "당시 에이티넘이 큰 펀드를 운용하고 있었던 까닭에 저 같은 심사역들은 좋은 투자처를 놓치지 않고 적극적으로 투자하면서 좋은 성과를 낼 수 있었던 것 같다"고 설명했다.

서울대 지구환경과학과와 컴퓨터공학 대학원을 졸업한 김 부사장은 삼성전자에서 약 8년간 소프트웨어 개발자로 일했다. 삼성전자에서 기술전략 특별팀에 잠시 차출된 적이 있었는데, 당시 삼성벤처투자와 협업하면서 벤처캐피탈에 눈을 뜨게 됐다고 한다. 다른 사업이나 금융 분야보다도 벤처투자 시장에서는 자신의 강점인 개발 지식이 돋보일 수 있을 것으로 생각했고, 얼마 후 삼성전자를 나와 당시 한미창업투자로 있던 에이티넘인베스트먼트로 입사하게 됐다.

벤처투자 업계로 들어온 지 12년. 김 부사장은 2012년~2013년도쯤부터 본격적으로 정보통신기술(ICT) 분야 VC들의 전성시대가 열렸다고 봤다. 당시는 리디, 직방, 로톡 등의 서비스가 생겨났던 시기로, 모바일 플랫폼이 주목받기 시작할 무렵이다.



김 부사장은 "2012년 이전에는 VC들이 제조업, 대기업 하청업체들에 주로 투자했다면 이후에는 지금 말하는 '스타트업'이라고 할만한 회사들이 생겨났다"며 "심사역들이 자신만의 네트워크를 만들고, 창업자들과 적극적으로 소통하면서 투자할 수 있는 새로운 시장이 열렸다"고 설명했다.

지금의 김 부사장을 있게 해준 효자인 두나무에 대한 투자는 적잖이 우여곡절을 겪었다. 김 부사장은 두 차례나 두나무의 투자 요청을 거절했다. 두나무 설립 초창기인 2012년과 2013년 송치형 의장이 김 부사장을 찾아와 투자를 요청했지만 이뤄지지 않은 것이다.

김 부사장은 대신 두나무를 카카오(035720)벤처스, 우리기술투자, 퀄컴벤처스 등에 소개해주며 외부 조력자 역할을 자처했다. 이후 2015년 김 부사장은 두나무의 증권 관련 플랫폼의 성장성을 높게 보고 투자를 단행했다. 당시 두나무의 기업가치는 500~600억 원 안팎이었다. 김 부사장은 "송 의장이 처음 찾아왔을 때는 너무 초기 단계여서 에이티넘이 투자하기 어려웠다"며 "이후 완성된 서비스를 확인한 뒤에는 투자해야겠다는 확신이 생겼다"고 회고했다.

그는 이어 "두나무에 2015년 처음 투자를 하게 됐는데, 이후에도 계속해서 두나무가 투자 기회를 줘 여러 차례 투자를 이어갔다"고 말했다. 김 부사장과 송 의장은 투자자와 창업자로 만나기 이전부터 각별한 인연을 맺어왔다. 수차례 퇴짜에도 송 의장이 김 부사장을 종종 만나게 된 배경이기도 하다.

둘의 첫 만남은 2000년대 초반으로 거슬러 올라간다. 당시 대학원생이던 김 부사장은 연구실 코딩 아르바이트생으로 들어온 대학 3년생 송 의장을 처음 만났다. 이후 서울대 컴퓨터공학과 선후배로서 인연을 이어왔고, 지금은 각 분야에서 최고의 위치에 올랐다. 김 부사장은 "송 의장은 대학 시절에도 천재 개발자로 유명했다"며 "당시 연구실에서 함께 일하며 친하게 지냈고 졸업 후에도 교류는 이어졌다"고 말했다.

김 부사장은 가장 기억에 남는 투자 건으로 ‘인텔리안테크(189300)놀로지스(인텔리안테크)’를 꼽았다. 위성 안테나 전문 기업인 인텔리안테크는 김 부사장이 2010년 VC 업계에 입문하고 처음 투자한 기업이다. 김 부사장은 "인텔리안테크는 경영진 대부분이 30대 초반으로 굉장히 젊은 기업이었다"며 "작은 회사였지만 기술력을 바탕으로 글로벌 시장 진출에 적극적으로 도전하는 모습을 보고 꼭 투자해야겠다고 맘 먹었다"고 말했다. 이후 인텔리안테크는 2016년 코스닥 상장에 성공했고 지금은 글로벌 위성 안테나 1위 기업으로 성장했다.

투자 기회를 놓쳐 가장 아쉽게 생각하는 기업으로는 카카오를 꼽았다. 2010년 카카오가 시리즈A 투자 유치를 진행했는데, 에이티넘에서는 김 부사장이 담당자였다. 창업자인 김범수 전 의장은 당시에도 IT업계에서는 유명 인사였고, 에이티넘 경영진들의 설득도 있었지만 결국 김 부사장은 투자하지 않았다. 그는 "당시 카카오는 메신저 앱일뿐이라고 생각했고, 트래픽이 수익 창출로 이어질 수 있다는 학습이 안돼 있었다" 면서 “공부가 부족했다”고 아쉬워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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