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집트에서 고대 프톨레마이오스 왕조의 마지막 파라오 클레오파트라의 무덤으로 이어질 것으로 추정되는 지하 터널이 발견됐다.
알려진 바에 따르면 클레오파트라는 기원전 30년 남편 마크 안토니가 사망한 뒤 독사에 물리는 방법을 이용해 자살했다. 이들의 죽음은 이후 많은 예술과 문학 작품의 주제가 됐으나 2000여년이 지난 지금까지 무덤에 대한 정보는 거의 알려지지 않았다.
최근 이집트 인디펜던트 등 현지 언론과 미국 CNN에 따르면, 이집트 알렉산드리아의 타포시리스 마그나 신전의 약 13m 아래 암석층에서 조각된 터널이 발견됐다.
무스타파 와지리 이집트 국가유물최고위원회 사무총장은 “터널의 길이는 약 1.305㎞이며 약 2m 높이”라고 밝혔다.
발굴팀의 산도밍고 대학 고고학자 캐슬린 마르티네즈는 해당 터널이 그리스 사모스섬의 유팔리노 터널과 비슷하다면서 ‘공학의 기적’이라고 설명했다.
마르티네즈는 CNN과의 인터뷰에서 “발굴을 통해 알렉산더 대왕과 클레오파트라 여왕이 묘사된 동전 등이 무더기로 발견됐다”면서 “그중 가장 흥미로운 발견은 지중해와 침몰한 구조물로 이어지는 터널 복합체”라고 덧붙였다.
또한 신전 주변에서는 두 개의 설화석고가 발견된 것으로 알려졌다. 하나는 프톨레마이오스 왕조 시대의 사람의 형상을 하고 있고 다른 하나는 스핑크스상으로 추정된다.
고고학적 조사 결과 터널의 일부는 지중해에 잠겼던 것으로 나타났다. 발굴팀은 진흙 퇴적물 아래에서 다수의 도자기 그릇과 직사각형 모양의 석회암 블록 등도 발견했다. 또한 서기 320년에서 1303년 사이 이집트 해안을 강타한 최소 23차례의 지진으로 타포시리스 마그나 사원의 토대 일부가 물속에 잠겼을 것이라고 분석했다.
마르티네즈는 지금까지의 발굴로 해저 터널의 존재와 “이 신전은 이시스(클레오파트라)에게 헌정됐다”라는 사실이 드러났다면서 이는 클레오파트라의 무덤이 근처에 있다는 또 다른 증거라고 했다.
그는 “(이제는) 해저 발굴이라는 새로운 여정을 시작할 순간”이라며 “만약 이 터널이 클레오파트라에게로 이어진다면, 이는 21세기의 가장 중요한 발견이 될 것”이라고 CNN에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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