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 들어 세종시에서 ‘2030세대’의 아파트 매수 비중이 전년 대비 크게 늘어난 것으로 나타났다. 세종 집값이 전국에서 가장 많이 하락하며 가격 메리트가 부각되자 젊은 층의 실수요자들이 매매에 나선 것으로 풀이된다.
5일 한국부동산원에 따르면 올 들어 8월까지 세종 아파트 전체 거래량 1815건 가운데 618건(34.0%)은 2030세대가 구입한 것으로 조사됐다. 이 같은 2030세대의 매수 비중은 지난해 같은 기간(24.8%)보다 9.2%포인트 급증한 것이다. 최근 잇따른 금리 인상으로 이자 부담이 늘면서 30대 이하의 매수 비중이 전국의 경우 31.1%에서 28.4%로, 서울은 41.8%에서 34.9%로 감소한 것과는 대조적이다.
세종시 공인중개사들은 지난해 대비 전체 거래는 절반 이상 줄었지만 호가가 크게 떨어진 단지를 중심으로 실거주를 위한 젊은 층의 매수는 오히려 활발해졌다고 설명한다. 보람동 공인중개사 A 씨는 “전세로 살던 신혼부부들이 세종 아파트 값이 크게 하락해 전셋값과 큰 차이가 없게 되자 매수에 나서거나, 어린 자녀가 있는 젊은 가족들이 평형 간 가격 차가 줄자 더 큰 집으로 ‘갈아타기’를 하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또 “올해 3월 이후 세종에 신규 분양이 사실상 없고 앞으로 분양가도 오를 것이라는 생각에 30대 이하에서 매수심리가 확산되고 있다”고 전했다.
윤수민 NH농협은행 부동산전문위원은 “세종은 젊은 공무원 및 공공기관 근로자 등을 중심으로 실거주 수요가 풍부한 지역”이라며 “급등한 집값에 부담을 느꼈던 2030세대 실수요자들이 주택 가격이 크게 하락하자 적극적으로 매수에 나서면서 구입 비중이 높아진 것으로 보인다”고 진단했다.
한국부동산원 통계에 따르면 올해 세종 아파트 가격은 7.51% 하락하며 전국에서 가장 큰 낙폭을 보이고 있다. 대평동 ‘해들6단지e편한세상세종리버파크’ 전용면적 99.2㎡는 지난해 5월 14억 원(21층)에 신고가를 기록했지만 올해 9월 6일에는 8억 5000만 원(15층)까지 하락했다. 고운동 ‘가락마을7단지중흥S클래스프라디움’ 84.9㎡는 2020년 12월 8억 5000만 원(15층)에 신고가 거래가 이뤄졌지만 올해 9월에는 반 토막 수준인 4억 5500만 원에 팔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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