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옵티머스를 소개합니다.”(일론 머스크 테슬라 최고경영자)
30일(현지 시간) 저녁 미 캘리포니아 팔로알토 테슬라 사옥에서 열린 ‘테슬라 인공지능(AI) 데이 2022’. 무대에 서있던 일론 머스크 테슬라 최고경영자(CEO)가 휴머노이드 로봇 ‘옵티머스’를 소개하자 문이 열리며 옵티머스가 등장했다. 메탈과 센서, 카메라로 이뤄진 마네킹의 모습에 관절마다 각종 전선이 연결된 외형이 드러났다. 처음에 팔을 위아래로 움직이다가 무대 앞으로 무릎을 굽히며 어기적어기적 걸어 나오던 옵티머스는 관객석에 손을 흔들었다. 행사의 배경 음악인 전자 음악(EDM)에 맞춰 춤을 추는 것 같은 동작과 함께 참가자들의 호응을 유도했다.
시각 인지, 판단, 커뮤니케이션도 가능
이날 평소에 비해 긴장한 모습을 보인 머스크 테슬라 CEO는 “로봇은 지금 우리가 보여준 것보다 더 많은 것을 할 수 있다”며 “무대에서 넘어지지를 원하지 않아 최소한의 움직임만 선보이게 됐다”고 말했다. 이어 영상을 통해 옵티머스가 무릎을 굽혀 택배 상자를 들어 올려 걸어서 택배를 주인에게 전해주거나 식물에 물을 줄 때는 손가락을 구부려 손목의 힘으로 물 뿌리개를 잡기도 했다. 비교적 사람의 동작과 유사하게 기능하는 모습을 보였다. 이관절 역할을 하는 액추에이터(로봇의 기기 제어 장치)가 28개 탑재됐다. 손에도 액추에이터가 들어 있어 손목과 손가락을 구부리거나 펴는 동작이 가능했다. 특히 손의 자유도를 평가할 때 사람의 손 자유도가 27이라면 옵티머스의 경우 자유도가 11이라는 설명이다. 이외에도 2.3킬로와트의 배터리가 장착됐고 자체 시스템온칩(SoC)가 탑재됐다. 테슬라의 자율주행인 오토파일럿의 하드웨어와 소프트웨어가 옵티머스에도 적용됐다는 설명이다. 머스크 CEO는 “시각 인지, 판단, 커뮤니케이션 등 사람의 능력을 갖추고 있다”고 말했다.
이번 옵티머스 실물 공개는 테슬라가 지난해 열린 AI데이에서 휴머노이드 ‘옵티머스’의 개념을 공개한 지 일년 만에 이뤄졌다는 점에서 의미가 있다. 지난 2월 개발 플랫폼을 만든 이후 로봇 개발에는 6개월 가량 소요가 됐다.
관건은 대량 생산… 차값 보다 싼 로봇 나오나
머스크 CEO는 이제 막 개발 단계인 휴머노이드 로봇의 대량 생산 가능성을 언급했다. 그는 “옵티머스의 차별점은 수백만대에 달하는 대량 생산이 가능하도록 설계됐다는 점에 있다"며 “3~4년 뒤에는 2만 달러(약 2900만원) 밑으로 가격이 책정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자동차보다 낮은 가격”이라고 덧붙였다. 아직 인간과 같은 수준의 업무 수행을 하는 데 있어서는 한계가 분명하지만 만약 기능이 개선되고 대량 생산이 가능하다면 인력 구조를 근본적으로 바꿀 수 있다는 설명이다. 지난 달 머스크 CEO는 테슬라 주주총회를 통해 “ 옵티머스는 인류 문명에 있어서 근본적인 전환을 만들어낼 것”이라며 “경제적 생산량 측면에서 높은 파괴력을 갖고 있다”고 설명했다. 현재 옵티머스 시제품은 테슬라의 캘리포니아주 프리몬트 공장에서 계속해서 기능을 시연하며 이를 정교화하고 있다.
아직 천장에 와이어를 매다는 등 아직 불완전한 움직임을 보이고 있지만 빠르게 기능이 개선될 것이라는 설명이다. 머스크 CEO는 “여전히 옵티머스를 정교하게 해야 할 부분이 많이 있지만 이 컨셉은 계속해서 진화할 것”이라며 “절대 지루하지 않을 것이라고 장담한다”고 강조했다. 보스턴다이내믹스의 경우 이족 보행은 물론 공중제비돌기를 선보인 바 있다. 혼다 ‘아시모'는 경우 달리기, 계단 오르내리기 등 움직임을 자랑한다.
이날 테슬라는 자신들을 전기차 업체가 아닌 ‘여러 스타트업 묶음'이라며 자동화를 강조하는 모습을 보였다. 옵티머스를 통해 제조 현장에서 자동화를 강화할 수 있을 뿐만 아니라 완전자율주행(FSD)을 위한 오토파일럿 시스템 역시 발전시킨다는 것이다. 테슬라는 “현재 16만명의 고객이 FSD 소프트웨어를 활용하고 있다”며 “올해 완전 자율 주행에 한 발짝 다가설 것”이라고 강조했다. 또 2024년까지 핸들과 페달이 없는 로보택시를 내놓겠다는 계획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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