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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광덕 칼럼] 이재명 민주당의 ‘대왕갈치 정치’

野 ‘수박’ ‘갈치’ 논쟁으로 재갈 물리기

내부 총질 앞장선 안민석, ‘자해 정치’

李대표 ‘분신’ 불법자금 체포 부메랑

北도발 속 ‘친일국방’ 몰이, 안보 위협





갈치는 몸매만 칼을 닮은 게 아니다. 이빨도 칼날처럼 날카롭다. 식욕까지 왕성해 닥치는 대로 집어삼킨다. 이러니 꼬리를 동족인 갈치에게 뜯어먹힌 갈치도 많다고 한다. 더불어민주당에서 ‘수박’에 이어 ‘갈치’가 도마 위에 올랐다. 이재명 대표가 대선 패배 직후 2억 원대의 방산 주식을 산 것이 계기가 됐다. 같은 당 전재수 의원이 이 대표에 대해 “지지했던 숱하게 많은 사람이 널브러져 있는데 실망스럽다”고 꼬집었다. 이 대표의 극성 지지층인 ‘개딸’들은 ‘수박(겉은 민주당, 속은 국민의힘이란 뜻)이라는 용어를 동원해 ‘전재수박’이라며 비아냥댔다. 친명계인 안민석 의원은 전 의원을 겨냥해 “갈치는 갈치를 먹고 큰다”면서 “총구를 내부로 돌리는 것은 갈치 정치”라고 쏘아붙였다. 같은 당 조응천 의원은 “전 의원이 갈치라면 안 의원은 완전 대왕 갈치”라고 맞받아쳤다.

갈치를 바다에서 정치로 끌어낸 안 의원은 경기 오산에서 내리 다섯 차례 금배지를 달았다. 수도권 5선 의원이 되려면 남다른 재주를 가져야 한다. 한 인터넷 사전에는 그의 언행을 둘러싼 20여 가지 논란이 소개돼 있다. 그는 장자연 사건의 증인이라고 주장하던 윤지오를 지원하는 모임을 만들었다가 윤 씨의 거짓말 논란이 제기되자 슬쩍 발을 뺐다. 그는 한 민간 업자에게 “X탱이가 답이 없네”라는 욕설 문자를 보낸 적도 있다. 안 의원이 당을 자해하는 ‘갈치 정치’의 본류라는 지적이 나온다. 당내 쓴소리에 재갈을 물리려는 행태로 ‘민주당’이라는 당명에 흠집을 냈다. 안 의원은 “국정감사를 마치면 광화문으로 나가서 국민들과 함께 촛불을 들 생각”이라며 윤석열 대통령 퇴진 촉구 집회에 참석할 뜻을 밝혔다. 무턱대고 임기 중 퇴진을 외치는 것은 헌정 질서 흔들기로 야당에도 득이 되지 않는다.

이 대표야말로 ‘대왕 갈치’ 아니냐는 얘기도 있다. 결국 자신과 당, 나라에 도움이 되지 않는 일을 하고 있기 때문이다. 이 대표는 17일 “국가 역량이 야당 탄압과 정치 보복에 소진되고 있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사법 리스크들을 덮기 위해 ‘정치 보복’ 딱지를 붙이려는 것이다. 하지만 3·4중의 ‘방탄’ 시도에 대해 “뭐가 그리 두려운가”라는 반응들이 쏟아진다. 외려 검찰은 이 대표 주변에 대한 수사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마침 검찰이 19일 이 대표의 최측근인 김용 민주연구원 부원장을 전격 체포했다. ‘대장동 일당’에 불법 정치자금 8억 원을 받았다는 혐의다. 과거 발언들이 부메랑이 될 수 있는 상황이다. 이 대표는 지난 총선 직전 김 부원장의 출판 기념회에서 “제 분신과 같은 사람”이라고 치켜세웠다. 지난해 대장동 개발 의혹이 불거지자 ‘유동규 측근설’을 부인하면서 “측근이라면 정진상·김용 정도는 돼야 하지 않나”라고 했다. 김 부원장의 혐의가 입증될 경우 이 대표는 뭐라고 변명할지 궁금하다.

이 대표는 최근 동해에서 실시된 한미일 연합 군사훈련을 겨냥해 “친일 국방”이라고 매도했다. 이어 “욱일기가 한반도에 다시 걸리는 일이 생길 수 있다”며 반일 정서를 자극했다. ‘친일’ 프레임 및 ‘죽창가’를 정치적 도구로 활용해온 문재인 정권을 빼닮은 전략이다. 대한민국의 안보를 위협하는 북한과 북한의 뒷배 역할을 하는 중국에 대응하려면 한미동맹 강화와 한미일 공조 체제 복원이 불가피하다. 대규모 미군이 주둔한 일본은 유사시 증원군 신속 배치, 정찰·정보 및 대잠수함 작전 협력 측면에서 매우 중요한 이웃 나라이다. 이런데도 우리 내부에서 일본을 ‘주적’처럼 몰아붙이면 ‘진짜 주적’인 북한과 중국만 이롭게 할 뿐이다.

이 대표는 지난 대선 때 “한반도에 진주한 미군은 점령군” “북한이 생존을 위해 핵무기 개발” 등의 발언으로 논란에 휩싸였다. 북한이 문재인 정부의 대화 타령 속에 핵·미사일을 고도화한 뒤 최근 ‘핵 선제 공격’ 법제화에 이어 몰아치기 무력 시위에 나서고 있다. 9·19 남북군사합의를 파기하는 김정은 정권의 연쇄 도발에 경고하지 못하면서 우리와 함께 훈련하는 나라를 때리는 것은 자해이자 이적 행위다. ‘대왕 갈치 정치’라는 소리를 듣지 않으려면 국정 발목 잡기를 멈춰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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