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각을 선언했던 국내 1위 위스키 브랜드 '윈저'의 새 주인 찾기가 다시 원점으로 돌아갔다. 인수를 추진해 온 베이사이드프라이빗에쿼티(PE)가 최근 금리 급등 속 투자자 찾기에 난항을 겪으며 대금 납입 기한을 맞추지 못한 것으로 보인다.
디아지오코리아는 지난달 27일 베이사이드PE와의 윈저 브랜드 매각 계약을 해지했다고 밝혔다. 회사 측은 베이사이드PE가 매각 조건 중 일부를 충족하지 못해 계약 해지 사유가 발생했다고 설명했다.
디아지오코리아는 지난해 12월 윈저 사업을 정리하기로 결정하고 해당 부문에 대한 인적 분할(윈저글로벌)을 마친 상태다. 베이사이드PE는 메티스PE와 컨소시엄을 구성해 총 2000억 원에 윈저글로벌을 인수한다는 계획이었다.
베이사이드는 지분 투자자들로부터 1000억 원 이상을 조달하기로 하고 이 중 500억 원은 디아지오의 영국 본사 디아지오글로벌로부터 출자를 확약 받았다. 나머지 지분 투자금은 더블유아이(WI(073570)) 등 국내 상장사 등을 통해 마련한다는 계획이었다.
그러나 WI가 지난 8월 투자 철회 공시를 내는 등 자금 마련이 난항을 겪었다. 또 다른 상장사 이화전기(024810)와 휴림로봇(090710) 등을 투자자로 유치하려 했지만 이마저도 무산돼 지난달 25일이었던 인수 대금 납입 마감을 지키지 못했다. 상장사들은 국내 위스키 브랜드의 성장성에 크게 매력을 느끼지 못한데다 최근 금리가 급등하자 인수금융이 딜(Deal) 완주에 발목 잡을 까봐 우려했던 것으로 알려졌다.
실제 베이사이드는 하나은행과 메리츠증권 등을 통해 인수금융(주식담보대출) 확보에 총력을 다했지만 결국 조건 협상에 실패했다. 최근 인수금융 시장에선 선순위 금리가 7% 수준까지 치솟으면서 지분 투자자들의 예상 내부수익률(IRR)이 급락하고 있다. 지분투자자는 선순위 인수금융 투자자에 7%를 내어주고도 남을 수익을 내야 하는데 위스키 시장 전체는 하락세이기 때문이다. 올해 불거진 디아지오코리아의 노사 이슈도 금융회사들이 대출을 꺼리게 한 이유 중 하나였던 것으로 분석된다.
베이사이드는 최근 추진했던 인수·합병(M&A) 딜에서 연거푸 고배를 마시며 트랙 레코드에 다시 한번 오점을 남기게 됐다. 이 회사는 2020년 현대중공업파워와 스쿨푸드 인수를 시도했다가 당시 매각 측과 협상이 틀어지며 결국 포기한 바 있다.
이번 윈저 인수전은 베이사이드가 영국 디아지오글로벌 본사를 직접 설득해 회사 분할까지 이끌어냈다는 점에서 아쉬움이 짙게 남는다. 다만 베이사이드는 디아지오코리아의 계약 해지가 부당하다면서 여전히 끈을 놓지 않아 협상의 불씨를 살려낼 지 주목된다.
베이사이드PE 관계자는 “현재 상황에서 어느 일방이 계약 해지를 하는 것은 불가하다”면서 ”거래종결을 위한 의무 사항과 선결 조건이 이행되는 대로 인수를 완료한다는 계획에는 변함이 없다"고 밝혔다.
< 저작권자 ⓒ 서울경제,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