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셜미디어 트위터를 인수한 테슬라 최고경영자(CEO) 일론 머스크가 직원 절반을 단숨에 해고하고 비상 경영에 나서자 직원들 사이에서 악평이 잇따르고 있다.
6일(현지시간) 경제 매체 인사이더에 따르면 직장인들의 익명 리뷰 애플리케이션인 블라인드에서 한 트위터 직원은 "잔인한 의사결정권자가 (트위터라는) 배의 키를 잡았다"며 "스릴을 좋아하는 사람들에게 이런 비상 근무는 신이 난다"고 비꼬았다. 다른 직원도 "인정이 있고 사람을 우선으로 하는 직장 문화가 완벽하고 빠르게 파괴됐다"고 비난했다.
한 소프트웨어 선임 개발자는 머스크가 트위터를 인수한 이후 회사가 직원들을 "노동 로봇"으로 취급한다고 비판한 뒤 "24시간 내내 사무실에서 일하고 잠자면서 성취감을 느낄 수 있다"고 꼬집었다. 또 "트위터는 혼돈에 빠졌다. 머스크 자존심은 화성만 한데 본인이 무엇을 하는지 전혀 모른다"는 글도 블라인드에 게재됐다.
트위터가 직원들에게 정리해고를 예고하는 메시지를 보냈던 날에는 "머스크가 인수하기 전까지는 회사가 좋았다"는 글이 올라오기도 했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은 머스크의 이 같은 행보에 대해 "경영 전문가들이 지난 수십 년 동안 쏟아냈던 많은 금언을 무시했다"고 촌평했다. 회사를 인수할 경우 첫 90일 동안 직원들을 만나 소통하고 회사 제품 개선 방안을 고민하는 기존 CEO들과는 뚜렷한 차이를 보였다는 것이다.
WSJ은 전문가들을 인용해 머스크가 속도전, 새로운 제품에 대한 강박, 기존 기업 문화와 구조에 대한 혐오를 특징으로 하는 경영 스타일을 보인다고도 지적했다. 수십 개 기업 CEO의 조언자 역할을 해온 조엘 피터슨 전 제트블루 항공 회장은 트위터 인수 이후 머스크의 조치에 대해 "그를 나무라는 것은 아니지만 우상 파괴적이고 특이하다"고 꼬집었다.
앞서 트위터는 지난 4일 전체 직원 7500명 중 절반인 3700명을 해고했다. 이에 대해 머스크는 "회사가 하루에 400만 달러(56억여 원)가 넘는 적자를 보고 있어 선택의 여지가 없다"고 설명했다. 사용자 계정이 진짜임을 인증해주는 '블루 체크' 기능을 유료 서비스로 전환하겠다고 했다.
하지만 성급한 대량 해고와 제품 유료화의 부작용은 바로 나타난 것으로 보인다고 외신들은 전했다. 블룸버그 통신은 소식통을 인용해 트위터가 일부 필수 인력을 실수로 해고함에 따라 직원 수십 명에게 다시 복귀를 요청하고 있다고 보도했다.
회사 측은 머스크가 구상하는 새 기능을 구축하는데 필요한 인력이 해고 대상에 포함됐다는 사실을 뒤늦게 파악한 것으로 전해졌다. 또한 블루 체크 기능의 유료화도 사용자들의 광범위한 반발에 직면하면서 출시 일정이 미국 중간선거 이후로 미뤄졌다고 CNN 방송은 전했다.
머스크는 인프라 부문에서도 연간 최대 10억 달러(1조4000억여 원) 비용 절감을 지시한 것으로 알려져 사내에선 혹여 '트위터 먹통' 사태가 발생하는 것 아니냐는 우려마저 제기되고 있다.
유엔(UN)과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 등은 머스크의 이 같은 행보에 우려를 나타내기도 했다. 폴커 튀르크 유엔인권최고대표는 인권최고대표사무소(OHCHR) 홈페이지에 공개한 서한으로 "당신이 이끄는 트위터에서 인권이 경영의 중심이어야 한다"고 촉구했다. 바이든 대통령도 "일론 머스크가 나가서 세계 전체에 거짓말을 내보내고 뿜어내는 수단을 사들였다. 미국에는 이제 편집자가 없다"고 꼬집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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