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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 정은지의 서른, 약속 지키는 어른이 됐다는 것(종합)


[인터뷰①] 정은지 "에이핑크 멤버들, 앨범 못 들어봐…보미가 할 수 있겠냐 걱정"

[인터뷰②] 정은지 "조용필 '꿈' 리메이크 허락 오래 걸려…'수리남' BGM은 기회"

그룹 에이핑크 정은지가 첫 번째 리메이크 앨범 '로그'를 발표한다. / 사진=IST엔터테인먼트 제공




“서른에 앨범을 내게 된 정은지입니다.”

그룹 에이핑크 겸 배우 정은지가 인터뷰를 시작하며 인사로 건넨 첫 마디다. 팬들에게 서른 살이 되면 리메이크 앨범을 내겠다고 소소하게 약속한 것을 실현시키는 순간이다. 여느 때보다도 바쁜 일정으로 힘에 부치는 한 해였지만, 약속을 지킬 수 있는 것에 뿌듯함이 가득하다.

‘로그(log)’는 정은지의 첫 번째 리메이크 앨범이자 2년 3개월 만의 솔로 컴백작이다. 여행과도 같은 인생을 선배들의 음악으로 재해석하고 다시 기록한다는 의미에서 앨범명을 ‘로그’로 결정했다.

정은지는 서른 살에 솔로 앨범을 낼 수 있다는 것에 감격했다. 지난해부터 준비를 시작했지만, tvN 예능 ‘산꾼도시여자들’, JTBC 예능 ‘두 번째 세계’, tvN 드라마 ‘블라인드’, 티빙 드라마 ‘술꾼도시여자들’ 시즌2 등 눈코 뜰 새 없는 한 해를 보냈기에 쉽지 않았다. 뭘 해야 할 것인지에 대한 고민부터 시작됐다.

“20대는 젊잖아요. 그런데 젊다고 고민이 없는 건 아니에요. 치열하게 고민하고 결과를 냈고, 한살 한살 먹으면서 고민이 많아졌죠. ‘난 뭘 하고 싶지? 연기를 어떤 식으로 해야 하지?’라고요. 뭘 잘 하는지 모르겠더라고요. 성향적인 것 때문인지 몰라도 엄청난 만족도를 느끼진 못했어요. 그래서 난 뭘 하면 행복할지가 먼저였어요.”

리메이크 앨범은 당연한 선택 중에 하나였다. 20대 중반이던 어느 날부터 팬들이 바라왔던 것이기 때문이다. 그때마다 정은지는 서른 즈음에 앨범을 발표하겠다고 가볍게 말했고, 그렇게 마음속에 기정사실화가 돼있었다. 이제 팬들은 잊지 않았을까 싶었지만 먼저 계획을 물어봐 줘 감동받기도 했다.



계획을 한 뒤부터는 선곡에 고민이 많았다. 여러 명곡을 리스트업을 하고 몇 곡을 추려 싣는다고 생각하니 고민이 꼬리에 꼬리를 물었다. 혼자 갇혀 있는 생각이 있었던 건지 힘든 과정이었다. 그렇게 앨범에는 타이틀곡인 밴드 버즈의 ‘나에게로 떠나는 여행’을 비롯해 밴드 YB의 ‘흰수염고래’, 조용필의 ‘꿈’, 가수 김종환의 ‘사랑을 위하여’, 가수 故 김광석의 ‘서른 즈음에’가 수록됐다.

타이틀 선정은 특히 더 어려웠다. 리메이크곡인 만큼 대중성을 뺄 수 없었다. 그러면서도 트레이드 마크 같은 베이스로 시작되는 전주에 대한 선입견을 깰 수 있을지 걱정됐다. 오히려 주변 아티스트들은 지금쯤 리메이크를 해도 되는 곡이라고 피드백을 줬다. 자신감을 갖고 강렬한 인트로를 목소리로 채우고, 후렴에는 반주를 넣는 쪽으로 편곡하고자 했다.



“‘나에게로 떠나는 여행’은 제가 정말 애정 하는 곡이에요. 어릴 적에 학교를 마치고 집에 오면 동생이 어린이집에서 돌아오기 전까지 잠깐 나만의 시간을 가졌거든요. 방구석 여행하는 시간이었죠. 그때는 코인노래방이 200원이었는데 전 재산을 탕진했던 곡이기도 해요.”(웃음)

“원곡에서 어떻게 벗어나야 잘 벗어났다고 생각할지 고민의 연속이었어요. 솔직히 중간에 ‘내지 말까’라는 생각도 살짝 했거든요. 그래도 ‘할 건 해야지’라는 생각으로 이어갔어요. 워낙 밍지션이 편곡을 잘해줘서 계절을 타지 않을만한 곡이 됐어요.”



수록곡들 모두 정은지에게 위로를 준 노래다. ‘흰수염고래’는 어떻게 노래를 해야 할지에 대한 방향을 알려준 곡이고, ‘꿈’은 어렸을 때부터 꿈을 위해 타지에 온 정은지가 위로받는 서사가 담긴 곡이다. ‘서른 즈음에’는 팬들과의 약속을 지키기 위해 가장 먼저 생각한 곡이다. ‘사랑을 위하여’는 엄마에게 바치는 노래다.

“이번 앨범에 엄마를 위한 곡을 꼭 넣고 싶었거든요. ‘하늘바라기’는 ‘아빠야’라고 시작하잖아요. 엄마가 정말 많이 아쉬워했어요. 제가 서른 살까지 올 때 엄마의 여정도 있잖아요. 제가 어렸을 때 집에서 멜로디언으로 반주를 한 적이 있는데, 엄마가 ‘이 곡을 어떻게 아냐’고 놀라더라고요. 그런 추억이 있는 곡이에요.”

기라성 같은 선배 가수들의 원곡을 리메이크한다는 건 많은 부담감이 따르는 작업이다. 정은지는 “모니터 할 때마다 ‘선배님이 이걸 들으면 어떡하지?’ 생각했다. 선배님들이 들었을 때 창피하지 않았으면 하는 마음으로 열심히 했다”고 털어놨다.

“전 아직 계속 여행 중이에요. 생각보다 답을 찾아내는 것도 어렵고요. 이번 앨범을 만들면서도 제가 아직 내공이 부족하다는 걸 느꼈어요. 그런데 녹음실에 들어가서 노래하는데 스트레스가 엄청 풀리더라고요. 혼자 코인 노래방에 온 것처럼요. 고급 노래방 온 것 같더라고요. 노래를 부르면서 제 기분들이 정말 많이 들어가서, 곡마다 분위기나 톤, 뉘앙스가 전혀 다릅니다.”(웃음)



우여곡절 끝에 세상에 내보이게 된 이번 앨범에 대한 만족도는 70프로다. 앨범을 준비하면서 스스로를 돌아보고 빌드업되는 걸 느꼈다. 한 해 동안 대중에게 보여줄 수 있는 모습을 거의 다 보여줬고, 그 가운데 약속을 지킬 수 있는 사람이 돼서 뿌듯하다.

“‘서른 즈음에’를 부를 때 많은 생각이 들었어요. 그날의 기분과 울컥거림이 있었죠. 감정이 많이 이입 됐어요. 현재 제가 가장 많이 느끼는 감정인 거죠. 좋은 추억을 만나게 되는 서른이었어요. 일 때문에 치인다고 생각했는데 어느 순간 돌아보니 저를 응원해 주는 사람들이 많더라고요. 여러모로 단단해져가는 거죠. 오늘이 왔다는 것이 감격스럽네요. ‘마흔 즈음에’도 나왔으면 좋겠어요.”(웃음)

“계속 위로되는 노래를 하고 싶습니다. 음악을 시작했던 이유 중에 하나가 누군가를 위로하고 싶다는 마음이었거든요. 걱정이 많은 편이라 지금 같았으면 좋겠다는 생각으로 기복 없이 해요. 창피하고 싶지 않아요. 마음에 떳떳한 것들을 하고 싶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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