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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만파식적] 드루즈바 송유관





유럽연합(EU) 회원국들은 5월 러시아를 겨냥한 제재안을 놓고 한 달 넘게 진통을 겪어야 했다. 헝가리 등 일부 국가가 러시아산 원유 수입을 금지하는 방안에 대해 강력히 반대했기 때문이다. 원유 소비량의 65%를 러시아산에 의존하는 헝가리는 막판까지 완전 금수를 반대한다는 주장을 굽히지 않았다. EU는 결국 헝가리를 달래기 위해 해상 수송을 통한 러시아산 원유 수입을 금지하되 드루즈바 송유관을 통해 육로로 유입되는 원유는 허용하는 절충안에 합의했다.

드루즈바 송유관은 러시아 동부에서 체코·헝가리·폴란드 등 동유럽 국가 및 독일에 원유를 공급하는 수단이다. 이 송유관은 1958년 프라하에서 열린 경제상호원조회의(코메콘) 결정에 따라 ‘사회주의 동맹국’ 지원을 목적으로 만들어졌다. 드루즈바는 러시아어로 ‘우정’을 뜻한다. 1960년 착공된 송유관은 1964년 10월 완전 가동되기 시작했다. 원유 파이프라인의 총길이는 약 4000㎞로 세계 최장이다. 송유관은 하루 75만 배럴을 공급하며 유럽의 러시아산 원유 수입량의 35%를 책임지고 있다.



드루즈바 송유관은 2019년 4월 고농도 유기 염소가 검출돼 한때 운영이 중단되는 사태를 빚었다. 당시 독일과 폴란드의 정유 회사들은 설비 부식을 막기 위해 송유관을 통한 원유 수입을 중단해야만 했다. 원유 운반을 둘러싼 수송료 분쟁도 끊이지 않고 있다. 올 8월에는 우크라이나가 러시아로부터 매달 1500만 달러의 송유관 사용료(통행세)를 받지 못했다는 이유로 송유관을 차단해 러시아의 반발을 불러일으켰다.

드루즈바 송유관이 11일 원유 누출 사고로 가동이 일부 중단돼 유럽 지역의 에너지 불안을 키우고 있다. 유럽 국가들은 초대형 가스관 ‘노르트스트림’ 등을 통해 천연가스의 40%를 러시아로부터 공급 받고 있다. 유럽의 러시아산 원유 의존도는 25%에 이른다. 러시아에 대한 과도한 가스·원유 의존이 에너지 안보를 위협하고 있다. 우리도 자유민주주의 가치를 공유하지 않는 특정국에 대한 지나친 의존에서 벗어나 공급선 다변화 등을 통해 에너지·자원 수급 안정화에 나서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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