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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카오 먹통…'잘해야 본전' 인프라 엔지니어도 서럽다

인프라 엔지니어, 개발자보다 처우 낮아

카카오 먹통 사태처럼 사고 시엔 가장 바빠져

평소 인프라와 엔지니어에 대한 기업 투자 필요


서비스 먹통 사태 후 정상화될 때까지 카카오(035720)와 SK C&C 직원들이 밤샘 복구 작업을 한 것으로 전해진다. 이번 일에서 보듯 인프라를 제대로 구축해 놓지 않으면 초연결 시대 다양한 기능을 사용할 수 없다. 기업들이 사전에 인프라에 대한 중요성을 인지해야 할 뿐만 아니라 인프라 엔지니어에 대한 인식과 처우 개선이 필요하다는 목소리도 나온다.

19일 오전 경기도 성남시 판교 카카오 아지트 로비에서 직원들이 지나가고 있다. 이날 남궁훈·홍은택 카카오 각자대표는 데이터센터 화재로 인한 장애 관련 기자회견을 열고 대국민 사과를 했다. 남 대표는 사퇴 의사를 밝혔다. 오승현 기자




22일 업계에 따르면 지난 15일 판교 SK C&C 데이터센터 화재 후 카카오와 SK C&C의 인프라팀 엔지니어들은 정상화 때까지 밤샘 복구 작업을 한 것으로 알려졌다. 5일째인 19일이 되서야 정상화됐는데 그제서야 밥 한 끼 제대로 먹었다는 이야기도 전해진다.

인프라 엔지니어는 다양한 하드웨어·운영체제·네트워크 등 정보기술(IT) 인프라를 담당하는 직군이다. 정보 자산과 데이터센터(IDC) 등을 맡아 네트워크를 설계·구축한다. 서비스 장애를 사전에 막기 위해 유지·보수를 하는 것이다. 인프라 엔지니어는 기반 시설, 서버, 보안 등 다양한 분야에 대해 알아야 하는 전문가다. 하지만 기업에서 비용을 문제로 인프라를 소홀히 하거나 유지·보수와 하청의 인식 때문에 웹·앱·서버 등에 종사하는 IT개발자보다 처우가 낮은 게 일반적이다.

15일 오후 화재가 발생한 경기도 성남시 분당구 삼평동 SK 판교 캠퍼스 A동에서 소방관들이 분주하게 움직이고 있다. 연합뉴스




인프라 엔지니어들 사이에서는 이번 카카오 먹통 사태처럼 일이 터질 때는 잘못을 다 뒤집어쓰지만 처우는 열악하다는 자조적 목소리도 나온다. 날을 새며 장애 조치를 하는 등 일은 힘들지만 평상시에는 일을 잘 해도 눈에 띄지 않아 ‘잘해야 본전’이라는 것이다. 한 인프라 엔지니어는 “평소 인프라 엔지니어링에 대한 자부심을 가져왔지만 개발자보다 박봉인 게 현실”이라며 “인프라 엔지니어로 들어오는 후배들이 없거나 있던 후배들마저 개발자로 전향하고 있다”고 했다.

평상시 인프라 엔지니어의 중요성을 알고 처우 개선이 필요하다는 목소리도 나온다. 업계 관계자는 “인프라가 겉으로 잘 드러나지 않다 보니 회사 윗선에서 평소 인프라를 중요하게 생각하지 않는다"며 카카오도 인프라 관리에 소홀해 이번 사달이 났다고 했다. 그러면서 “인프라와 인프라 엔지니어의 중요성에 대해 알고 회사의 지속적인 투자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남궁훈 카카오 각자대표가 19일 경기 성남시 카카오판교아지트에서 데이터 센터 화재로 인한 대규모 먹통 사태에 관해 대국민 사과를 한 뒤 홍은택 공동대표의 카카오 제1데이터센터 설명을 위해 잠시 자리를 양보하고 있다. / 오승현 기자


다만 이번 사태는 거액을 벌면서도 인프라 관리에 소홀한 카카오 경영진의 잘못이라는 시각이 우세하다. 지난 19일 카카오 긴급 기자회견에서 남궁훈 대표는 “이번 사태는 카카오의 비극이지만 IT 업계의 비극이라고도 생각한다"며 “세세하게 조사해 인프라를 담당하는 시스템 엔지니어들이 참고할 수 있도록 공유하겠다”고 했다. 업계 관계자는 “카카오보다 규모가 작은 기업들도 서버 이원화를 해둔다”며 “데이터센터 운영을 착실히 하는 업체들에게 화살을 돌리기 전에 자기 반성이 필요한 것 아니냐”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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