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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들 이렇게 사는 게 다 제 탓" 노모 탄원서에…재판부 선처

춘천지방법원 원주지원. 연합뉴스




며느리를 보호하기 위해 아들을 신고한 어머니의 탄원서에 재판부가 집행유예 선처를 내렸다.

14일 법조계에 따르면 춘천지법 원주지원 형사3단독(부장판사 신교식)은 다른 범죄로 집행유예 기간 중 아내가 거주하는 집 창문을 깨뜨린 혐의로 기소된 A씨에게 지난 5일 징역 1년 6개월에 집행유예 6년을 선고했다. 보호관찰과 우울증·알코올의존증 치료 등도 명령했다.

40대 중반의 A씨는 지난 3월 7일 오전 0시 20분께 아내가 거주하는 강원 원주시 집의 베란다 유리창 2장을 깨 재물손괴 혐의로 재판에 넘겨졌다. 그는 초인종을 눌렀는데도 아내가 문을 열어 주지 않자 격분해 바닥에 있던 20여㎝ 크기의 돌덩이를 연이어 집어 들어 던져 베란다 유리창을 파손했다.

신 부장판사는 “비록 다른 전과지만 집행유예 기간 중 자숙하지 않고 이 사건 범행을 저질러 죄질이 무겁다”며 “다만 깊이 뉘우치고 있는 만큼 우울증과 알코올의존증 치료를 잘 받아 제2의 삶을 사시라”한 뒤 A씨 노모의 탄원서를 낭독했다.



A씨의 노모는 탄원서를 통해 “피고인의 엄마입니다. 10대 때 낳은 제 아들은 어렸을 때 남편으로부터 가정폭력을 당했다. 자신은 그렇게 살지 않겠다고 발버둥 쳤는데 아들이 이렇게 사는 게 다 제 탓만 같아 평생의 한”이라고 읍소했다. 그러면서 “(사건 당일) 저는 며느리와 같이 그 집에 있었다. 알코올 치료 후 퇴원한 아들이 찾아와 자신의 집 문을 열어주지 않는다고 홧김에 창문을 부쉈는데, 며느리를 보호하고자 제가 문을 열어주지 않고 경찰에 신고했다”라고 털어놨다.

탄원서 말미에는 “병 고치겠다고 노력했는데 한순간에 무너졌다. 최근에는 이혼 등으로 너무 외롭고 불쌍한 인간이다. 한 번만 용서해 달라”고 아들의 선처를 호소했다.

신 부장판사는 “지금까지 재판하면서 수많은 탄원서를 받아봤지만 가장 마음에 와닿는 탄원서”라고 말했다. 1심 선고 직후 형의 집행을 유예받아 법정을 나선 모자는 치료를 다짐하며 서로를 위로했다.

한편 검찰이 이 선고 이후 일주일 내 항소장을 제출하지 않아 A씨의 1심 형량은 그대로 확정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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