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뻐꾸기 날리는 ‘아사리판 골프’에도 “스코어 계산은 철저”

골프 유튜브 압도적 1위 김구라 인터뷰

구독자 36만명, 누적 조회수 1억 뷰 돌파

‘골프 예능’ 개척…“품은 들지만 돈도 돼”

아들 보며 ‘반성’…“즐기는 골프가 최고”

인터뷰 중인 김구라. 사진=오승현 기자




국내 방송 연예에서 그만큼 독보적인 영역을 개척한 인물이 또 있을까. 정치·경제·스포츠·예술 등 분야를 가리지 않는 잡학다식과 때와 장소를 가리지 않는 독설은 그의 전매특허다. 각종 폭로를 서슴지 않고, 상대의 실명을 거리낌 없이 말하고, 예의로 위장한 가식 같은 건 찾아볼 수 없다. 방송인 김구라(52·본명 김현동) 얘기다.

그는 방송을 넘어 골프 필드에서도 독자 영역을 개척했다. 2020년 1월부터 유튜브 채널 ‘김구라의 뻐꾸기 골프TV’(이하 뻐꾸기 골프)를 운영 중이다. 그의 채널에서 ‘골프는 신사의 스포츠’가 아니다. 상대의 실수는 후벼 파고, 자신에게는 자화자찬을 남발한다. 그야말로 무질서와 무법인 ‘아사리판’이다. 김구라 전에는 존재하지 않았던 골프 예능이다.

김구라는 “접대골프를 제외하고 친구들끼리 즐기는 라운드에서는 서로 약도 올리고 재밌게 하지 않나. 그 모습을 있는 그대로 보여주고 싶었다”고 했다. 김구라의 화법은 이번에도 통했다. 개설 약 2년 반 만에 구독자 36만 명에 누적 조회 수는 1억 뷰를 넘어섰다. 2개의 골프 케이블 방송을 포함해 골프 유튜브 채널 중 누적 조회 수 1억 뷰를 넘긴 곳은 5개뿐이다. 편당 평균 조회 수는 뻐꾸기 골프가 약 58만 회로 압도적인 1위다. 뻐꾸기 골프 외 다른 주요 채널의 편당 평균 조회 수는 30만 회를 넘지 못한다.

‘뻐꾸기 골프’라는 이름도 그의 작품이다. “우리가 요즘은 잘 안 쓰는 표현이지만 ‘뻐꾸기 날린다’고 하지 않습니까. 저희 골프의 정체성이 약간 재밌게 하면서 흔히 하는 말로 약을 올리는 거니까 뻐꾸기 골프라고 한 거죠. 버디가 새를 의미하는 것도 있고요.” 김구라가 자주 날리는 뻐꾸기는 “나갔네. 나갔어” “OB야, OB” “그렇죠” “스윙이 망가졌네” “뭐죠?” “우울하네” “잘 좀 해봐” 등이다.

김구라. 사진=오승현 기자


‘초롱좌’ 박사장과 환상 호흡…"OB야, OB" 평소에도 티격태격

뻐꾸기 골프를 이끌어 가는 또 다른 핵심은 초롱초롱한 눈빛의 귀여운 아재로 등장하는 ‘초롱좌’ 박사장(본명 박노준)이다. 뻔뻔함과 상대의 멘탈을 흔드는 일명 ‘구찌’와 ‘입을 터는’ 능력은 김구라 못지않다. “원래 사업하시던 형인데 10여 년 전 알게 된 후로 친하게 지냈어요. 그 분이 정말 유쾌해서 언제나 공을 칠 때면 즐거워요. 골프 스타일도 예민하지 않고요. 그런 것들이 맞아서 유튜브도 함께 하게 된 거예요.”

김구라와 박사장은 유튜브 속이 아닌 평소에도 티격태격한다고 한다. “보통 골프를 하고 나면 거기서 끝나잖아요. 근데 이 형은 안 그래요. 계속 약을 올려요. 진 걸 안 졌다고 하고, 이긴 건 과장해요. ‘너 퍼팅 그지(거지) 같더라. 우리 집으로 레슨 받으러 와’ 이런 식이죠. 방송에서는 그렇지 않지만 제가 사실 성격상 제일 싫어하는 게 한 얘기 또 하는 거예요. 제가 그 형과의 라운드를 꼼꼼히 기록으로 남겨 놓는 것도 거기에 대응하려고 거예요.” 그러면서도 그는 “그 형과 저의 특수한 관계가 뻐꾸기 골프의 근간”이라고 했다.

김구라는 '초롱좌' 박사장(왼쪽 세 번째)과 티격태격하면서도 환상의 호흡을 자랑한다. 사진 제공=김구라의 뻐꾸기 골프TV


스포츠스타까지 출연진 다양…"품은 들어도 돈 좀 된다"

그동안 뻐꾸기 골프를 거쳐 간 유명인들은 ‘흥궈신’ 김흥국, ‘국민 이빨’ 김성주를 비롯해 가수 김민종, 탁재훈, 홍경민, 배우 이경영, 차태현, 그리고 스포츠스타들까지 다양하다. 대부분 김구라와 평소 친하게 지내는 주변인들이다. 이들은 라운드 전에는 자칭 싱글 핸디캡이라고 자부하지만 김구라와 박사장이 날리는 뻐꾸기에 말려 90타 이상을 치며 무너지는 경우가 허다하다. 인터뷰 당일은 마침 MBC ‘라디오 스타’ 녹화일이었다. 함께 출연하는 김국진에 대해 물었더니 “그 형은 ‘클라쓰’가 다르잖아요”라고 했다. 김국진이 출연한 영상은 조회 수 500만 뷰를 넘겼다.

이쯤 되니 ‘토크에 성역이 없다’는 그의 지론처럼 묻고 싶은 게 생겼다. 과연 유튜브로 돈 좀 벌었을지 대놓고 물어봤다. “저희가 품이 많이 들어요. 카메라 많이 쓰고, 드론 띄우고, 편집 스태프 많고, 방송사처럼 찍는다고 그래요. 오시는 분들한테 약간의 거마비도 챙겨 드려야 하고요. 그럼에도 광고 등이 있어서 수익이 좀 나는 편이에요.” 그의 입에서 나온 ‘수익이 좀 난다’는 말은 ‘꽤 번다’는 뜻으로 들렸다. 얼마 전에는 처음으로 해외에 나가 촬영도 했다.

김구라의 실제 골프 라이프는 어떨까. 2009년 골프에 입문한 그의 베스트 스코어는 82타다. 거리는 많이 나지 않는 ‘또박이 골프’이고, 주로 드로 구질이어서 ‘김드로’로 불리기도 한다. 2011년에는 홀인원을 한 차례 기록한 적이 있다. 대개 한 달에 5~6회, 적으면 3~4회 정도 방송 관련 지인들과 필드에 나간다. 골프 관련 뉴스도 아침마다 꼬박꼬박 챙겨 보는 편이다. 관심 있는 분야의 뉴스를 빼놓지 않고 보는 게 그의 잡학다식 비결 중 하나다.

알려진 것과 가장 큰 차이점은 의외로 ‘과묵하다’는 점이다. 그는 “일단 동반자들과 마주할 시간이 적다”고 했다. “1번 홀부터 18번 홀까지 무조건 걸어요. 동반자들한테 미리 양해를 구하고 진행상 홀과 홀 사이 이동할 때만 잠깐 타요. 그러니 저랑 치면 다들 재미없다고 해요. 진짜 편한 사람과 칠 때를 빼고, 방송에서는 아무래도 과장되게 행동하는 거죠.”



김구라. 사진=오승현 기자


아들 MC그리와 라운드 가장 기억 남아…"흐뭇 보다는 반성"

김구라는 라운드 중 쉴 새 없이 뻐꾸기를 날리지만 스코어 계산만큼은 철저하게 한다. 양파(더블파)도 그대로 적고, 멀리건을 스스로 사용하지도 않는다. 그는 “프로 선수들처럼 엄격하게 플레이를 하는 건 아니지만 스코어는 다 세려고 한다. 저를 아는 분들은 제 스코어 계산이 AI(인공지능) 수준이라고 한다”며 “시작할 때 ‘일파만파’ 안 하고, 끝날 때 ‘올파’ 안 한다”고 강조했다. 그가 생각하는 ‘진상 골퍼’도 스코어를 낮춰 적거나 속이는 사람들이다.

김구라에게 인생 최고의 라운드를 꼽아달라고 했다. 그는 최근 아들 MC그리(본명 김동현)와의 라운드가 가장 기억에 남는다고 했다. ‘골프 황제’ 타이거 우즈도 아들 찰리와 이벤트 대회에 나갔던 걸 ‘인생에 남을 추억’이라고 했다. 김구라의 입에서 그런 말이 나올 걸로 잠시 예상했다.

하지만 김구라다운 답이 돌아왔다. “사실은요. 흐뭇한 게 아니라 반성을 많이 해서 기억에 남아요. 골프가 왜 폼이라고 하는 줄 알겠더라고요. 동현이는 젊고 유연하니까 확실히 폼이 좋아요. 덩치는 제가 훨씬 큰데 거리는 동현이가 20~30m 더 나가더라고요. 왜 한 살이라도 어렸을 때 골프를 배워야 한다고 하는지도 알겠고요. 저를 가르치셨던 프로님들한테는 죄송한 말이지만 ‘제가 골프를 잘못 배웠구나’라고 반성하는 계기가 됐습니다.”

그럼 승부는? “하하. 그건 제가 이겼죠. 아들은 이제 구력이 1년 정도 됐고, 한 열 번 정도 나갔다고 그래요. 아직 100개 넘게 치죠. 근데 조금 더 지나면 저보다는 잘 칠 것 같아요.”

김구라에게 골프에서 이루고 싶은 소망이 있다면 뭘까. “집사람과 아들과 셋이서 나가면 재밌겠다는 생각을 했어요. 70대 타수도 기록해 보고 싶고요. 그냥 즐기는 골프가 최고가 아닐까요?”

프로필

본명: 김현동

출생: 1970년

데뷔: 1993년 SBS 2기 공채 개그맨

주요 수상: 2015년 MBC 방송연예대상 대상, 2018~2021년 MBC 방송연예대상 올해의 예능인상 등

주요 출연작: <썰전> <마이 리틀 텔레비전> <라디오스타> <복면가왕> <예썰의 전당> 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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