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위터가 최근 도입했던 유료 계정 서비스 ‘트위터 블루’를 잇단 계정 사칭 논란으로 중단한 것으로 보인다고 월스트리트저널(WSJ)이 11일(현지시간) 보도했다.
트위터는 앞서 인증받은 유명인 계정 등에만 달아주던 파란색 체크 표시를 월 7.99달러(1만500원)를 낸 계정에 신원확인 절차 없이 허용하는 ‘트위터 블루’ 서비스를 내놨다.
그런데 이날(11일) 애플 운영체계 iOS 앱에서 트위터 블루 구독을 이용할 수 없었고, 트위터 웹사이트에 11월 9일이나 그 이후에 개설된 계정은 ‘트위터 블루’를 구독할 수 없다는 메시지가 게시됐다고 WSJ는 전했다.
‘트위터 블루’ 중단 배경에는 이 서비스를 이용해 기업과 브랜드, 유명인을 사칭한 계정들이 트위터 이용자들에게 혼란을 야기한 사례가 발생했기 때문으로 보인다.
이날까지 확인된 계정 사칭 사례는 제약사 일라이릴리와 조지 W 부시 전 대통령, 미국프로농구(NBA) 스타 르브론 제임스 등 다양하다.
조지 W 부시 전 대통령으로 파란색 체크 표시를 받은 사칭 계정은 이라크인을 비난하는 글을 올렸고, 이를 토니 블레어 전 영국 총리 계정이 공유하는 일이 발생해 논란을 샀다. 르브론 제임스 사칭 계정은 트레이드를 요구하는 글을 올렸다. 두 계정 모두 부시 전 대통령, 르브론 제임스와는 관계가 없는 것으로 확인됐다.
제약사 일라이릴리로 파란색 체크 표시를 받은 계정은 당뇨 환자들의 필수의약품인 인슐린을 무료로 공급한다는 글을 올렸다. 이 가짜 트윗이 ‘좋아요’ 수천 건을 받으면서 실제 일라이릴리사가 긴급 대응에 나서는 상황이 발생했다.
일라이릴리 측은 트위터를 통해 “가짜 계정을 통해 오해의 소지가 있는 메시지를 받은 분들께 사과한다”며 “우리 트위터 계정은 ‘@LillyPad’”라고 밝혔다.
이밖에도 석유회사 BP PLC와 인형회사 아메리칸 걸, 바나나 업체 치키타, 방산업체 록히드마틴, 게임업체 로블록스와 닌텐도 등을 사칭한 계정들도 나타났다.
소셜플라이의 공동창업자이자 최고경영자(CEO)인 코트니 스프리처는 “회사들을 사칭하는 사람들을 그대로 두는 것은 위험하다”며 “사칭 계정들은 실제 계정 팔로워들로부터 돈을 모으고 회사 브랜드에 대한 가짜 뉴스를 퍼뜨린다”고 WSJ에 말했다.
이어 “회사 브랜드 사칭 행위는 트위터뿐만 아니라 소셜미디어 플랫폼 전반에 걸친 문제”라고 지적하면서도 이 같은 문제가 트위터에 특히 해로울 수 있다고 경고했다. 그는 “소셜미디어 회사가 ‘파란색 체크’ 표시를 승인하기 전에 사용자의 신원을 확인하지 않는다면, 가짜 계정에 진실성(authenticity)이 부여된다”고 했다.
한편 WSJ는 ‘트위터 블루’ 서비스를 악용한 사칭 계정 논란에 대해 트위터 측에 논평을 요구했으나 답변을 받을 수 없었다고 밝혔다.
< 저작권자 ⓒ 서울경제,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