눈이 보이지 않는 이들을 위해 글로 세상을 그려내는 사람들이 있다. 시각장애인을 위해 영화나 드라마 같은 화면 속 등장인물의 표정과 몸짓, 대사없이 처리되는 여러 정보들을 ‘들리는 말’로 전달하는 ‘화면해설작가’다. 책은 10여 년 동안 세상의 모든 표현을 ‘소리의 언어’로 정리해 온 화면해설작가 5명의 고군분투기다. 그들은 시각장애인의 눈이 되어 화면을 해설하는 원고를 쓰고, 작가들은 성우의 목소리에 실려 시각장애인들에게 전달된다. 책은 화면해설작가들의 직업적 철학과 근본적 의의, 세부적인 직업 과정 등을 함께 보여준다. 자신이 본 것을 ‘볼 수 없는 누군가’에게 생생하게 전달하기 위해 그들은 매번 눈을 감은 채 세상을 감상하고 세심하게 고민해 언어를 택한다. 화면해설가의 일은 단지 ‘좋은 일’이 아니라 ‘반드시 필요한 일’이라는 사명감과 믿음이 필요하다. 1만6000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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