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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건강 팁] 정신적 혼란 유발하는 조현병…약물 외에도 다각적인 치료 필요

■ 이중선?서울아산병원 정신건강의학과 교수

100명 중 1명 꼴로 흔히 발생

발병시 다른 질환과 감별 중요

급성기땐 약물치료 '속도가 관건'

개인정신·가족치료법 등 다양


조현병은 10대 후반~20대에 시작해 만성적 경과를 나타내며 정신적으로 혼란된 상태를 유발하는 뇌질환이다. 100명 중 1명 꼴로 발생해 비교적 흔한 병으로 분류된다. 성별에 따른 발생 빈도에는 차이가 없다.

조현병의 원인은 아직까지 명확하게 밝혀지지 않았다. 학계에서는 생물학적 소인과 환경의 상호작용에 의해 발병되는 것으로 보고 있다. 조현병은 뇌의 특정 부위에서 도파민 전달 과정에 이상이 생겼을 때 발현된다. 도파민이 활성화되면서 망상, 환청, 혼란된 사고가 나타나는 것이다. 최근에는 세로토닌 등 여러 신경생화학적 변화의 상호작용이 복합적으로 조현병과 연관되어 있는 것으로도 추정한다. 그 밖에 유전적 경향이 있다고 여겨지는데, 조현병 자체가 유전된다기 보다는 쉽게 병에 걸릴 수 있는 소인이 유전되는 것으로 생각된다. 여기에 환경적 요인도 더해진다.

조현병 환자는 사회적 상황을 적절히 이해하고 대처하도록 하는 인지능력에 문제가 있다고 볼 수 있다. 흔히 분위기 파악을 못한다, 핀트를 못 맞춘다, 눈치가 없다 또는 엉뚱하다는 말로 표현할 수 있는 것들이다. 환자의 사고방식이 자신의 관점에 사로잡혀 있고 타인의 관심사나 기분을 모르기 때문에 환자는 남들이 자신의 언행에 대해 왜 의아해하는지 이해하지 못한 채 주변 사람들의 반응에 피해의식을 가질 수 있다. 옷차림 등 통상적인 사회적 규범을 무시하거나 지나치게 공손한 말투 등이 정도가 지나쳐 어색한 경우도 적지 않다.





조현병은 서서히 발병한다. 환청·망상·이상행동·횡설수설하는 증상과 함께 감정이 메마르고 말수가 적어지며 흥미나 의욕이 없고 대인관계를 유지하기 어려워진다. 조현병 환자는 누군가 말하는 목소리가 끊임없이 들리거나 실제 존재하지 않는 대상이 보이는 환각, 전혀 근거가 없는 엉뚱한 믿음을 갖는 망상 등을 흔히 경험한다.

진단에 앞서 자세한 병력을 듣고 환자의 정신상태를 검사한다. 정확한 진단을 위해서는 가족이 그동안 일어난 일을 자세히 설명해 주는 것이 중요하다. 첫 발병인 경우 다른 신체질환이나 뇌질환으로 인한 증상은 아닌지 감별하기 위해 혈액검사, 뇌 컴퓨터단층촬영(CT), 뇌 자기공명영상(MRI), 뇌파검사, 심리검사 등을 하게 된다. 이처럼 초기에 자세하게 평가하면 조현병 환자의 향후 질병 경과 및 치료반응 예측에도 도움이 된다.



조현병의 치료는 크게 약물치료와 정신치료로 나뉜다. 급성기에는 약물 치료가 가장 중요하며 증상을 상당 부분 호전시킬 수 있다. 약물치료는 스트레스에 민감한 조현병 환자가 스트레스의 영향을 덜 받도록 보호하는 작용을 한다. 따라서 증상이 발생한 뒤 되도록 빠른 시일 내 치료를 시작하는 것이 좋다. 지속적인 약물치료가 재발 방지에 도움이 되며, 환자가 약물 복용을 거부하는 경우 장기 지속형 주사제가 대안이 될 수 있다.

항정신병약물의 부작용에 대해 걱정하는 경우가 많은데, 대부분의 부작용은 초기에 일시적으로 나타나며 위험하지 않다. 특히 최근에 사용되는 약물은 부작용이 훨씬 적은 편이라 일상생활에 지장을 주지 않는 것은 물론이고 중독성도 없다. 하지만 조현병 환자의 40%~60%는 항정신병약물만으로 치료가 부족할 수 있다. 이러한 난치성 환자 대상으로는 클로자핀 또는 전기경련요법 등의 치료가 시행된다. 그 밖에도 환자의 전반적인 문제를 정신과 전문의와 상담하며 여러 가지 문제를 해결하는 개인정신치료, 조현병 환자의 가족이 겪는 고통과 어려움을 상담하는 가족치료, 6~12명의 환자와 1~2명의 치료자가 참여하는 집단정신치료 등이 시행될 수 있다. 조현병은 약물치료 뿐 아니라 다각적으로 접근해 환자를 치료하는 것이 중요하다.

서울아산병원에서는 환자 맞춤형 진료를 제공하기 위해 기계학습 등을 통한 치료반응 및 예후 예측 관련 연구를 활발하게 진행하고 있다. 심박수·수면시간 등 생체신호를 이용해 질병과 관련된 디지털 지표를 찾거나, 재발 방지·환자 관리 등 다양한 영역에서 더 나은 치료에 기여하기 위한 노력도 기울이고 있다. /이중선 서울아산병원 정신건강의학과 교수

이중선 서울아산병원 정신건강의학과 교수. 사진 제공=서울아산병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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