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에서 에어쇼에 참가한 항공기 2대가 12일(현지 시간) 공중에서 충돌했다. 항공기 탑승 인원수나 부상 여부는 아직 정확히 파악되지 않았다.
AP통신, CNN 등 외신에 따르면 이날 오후 1시 20분께 텍사스주 댈러스에서 열린 에어쇼에서 B-17 폭격기와 P-63 전투기가 비행 중 충돌해 지상으로 추락했다고 미국 연방항공국(FAA)이 발표했다.
사고 직후 구급 대원들이 시내 중심부에서 16km 떨어진 거리의 댈러스 이그제큐티브 공항으로 달려갔다. 현지 방송은 불탄 기체들이 잔뜩 구겨진 채 공항 부근의 잔디밭 위에 놓여있는 장면을 그대로 내보냈다.
사고가 난 비행기 안에 몇 명이 타고 있었는지, 지상에서 사상자가 발생했는지 여부는 아직 확인되지 않았다. 이날 행사를 주최한 회사의 행크 코아테스 대표는 “B-17 폭격기에는 보통 4~5명이 탑승한다. P-63 전투기에는 조종사 1명이 타게 돼 있다”고 말했다. 또한 회사 측은 기체에 탑승한 유료 승객은 단 한 명도 없었다고 발표했다.
두 항공기는 고도를 낮추며 하강하는 과정에서 충돌한 것으로 추정된다. 트위터 등에는 두 항공기가 추락한 뒤 지상에서 큰 불길과 검은 연기가 솟구치는 영상이 올라오기도 했다.
충돌 장면을 보았다는 목격자 앤서니 몬토야(27)는 “나는 사람들과 함께 서서 구경하고 있었는데 갑자기 충돌하는 비행기들을 보고 충격과 함께 내 눈을 의심했다. 주변의 모든 사람들이 숨을 헐떡이거나 비명을 질렸고 모두가 울음을 터뜨렸다. 모두 큰 충격을 받았다”고 AP통신에 전했다.
연방항공국과 연방교통안전위원회는 사고 조사에 착수했다. 이 사고로 주최 측은 13일까지 열릴 예정이던 행사를 모두 취소했다.
한편 이 에어쇼에 참가한 B-17과 P-63은 제2차 세계대전에서 활약한 기종이다. 미국 공군력의 초석이 됐다는 평가를 받는 B-17은 당시 독일 공습에 사용됐다. B-17은 제2차 세계대전 이후 대부분 폐기됐으며 남은 전투기들은 오늘날 박물관과 에어쇼에서 선보여진다.
‘킹코브라’라는 이름으로 불리는 P-63은 1940년대 초 미국에서 개발됐으나, 무기대여법으로 대부분 소련으로 넘어가면서 소련군이 주로 사용한 전투기로 알려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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