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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E★현장] 신하균·한지민 '욘더', SF 탈 쓴 치열한 심리극…삶과 죽음의 메시지(종합)

11일 오후 진행된 티빙 오리지널 시리즈 '욘더' 제작발표회에 이준익 감독, 배우 신하균, 한지민, 정진영이 참석했다. / 사진=티빙 제공




인간이라면 누구나 죽음 이후의 세계에 대해 상상하기 마련이다. '욘더' 역시 그 상상에서 출발한 작품이다. 영생을 꿈꾸는 게 아닌, '죽음 이후 사랑하는 사람과 만날 수 있다면?'이라는 질문을 품게 만드는 게 작품의 차별점. 겉으로는 SF물이지만, 안으로 들어가 보면 치열한 심리극인 점도 흥미롭다.

11일 오후 티빙 오리지널 시리즈 '욘더'(극본 김정훈/연출 이준익) 제작발표회가 온라인으로 진행됐다. 이준익 감독을 비롯해 배우 신하균, 한지민, 정진영이 참석해 작품에 대해 다양한 이야기를 나눴다.

'욘더'는 세상을 떠난 아내로부터 메시지를 받은 남자가 아내를 만날 수 있는 미지의 공간 욘더에 초대받으면서 벌어지는 이야기다. 죽은 자의 기억으로 만들어진 세계 욘더를 마주한 다양한 군상을 통해 삶과 죽음, 영원한 행복은 무엇인가에 대한 근원적 질문을 던진다.

작품은 제27회 부산국제영화제 온 스크린 섹션에 공식 초청되며 작품성과 화제성을 동시에 인정받은 바 있다. 티빙과 파라마운트+의 첫 번째 공동투자작으로 글로벌 진출해 한국 콘텐츠 열풍을 예고한다.

작품은 이준익 감독이 선택한 OTT 진출작이자, 첫 번째 휴먼 멜로물이다. 이 감독은 "11년 전에 나온 이야기다. 당시 앞서가는 세계관과 설정에 반해 영화로 준비하려고 했는데, 실패했다"며 "세월이 흐르고 OTT라는 새로운 플랫폼이 나오더라. OTT로 하면 이야기를 더 깊게 표현할 수 있을 거라는 마음에 하게 됐다"고 밝혔다.

작품을 기획하게 된 계기는 가상 세계의 표현이라고. 이 감독은 "최근 과학 기술의 발전과 디지털의 현실화로 새로운 단어를 많이 알게 됐다. 메타버스, 버추얼 리얼리티 등 어려운 단어가 이제 익숙해진 시대가 된 것"이라며 "작품에는 크게 세 공간이 나오는데, 리얼리티와 버추얼 리얼리티, 그리고 메타버스"라고 했다.

2023년인 근미래를 배경으로 삼은 것에 대해서는 "SF라고 하면 외계인과 행성이 나와야 될 것 같은데, 그건 아마 미국 영화가 만들어 놓은 세계관일 거다. 꼭 그렇지 않다"며 "우리 삶과 밀접한 순간, 현실과 분리되지 않은 가상 세계를 그리고 싶어서 근미래를 선택했다"고 말했다. 이어 "대부분 SF물이 상황극인데, '욘더'는 지독한 심리극이다. 침착하게 주인공의 내면을 밀고 나가고, 관객이 그걸 쫓을 때 작품의 매력을 알 수 있다"며 "감정의 스펙터클은 우주선 못지 않다"고 강조했다.

'욘더' 신하균 / 사진=티빙 제공


캐스팅은 순조로웠다. 이 감독은 "처음에 시나리오를 쓰면서 주인공을 명명하는데, 그 인물을 어떤 배우를 대입해서 생각하진 않는다. 그런데 이상하게 이번에 그게 정말 잘 맞았다"며 "남자 주인공의 내면일 깊숙이 따라가야 이야기의 끝에 도달할 수 있는데, 그의 진실한 마음이 없으면 따라가기 힘들다. 신하균 말고 떠오르지 않았다"고 했다. 이어 "한지민은 거짓이 없고 솔직하다. 진실한 마음을 가진 사람과 솔직한 사람이 만나면 노력하지 않아도 하모니가 나온다. 이정은은 전에 '자산어보'에서 함께 했는데, 이번에는 정반대로 다르게 쓰고 싶었다"며 정진영은 '왕의 남자'부터 쭉 같이 하고 있다. 이번에 깊이 있게 작업을 같이 했는데, 나이와 관록은 대신할 수 없더라"고 칭찬했다.

배우들은 세계관과 이 감독과의 작업에 이끌려 작품을 선택하게 됐다. 신하균은 "이야기의 세계관과 죽음에 대한 색다른 해석이 마음에 들었다. 이준익 감독님과의 작업에 대한 기대도 컸다"고 말했다. 한지민은 "쉽고 흥미롭게 읽을 수 있는 시나리오가 있는 반면, 대사를 곱씹게 되고 끊임없는 생각과 여운을 주는 작품이 있는데 '욘더'가 후자였다. 오묘하더라"며 "감독님이 그리는 욘더의 세상은 어떨지 궁금했다"고 했다.

'왕의 남자'부터 몇 차례 이 감독과 호흡을 맞춘 정진영은 "감독님이 전에 사극을 많이 했는데, 그 이유는 현실에 붙은 사람들의 이야기를 그려서다. SF에서는 어떻게 펼쳐질지 궁금했다"며 "대본을 받고 '감독님이 하던 거 했네'란 생각이 들더라. SF라서 선입견이 있을 수 있지만, 인간과 인간의 관계라는 점에서 감독님 작품 다웠다"고 말했다.



신하균은 아내의 죽음 뒤 공허한 삶을 이어가는 사이언스M 기자 재현을 열기한다. 그는 "표현을 많이 하는 인물이 아니고, 안에 담고 있는 사람이다. 액션보다 리액션이 주가 된다"며 "많은 표현이 없더라도 섬세하고 미세한 감정 변화로 집중해서 볼 수 있게 했다. 관객들이 재현의 내면을 잘 쫓아와야 되는데, 난 욘더까지 잘 가게끔 가이드를 하는 생각으로 연기했다"고 말했다.

'욘더' 한지민 / 사진=티빙 제공


한지민은 재현의 죽은 아내 이후로 변신한다. 그는 "내가 전에 맡았던 캐릭터는 대부분 자기주도적인 감정을 연기한 거다. 어떤 심정과 감정의 동기부여를 표출하면 됐는데, 이번에는 달랐다"며 "관객들이 재현의 감정을 잘 따라가도록, 재현의 감정이 나오게 연기했다"고 했다.

이어 "죽음 이후의 욘더 세계에 가기 전까지는 일반적으로 이별하는 부부의 감정을 현실적으로 표현하게 중점을 뒀다. 그런데 가상세계는 한 번도 가보지 못한 곳이기에 그 안에서 연기를 어떤 톤으로 해야 될지 어려웠다"며 "재현이 '내가 보고 있는 이후가 나의 진짜 와이프인지 아닌지'를 고민하게 되고 혼란스러워하는데, 마냥 제가 계획한 대로의 감정으로 연기하기가 쉽지 않더라. 재현과 욘더에서 마주쳤을 때 감정은 원래 부부의 관계였던 느낌"이라고 덧붙였다.

욘더라는 세계를 연 뇌과학자 닥터K 역을 맡은 정진영은 "캐릭터 이름 자체가 이니셜이지 않냐. 그만큼 다 드러내지 않고 숨어 있고, 신비로운 인물"이라며 "'당신이 죽어도 사랑하는 사람을 만날 수 있다'는 제안을 하는 묘한 캐릭터다. SF지만 현실성을 갖고 있게 연기하려고 했다"고 말했다.

'욘더' 정진영 / 사진=티빙 제공


배우들은 찰떡 연기 호흡을 자랑한다. 신하균은 " 어려울 수 있고 진중한 소재를 갖고 촬영했는데, 촬영 외 시간은 정말 가벼웠다"고 회상했다. 한지민은 "이정은 선배님과는 5번째 작품이다. 캐스팅 소식을 들었을 때 정말 좋았고, 함께 같이 한다는 것 자체로 의지가 됐다"며 "정진영 선배님이 캐스팅됐다는 소식을 들었을 때는 '내가 기대고 갈 수 있는 부분이 많겠다' 싶었다"고 말했다. 정진영은 "연기 잘하는 배우들이 만나면 당연히 호흡이 잘 맞을 수밖에 없다. 상대방과 교감이 잘 됐다"고 떠올렸다.

특히 신하균과 한지민은 '좋은 사람' 이후 19년 만에 호흡을 맞추게 됐다고. 신하균은 "다시 연기하기까지 오래 걸렸다. 그만큼 배우들이 한 작품을 하고 나면 다시 만나기 어렵다"며 "오랜 시간만큼, '지금 만나려고 기다렸구나'라는 생각이 들 정도로 정말 좋았다"고 말했다.

한지민은 "20년 전에는 나도 처음 주연을 맡아서 어렵고 모든 게 낯설었다. 꼭 한 번 다시 만나고 싶었다"며 "경력이 쌓이면서 '그때 신하균 선배님 나랑 연기하기 힘들었겠구나' 싶더라. 그때 부족한 게 많았다"고 미소를 보였다. 그러면서 "한참 있다 만나길 다행이다. 그때보다 지금 나아졌을 테니"며 "훨씬 더 편하게 소통할 수 있는 사이가 됐다. 대화하면서 촬영하니 좋더라"고 미소를 보였다. 14일 공개.

'욘더' 신하균(좌), 한지민 / 사진=티빙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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