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또 멀어진 '6만전자·9만닉스'…반도체 치킨게임에 '개미 눈물'

삼성전자, 하루 만에 '6만전자' 기대감 와르르

SK하이닉스도 악영향 받으며 시총 3위 내줘

증권가, 삼성전자 전략 긍정적으로 평가하면서도

SK하닉에는 독 될 수 있다고 분석…낸드에 악영향

반도체 주가 반등은 내년 1분기쯤 가능할 것으로 전망





삼성전자(005930)가 ‘반도체 치킨게임’을 시사하자 SK하이닉스(000660)와 마이크론테크놀로지의 주가가 급락했다. 삼성전자 역시 하락을 면치 못했다. 삼성전자의 승부수로 인해 반도체 겨울이 더 혹독하고 길어질 가능성이 커졌다. 올해 4분기부터 SK하이닉스가 적자로 돌아설 것으로 예상되는 가운데 내년 적자 기간이 예상보다 길어질 것으로 전망된다. 그동안 국내 반도체 투톱에 대한 매수 행진을 해왔던 외국인들은 실망 매물을 쏟아내며 매도세로 돌아섰다. 다만 애널리스트들은 공급에 대한 우려는 과도하다며 바닥을 찍은 주가는 내년쯤 반등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28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삼성전자는 전 거래일 대비 3.70% 하락한 5만 7300원에 거래를 마쳤다. 전일 두 달 만에 처음으로 ‘6만 전자’를 회복하며 반등에 대한 기대감을 키우던 개미들의 실망감도 커졌다. SK하이닉스 역시 전일 대비 7.33% 주저앉은 8만 3400원에 거래를 마치며 코스피 시가총액 3위 자리를 삼성바이오로직스에 내줬다. 외국인 투자가들의 실망 매물도 쏟아지며 28일 외국인은 삼성전자를 1468억 원, SK하이닉스를 1459억 원가량 내다 팔았다.

국내 양대 반도체주 하락에는 삼성전자가 감산 없이 공격적인 경영을 이어가겠다고 밝힌 것이 악영향을 미친 것으로 풀이된다. 전일 삼성전자는 올해 3분기 영업이익이 전년 대비 31.39% 감소한 10조 8520억 원을 기록했다고 밝혔다. 실적 부진에 감산 기대가 커졌지만 한진만 삼성전자 메모리사업부 부사장은 “인위적 감산을 고려하지 않는다는 기본 입장에는 변함이 없다”고 감축설을 일축시켰다.



업계에서는 삼성전자가 다시 ‘반도체 치킨게임’을 시도하는 것이 아니냐는 목소리도 나온다. 현재 삼성전자는 D램과 낸드플래시 분야에서 가장 높은 점유율을 확보하고 있다. 또한 업계 최초로 극자외선(EUV)을 도입한 D램을 생산하는 등 기술력도 뛰어나다. 이에 규모의 경제와 기술력을 바탕으로 단기적 손실을 감수하고서라도 시장점유율을 늘리겠다는 의지를 밝힌 것이 아니냐는 분석이 제기됐다. 삼성전자의 엄청난 자본력도 치킨게임 논란에 힘을 보탰다. JP모건은 최근 발간한 보고서에서 “삼성전자의 순현금은 시가총액의 33% 정도로 역사적 고점 수준”이라고 설명했다.

주가 하락과 달리 증권가에서는 장기적으로는 삼성전자가 이번 게임의 승자가 될 수 있다는 긍정적인 평가가 나온다. 도현우 NH투자증권 연구원은 “(감산 및 투자 축소 등으로) 일부 구조조정이 이뤄지고 생존한 업체는 2024년 대규모 실적 개선이 가능할 것”이라며 삼성전자의 목표주가를 기존 6만 7000원에서 7만 2000원으로 올려 잡았다. 최도연 신한투자증권 이사 역시 “경쟁사들이 감산, 투자 설비 감축 등으로 대응하고 있는 현 상황에서 삼성전자의 가장 합리적인 선택은 ‘삼성전자 홀로 물량 확대 전략을 선택하는 것’이 될 수 있다”며 “이를 통해 삼성전자는 업황 턴어라운드 시점 지연을 막으면서도 시장점유율까지 상승시킬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씨티증권은 삼성전자에 대해 “이번 결정으로 삼성전자는 메모리 다운사이클의 승자가 될 것”이라며 “기술 리더십도 공고해질 것”이라고 전망했다.

다만 삼성전자의 결정이 SK하이닉스에는 독이 될 수 있다는 분석도 나온다. 씨티증권은 SK하이닉스에 대해서는 “(삼성전자의 정책이) 내년 낸드플래시 공급에 부정적인 영향을 줄 수 있다”며 우려를 표했다. 이날 SK하이닉스의 주가가 더 크게 떨어진 것도 이런 이유다. ‘강자’인 삼성전자가 이번 치킨게임에서 상처를 입는 정도라면 상대적으로 체력이 약한 경쟁자들은 ‘치명상’을 입을 수 있다는 해석이 나온다. 이에 한화투자증권은 SK하이닉스의 목표주가를 기존 11만 7000원에서 11만 원으로 낮췄고, SK증권(13만 원→12만 원), NH투자증권(12만 5000원→11만 7000원) 등도 일제히 목표주가를 하향 조정했다.

한편 반도체주 주가 반등은 내년 1분기쯤, 실적 개선은 내년 2~3분기쯤 이어질 것으로 전망된다. 채민숙 한국투자증권 연구원은 “삼성전자의 발언에 공급에 대한 우려가 커지며 주가가 하락했지만 이는 과도해 보인다”며 “(삼성전자의 원래 의도는) 지난 분기 경쟁사에 뺏긴 2~3%의 시장점유율을 되찾아오겠다는 정도로 해석하는 것이 맞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채 연구원은 바닥을 찍은 현 주가가 내년 1분기쯤 반등할 것으로 분석했다. 노근창 현대차증권 센터장 역시 “업황 부진에 대한 부담은 이미 주가에 선반영된 것으로 보인다”며 내년 2~3분기쯤 실적 개선이 이뤄질 것이라고 설명했다. 다만 당초 SK하이닉스는 올해 4분기 적자 전환 이후 내년 상반기 업황 개선에 힘입어 적자 탈출을 할 수 있을 것이라는 전망이 그동안 지배적이었으나 삼성전자의 강공으로 인해 흑자 전환 시기가 상당히 지연될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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